[아! 대한민국-177] 소광리금강송
[아! 대한민국-177] 소광리금강송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9.10.1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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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굵은 소나무가 대나무처럼 빽빽하게 서 있는 숲, 울진·삼척·봉화의 접경지역에 있는 소광리 일대는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금강송 소나무의 최대군락지이다. 국내 최대규모의 산림유전자원 보전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총면적은 212.13㎢(약6,418만평)에 달한다. 2008년 대한민국 국보1호인 숭례문(남대문)이 불에 타버렸을 때 소실된 건물을 복원하는데 바로 이 소광리 금강송이 쓰였다. 왕실에서 궁궐을 짓거나 관(棺)을 짤 때 쓰는 이 황장목(금강송)을 지키기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표석이 여기에는 두 개나 있다.

소나무를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크게 보면 모두가 한 식구다. 그렇지만 형태나 특징에 따라 동북형, 금강형, 중남부 평지형, 안강형, 중남부 고지형 등으로 나눈다. 여기서 으뜸가는 것이 금강형, 바로 금강송이다. 이름이 얘기해 주듯이 금강산 줄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와 경북에까지 분포한다.

금강송은 그 모양새부터가 다르다. 용광로에서 막 나온 쇳덩이처럼 붉고 단단하며 오직 하늘로만 곧게 뻗어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산지에 적응하다 보니 가지가 옆으로 퍼지지 않고, 수형(樹型)이 이등변 삼각형처럼 날렵하다. 일반 소나무의 나이테 간격이 5~10mm라면 금강송의 그것은 1mm 남짓으로 촘촘하다. 그만큼 재질이 단단하다는 의미다. 가격도 일반 목재의 15배에 달한다. 온도변화가 적어서 나무 위에 앉으면 시원한 느낌이 온다.

현재까지 파악된 소광리금강송은 약 32만 470그루, 수령별로 소나무 직경을 추정해 보니, 39년 이하는 0~30cm, 40~69년은 25~45cm, 70~99년은 35~60cm, 100~199년은 50~75cm, 200년 이상은 60~80cm로 분류된다. 수령별로는 39년 이하가 12만7670그루, 40~69년은 13만20그루, 70~99년은 4만2,100그루, 100~199년은 2만770그루, 200년 이상은 500~1000그루였다. GPS정보를 대입해 도출한 금강송이 가장 잘 자라는 환경을 요약하면, ‘고도 500~600m, 경사도 20~40도, 서식방향은 남향, 지형은 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소나무는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당장 직접적으로 받는 위협은 소나무 재선충, 솔잎 흑파리 등 병충해이고, 여기에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혹한,봄철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생육 스트레스도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거기다 매년 발생하는 동해안 일대의 산불도 이곳 소나무숲에는 또 하나의 잠재적인 위협요인이다. 거기다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하면서 남한에서는 2060년, 한반도에서는 2100년 이후에는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곳 소광리금강송 숲 안에는 치성의 대상이 된 나무들도 있다. 이 숲에서 최고령인 ‘500년송’은 조선 9대 임금 성종 때 태어나 2019년에 537살로 추정되는 나무로 우람하게 뻗어 나온 모습은 과연 신령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금강송의 붉은 껍질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잉어의 비늘을 떠올리게 된다. 또 늘씬한 선이 고와 이름 붙여진 ‘미인송’은 아이를 낳게 해주는 인어아가씨로 불리기도 한다. 어쨌거나 소나무는 한민족과 인연이 깊어 상징성이 있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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