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이동호의 미래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19.11.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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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개통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대교 인천대교(전장 22.7km)타당성 평가, 기본설계,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개념 설계인 밑그림은 영국의 엔지니어링 회사 AMEC와 일본의 설계회사 조다이가 맡았다. 한국은 설계를 받아 실행만 했다.[사진=인천대교 주식회사]

1) 한국의 과거와 현재

현재 세계국가는 237개 나라이다. 1960년 시점에서 중간소득 국가(7500~15000달러) 수준에 들어간 101개국 가운데 대부분 국가가 2008년 시점 즉 48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중간소득 국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1960년에 중간소득 국가 수준에 있었으나 48년 후 고소득국가(2만달러)로 올라선 성공적인 국가가 한국 포함 13개국이다. 13개국의 면면을 보면 모리셔스, 적도기니, 홍콩, 싱가포르, 포르투칼, 아일랜드, 그리스, 스패인, 푸에르토리코, 대만, 이스라엘, 일본, 한국이다. 자신의 힘으로 당당하게 고소득국가 수준에 올라선 한국 1960년에 신생아 일천명당 영아사망률 80.2명에서 2015년에 2.9명인 나라, 평균 기대수명 1960년에 53세에서 2014년 82세가 된 나라 벤치마킹 대상 국가가 되었다. 한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국가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지아, 인도 등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신생국 85개 나라에서 한국 같은 나라는 없다.

2) 한국의 놀라운 실행역량과 성공 요인

Made in Germany라는 상표는 1887년 영국이 독일산 상품을 수입하면서 열등한 곳에서 생산된 상품이라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표시다. 19세기만 해도 영국은 산업 선진국이었지만 독일은 이제 막 산업화에 접어든 후발주자에 불과했다. 70년대와 80년대에 Made in Korea도 수출시장에서 같은 대우를 받았다.

196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산업의 초기 발전 모델은 대기업 중심의 조립상품 수출, 선진국에서 수입한 설계 장비, 부품 소재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수행, 수입된 기계장비가 돌아가도록 만드는 운영기술을 습득했다. 1970년대부터 중화학공업이 시작되고 1980년대까지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 등으로 계속 확장 심화시켜 나갔는데 턴키베이스 방식의 시설 장비 일체를 도입하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선진국이 제시한 개념을 바탕으로 하되 상세 설계와 같은 현장의 맥락에 맞게 소화하는 일들을 조금씩 해나가면서 역량을 고도화했다. 그 결과 운영기술은 세계에서 손색이 없을 정도이고 품질관리 역량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이로써 세계 수준의 실행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국내시장과 생산기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선진기업들이 자본과 기술을 직접 가져와서 공장을 짓도록 허용하는 모델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기업과 인력이 참여하면서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중국의 산업이 택한 전략이다. 한국의 산업은 외국에서 돈을 빌려 설비와 장비를 직접 구매해서 설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장비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 함께 들어온 메뉴얼을 교재로 삼아 선진기술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산업은 자본재 구매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술 역량을 학습해 나간 특이한 경우다. 산업 개발 초기 단계에서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에 집중한 것도 한국의 기술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자본재 도입과 제조업 기반 그리고 수출이라는 전략적 키워드를 바탕으로 실행을 통한 학습이 이루어졌고 실행역량을 축적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제조역량을 확보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이다. 1980~1990년대를 지나면서 가성비가 좋은 Made in Korea 상표가 인정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60년대 경제개발을 시작하여 개도국 중에 유일하게 2만불 국민소득 국가가 되었고 2차대전 후 독립한 85개 신생국 가운데 유일하게 고소득국가가 되었다.

3) 한국이 개념설계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

(1) 한국 자동차산업이 만들어 낸 알파엔진은 도전과 시행착오의 축적이라는 개념설계 창출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1983년 일인당 GNP가 2000달러이었을 때 독자적 가솔린 엔진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다. 최초 모델 개발에 성공한 1992년 이후 실제 상용화가 된 1993년까지 거의 10년 동안 총 324개 테스트 엔진을 만들고 부수었다. 2015년 12월 스페이스엑스 직원들이 역사상 최초로 1단 엔진의 재착륙 장면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던 광경과 비견되는 감동을 일으켰다.
(2)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64K D램의 독자적인 설계에 도전하자고 나선 1983년 이래 10년 동안 시행착오 끝에 1993년 64K D램 메모리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설계와 양산에 성공했다.
(3) 1980년대 후반에 고부가가치 화학 선체인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에 도전하기 시작해 오랜 시행착오 끝에 전 세계 LNG 운반선 신규 발주물량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4) 1989년에 시작하여 1996년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CDMA 이동통신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세계 5G 이동통신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4) 한국의 미래

한국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1994년 1만불을 넘어서고 12년만인 2006년에 2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다가 또 12년만인 2018년에 3만불을 넘어섰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경제 잠재성장률이 정권이 바뀌면서 1%(5년마다)씩 하락하여 올해 2%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8%의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런 추세면 10년 후 2029년에 경제성장률 0%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산업의 주력이 선박, 자동차,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제품인 것으로 거의 수출 주력 상품이 변한 게 없다는 사실과 기업 순위도 20년간 거의 같은 기업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G2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기술혁신과 같은 외생적인 요인에서 밀리고, 인구문제와 같은 내부 구조의 문제도 대두되지만,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의 쇠퇴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초고층 빌딩을 한국에 짓는다고 보자. 처음부터 건축설계 이어 토목설계(건물하중을 견디는) 이어 구조설계 이어 풍동설계(초속 80m에 견디는)까지 밑그림을 그리는 설계 즉 개념설계를 받아와서 한국은 구매하여 시공하는 실행만 하는 나라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다른 예를 들어본다. 애플이 아이폰을 개념 설계하면 대만의 폭스콘이 실행한다. 나이키의 운동화는 나이키가 개념 설계하면 인도네시아 공장이 실행한다. 미국의 퀄컴은 공장이 없으면서 퀄컴의 자회사 팹리스 반도체회사(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 및 기술 개발을 하는 회사)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셋을 설계하면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제로과정만 전담하는 회사)의 반도체기업인 TSML가 설계도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반도체에서 개념설계와 실행을 같이 할 수 있는 회사는 미국의 인텔과 삼성전자뿐이다.

DJI가 드론 분야의 글로벌 챔피언이 된 힘의 원천은 드론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터라는 개념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DJI는 드론을 하드웨어로서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플리케이션을 장터와 함께 돌아가는 앱스토어 중심의 생태계라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챔피언이 되었다. 결론은 글로벌 챔피언 기업이 시장독점을 누리는 이유는 바로 개념설계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5) 한국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두 가지 전략

(1) 개념설계 역량을 키워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대교인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2009년 10월 개통된 인천대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교량으로서 바다 위에 놓인 길이만 해도 22.7km에 이르고 총사업비는 2조4680억원이었다. 이 공사 과정의 앞 단계 즉 타당성 평가, 기본설계,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소위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은 회사가 우리나라 회사가 아니고 영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AMEC와 일본의 설계회사인 조다이였다. 조다이에서 설계에 참여했던 사람이 두 사람 모두 할아버지였는데 입사 연도가 75년, 76년이니 실제 경력이 40년이 넘는다. 40년 넘게 전 세계의 특이한 프로젝트들을 경험을 쌓았던 시행착오의 경험들, 그 경험을 온몸으로 축적한 엔지니어 그 자체가 창조적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다.

(2)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SAP는 독일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데이터베이스(DB) 분야의 글로벌 챔피언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1년 말 HANA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 덕분에 2015년 한해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HANA라는 새로운 개념설계의 아이디어는 한국에서 나왔다. SAP HANA는 SAP가 2005년 서울대 공대에서 출발한 TIM이라는 벤처회사를 인수한 후 개발한 인메모리 DB시스템 플랫폼이다. SAP 입장에서 2005년에 훌륭한 아이디어를 구한 셈인데 무려 6년 동안 아이디어가 실제로 쓸 수 있는지 검증하고 확장하고 다시 시험하는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2011년 새로운 개념설계로 시장에서 쓸 수 있도록 출시를 한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구글이 내놓은 모바일 운영체계 플랫폼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모바일 운영체계의 87.5%를 장악하고 있고 2008년 세상에 나온 이후 2016년 1월 시점에 3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알려진 놀라운 개념설계다. 2003년 앤디루빈이 창업한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가진 벤처회사를 구글이 2005년 5천만달러에 인수하였고 3년 동안 지난한 스케일업 노력을 쏟아붓고 2008년부터 내놓은 플랫폼이다.

6) 2019년 한국의 자화상은?

그런데 근세에 들어 우리나라의 리더는 어떻게 변화됐는가? 건국의 아버지, 한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바로 세운 이승만 대통령이 3·15 부정선거로 하야하고 망명의 길을 떠나 타국 땅에서 숨을 거둔다. 자유민주주의 선거로 탄생한 장면 총리는 5·16 군사혁명으로 단명의 수장으로 쫓겨난다. 이어 국가수반으로 등장한 박정희 대통령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대통령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으로 추앙받지 못하고 유신독재의 표상으로 내부자에 의해 총살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이후 두 번째 등장한 군사정권의 뿌리를 걸머쥐고 탄생한 전두환 대통령은 나라 경제를 반석 위에 안정시키고 중산층을 탄생시킨 공과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 표상과 민주화 탄압 지도자로 수감과 재판 과정을 겪고 있다. 이은 노태우 대통령도 부정부패의 표상으로 수감과 건강 악화로 국민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후 한국의 민주화가 뿌리내리고 민간인 대통령시대(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겪으면서 한국은 경제와 정치가 같이 성장하는 패러다임 대신 정치는 후진성에서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대통령들이 자살과 수감과 비리에 휘말리는 대통령으로 국민에게 각인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참으로 정치적 근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명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7) 우리의 성장성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는?

성장이 정체되는 이유는 혁신 역량의 중심이 실행에서 개념설계로 전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프레임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설계도를 받아와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면서 산업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그 덕분에 중간소득 수준에 오른다. 그러나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행을 넘어 개념설계에 도전해야 하는데 두 틀 간에 관점 전환이 쉽지 않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이것이 중간혁신함정에 빠져 실행에서 개념설계로 전환하는 과정이 그만큼 어렵고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기술선진국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즉 넓은 공간의 힘으로 시간을 압축하면서 중간혁신함정을 성큼성큼 축지법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의 지금처럼 효과적인 공간기반 굴대 고정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머지않아 전 세계를 선도할 개념설계로 승부할 때가 올 것이다. 한국경제가 보이는 위기 징후는 확실히 중간혁신함정 증상이다. 개념설계 역량을 배양할 시간도 공간도 없는데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사회적 대타협 정신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정착되지 못하는 공유경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예가 자동차 공유경제 카풀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낮잠을 자고 있는 사례를 들어보자. 요즈음 한창 한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현재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돼지를 사육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를 콕 잡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비용과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개별 돼지의 체중, 병력, 성장 속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맞춤 사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국의 일면이다. 중국은 이미 2013년 원격의료 규제를 완화해 2016년부터 원격의료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고 초진환자가 아닌 재진 환자는 인터넷을 통해 의사 진료를 받고 약도 처방받는다. 2016년 원격의료를 이용한 사람은 2억명에 이르고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디지털 의료분야에서 사업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수만명이 모인 유명 팝가수의 콘서트에서 80여 명의 수배자를 발견하기도 했으며,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공항에서 모친 살해 용의자를 식별해 체포하기도 했다. 중국 공무원과 한국 공무원을 비교해보자. 중국 공무원이 자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 그러면서 걸림돌이 될만한 규제는 모두 없애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안면인식은 고사하고 승차공유 서비스 하나 제대로 도입하지 못해 쩔쩔매는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 새로운 혁신 기술을 개발해 한 발 나아가려면 기존 이해관계자들이 발목을 잡는다. 정책당국은 중심을 잡기는커녕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며 오히려 뒤로 물러난다. 이해관계가 정반대인 당사자끼리 잘 해결될 리가 없지 않은가. 미국의 아마존은 아마존 고(Amazon Go)라는 무인 대형마트를 통해 유통혁신을 이끌고 있는데, 우리는 개인정보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치우려고 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기업인들이 규제를 더 안 만들기만 해도 감사할 지경이라고 하겠는가. 지금 당장 일어나 하늘을 날아도 부족한 판에 한국은 아직도 낮잠에 취해 있는 듯하다. 빨리 깨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가 중국보다 잘하는 것이 휴대폰과 반도체 말고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10년 뒤 한국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이 무엇일지 우리 스스로 물어보자. 더 입으로만 혁신을 외치면서 혁신 기업가를 서민 밥그릇이나 뺏는 파렴치한으로 몰거나 재벌개혁 한답시고 대기업은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 우리가 미래 먹거리라는 공유경제, 의료서비스, 빅데이터, 핀테크(금융기술), 바이오 등 그 어느 분야에서도 앞서가지 못하는 이유가 지금까지의 사례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현재 한국경제는 위기의 연속이다. 그러나 누구도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 현장의 기업인들이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다른 쪽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양 듣는다. 한국에 들어오는 투자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가 세 배나 많고, 기업 규제는 세계 100위 수준에 있다. 조세 부담은 높으며, 어쩌다 파업 한 번 안 한 것이 뉴스가 되는 나라인데 기업보고 투자하라고 하면 자동으로 되는 줄 안다. 사실 한국처럼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도 없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는 문구로 친숙한 중국 타이산에도 케이블카가 세 개나 있고, 1500m 넘는 고지에 호텔까지 있는데 한국에는 케이블카 하나 설치하는 것도 첩첩산중이다. 이러면서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걸 일반 국민은 잘 모른다. 올해 38조원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를 내년에 72조원, 2023년에는 90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나랏빚도 지난해 681조에서 5년 뒤인 1061조원이 된다. 불과 5년 만에 국가부채를 380조원 늘려놓겠다는 소리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말 2% 미만에서 2023년이면 거의 0%에 가까운데 국가 부채비율은 압도적이다. 2023년에 국가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46.4%로 일본(222.5%), 영국(116.4%), 미국(106%)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여차하면 자기네 돈을 마구 찍어 막을 수 있는(기축통화국)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인데도 쇠귀에 경 읽기 소리를 한다. 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이 40% 언저리 나라들인 호주, 스위스, 스웨덴, 뉴질랜드, 덴마크 등이 일제히 부채를 줄여나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확연히 국가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상황이오면 피할 방법이 없다. 이 외에도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1061조원 국가부채에 잡히지 않은 600조원의 공공기관 부채, 1600조원의 가계부채, 한국 GDP 대비 기업부채는 102% 세계 16위 이 중 3분의 1기업이 이자를 낼 만큼 돈을 벌지 못해 빚 더 내 빚 갚기라면서 기업채무가 늘어나고 있는 사실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미·중 G2 무역 전쟁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전망 속에서 2023년까지 돈을 풀어야 한다는 정부 논리가 총선, 대선을 앞두고 퍼주기식 표플리즘 정책이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가 심각하다.

8)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성장 정체 이유에 답이 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은 정부와 국민이 기업 친화적인 사고의 대전환하에서 창조적 파괴가 혁신 역량을 불러와 개념설계를 만들어 내야 비로소 선진국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핑계로 마냥 합의를 기다리는 모양새는 표를 의식한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국민성을 탓하는 길밖에 없다. 우리의 정치인에게는 국익을 우선하는 애국심이 필요하다. 인간은 제도와 정책에 반응한다는 공짜경제, 퍼주기식 경제 토대 하에서 펼치는 정치는 선진국 진입을 막을 뿐이다. 우리는 그리스,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국가의 쇠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성장이 정체되는 이유를 해결하는 것이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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