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우리에게 남기는 의미는?
[이동호의 미래세상]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우리에게 남기는 의미는?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19.11.2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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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진화는?

1970년대 싱가포르는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80여 개국 중 한 나라로 이광요 수상 정부하에서 국가 혁신을 하나하나씩 실행해 가고 있었다. 여행자 눈에 비친 준법정신 실행의 하나로 길을 가다 껌을 길거리에 뱉으면 바로 벌금을 물어야 했다. 누가 볼까 싶어 무심코 버렸는데 어느새 공익요원이 달려와 벌금을 즉석에서 부과했다. 이 당시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허브 위치에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중계무역과 물류 산업을 집중 육성시켰다. 싱가포르는 새천년 밀레니엄 2000년에 들어서면서 홍콩을 벤치마킹한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만들어 갔다.

아울러 ICT 정보통신과 제조업 비중도 높여 나갔다. 4차산업혁명 시대인 작금에 이르러서는 바이오 허브로 싱가포르를 혁신시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10개 중 8개가 싱가포르에 둥지를 트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유럽의 아일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바이오산업의 메카를 목표로 하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국가 목표를 전 국민이 공유해가며 실행하는 나라가 되었다. 무일푼에서 국민소득 6만불 이상의 도시국가로 성장한 싱가포르는 아세안 10개국 중 삶의 질 최상위국이다. 우리는 아세안 10개국 중 벤치마킹할 분야가 많은 나라 중 하나인 싱가포르와의 경제협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아세안 10개국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강 5개국 정상회의

마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019년 11월25일~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고 연이어 한·메콩 정상회의는 11월27일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개최된다. 아세안 10개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지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다. 이번 행사 기간에 특별정상회의, 양자 회담, CEO 서밋, 비즈니스 상담회가 진행된다. 안보, 사회, 문화, 경제, 환경, 에너지 등 20여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메콩 5개 국가 정상회의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정상들의 회의다. 이 회의에서 동반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3P(사람·평화·상생) 분야별 협력을 위한 한강-메콩강 선언문을 채택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주도한 국제협력 회의가 이명박 정부 시절 기후협약회의 말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특히 중·일을 배제한 한국 독자적 경제협력회의가 열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업그레이드됐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신남방 정책이 성공하려면?

아세안 국가들은 과거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에 이룩했던 산업·경제 발전의 노하우를 통해 자국의 경제를 육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를 간파하고 니즈를 충족시키며 우리의 파이도 키우는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에 아세안 10개국을 초청하여 상생번영 하자고 제안하며 경제협력 전략을 마련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여기서 각 나라의 경제발전 정도가 다르고 산업협력의 니즈도 다르므로 우리도 이에 대응한 경제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래야 아세안 각국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 협력 가능한 나라별 타깃산업을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 베트남 전기·전자산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해 국가 간 산업 밸류 체인을 구축함으로써 가전과 휴대폰을 베트남의 주력산업으로 키워가고 있는 모델은 지속가능한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기업이 입주해 연구할 수 있는 공간과 연구비는 물론 연구 장비와 전담 연구 인력까지 지원해 주는 싱가포르와 바이오산업 분야에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싱가포르에 자동 핵산 추출 장비와 다중진단기기 특허기술을 토대로 설립한 한국기업 원바이오메드가 그 사례이다.

우리가 바이오 분야에서 싱가포르로부터 벤치마킹할 부분은 싱가포르 정부가 교육부의 A STAR, 경제개발청(EDB), 국립연구재단(NRF)을 중심으로 매년 5개년 단위로 미래 수요 기술을 예측하고 과학기술정책과 재정적 지원을 계획하는 한편 인재 양성과 기초 연구를 담당하는 대학과 기술을 상용화하는 산업계를 긴밀하게 중계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분을 탐색·연구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기업을 지원해 나가는 싱가포르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나가야 한다. 또 다른 협력 부분은 미국 듀크대와 싱가포르국립대(NUS)가 공동으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듀크-NUS의학전문대학원의 사례는 환자만 보는 의사를 넘어 의료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의과학자를 양성하는 게 학교의 목표라는 사례이다. 아울러 기술개발센터를 통해 의사들이 연구에서 얻은 특허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듀크-NUS의전원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은 총 16개에 달하고 골수이식 등 10여 개 분야에서 사업화가 진행 중이다. 

아세안 밀레니얼을 잡아야 한다

요즈음 소비자 추세를 보면 우리 경제가 저출산·고령화의 인구 변화와 신규 성장 동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저성장 위기에 직면에 있어 기존사업 방식과 영역에 안주하다가는 신소비계층으로 부상하는 밀레니얼(M)세대와 Z세대를 어떤 생각과 패턴으로 소비하는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저성장 시대의 성장전략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1996년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베이비 붐 세대 자녀다. 이들은 정보기술(IT)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강한 게 특징이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뒤를 잇는 1997년 이후 출생자들로 통상 2000년 초반에 태어난 10·20대를 뜻한다.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게 특징이다. 이러한 M·Z세대가 디지털을 이용한 소비시장의 주체임이 아세안 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정부나 대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보다 스타트업에서 모험을 즐기는 도전자들인 아세안 밀레니언들은 모바일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이용해 아세안 국경을 무력화하는 패기 넘치는 국경 초월 청년들이다. 2억6천만명에 달하는 아세안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 돼 만들어 낼 아세안 디지털 경제 규모가 2018년 720억달러에서 2025년 2400억달러로 급증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가 아세안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공감·공유해야 할 일이다. 

아세안 밀레니얼 세대의 약진 사례

인도네시아 코하이브(COHIVE) 공유오피스 기업, 2017년 5월 혜성처럼 등장해 2년 만에 인도네시아 공유오피스 시장을 장악한 스타트업이다. 그 구성을 보면 싱가포르 국적인 칼슨 라우(34), 대만계 미국인 제이슨 리(35), 한국인 최재유(41), 이들은 미국 와튼대에서 공부한 뒤 뉴욕, 홍콩, 서울 등에 흩어져 은행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자카르타에서 만나 공동창업자가 됐다. 자카르타는 교통체증이 심각하여 집에서 가까운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마음을 읽고 시작한 사업이다. 이를 살려 공유오피스 주변에 공유주거 사업도 시작을 했다.

두 번째 사례로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도이창커피 회사 이야기다. 도이창커피는 태국 내 100여 곳에 가게가 있고 싱가포르,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한국, 캐나다, 영국 등에 지점 50곳이 있다. 아세안 나라에서도 기본적으로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카페에서 작업하고, 공부하고, 수다를 떨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는 식으로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 술보다는 커피 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커피홀릭(커피 마니아)이 아세안 밀레니얼로 확산하면서 청년 바리스타 창업 열풍이 거세지고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여 수익을 공유하므로 아세안 커피벨트 4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커피 소비량도 계속 증가 추세다. 세번째 사례로 아세안 밀레니얼 주요 소비시장으로 온·오프라인 시장이다. 우선 오프라인 시장의 최전선은 쇼핑몰이다.

아세안에서 최신 트랜드를 주도하는 방콕에만 60여개 대형 쇼핑몰이 몰려 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최소 48개, 필리핀 마닐라에는 100여 개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세안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유니클로는 2022년까지 아세안 매장을 2024년까지 기존의 2배인 4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내년 마닐라에 세계 최대 매장을 오픈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아세안 e커머스(전자상거래) 이용자가 작년 1억2천만명으로 2015년 4900만명에 비해 2. 5배 증가했다. '아세안의 알리바바' 수식어가 붙는 라자다, 쇼피, 토코피디아 등 e커머스에서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이 최근 몇 년간 줄줄이 등장한 배경이다. 네번째 사례는 K팝과 한국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아세안에 불었던 한류 열풍을 지속가능하게 하기위한 양방향적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도 아세안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시도를 내부적으로 해가야만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요즈음 아세안에서는 밀레니얼 사이에서 한류를 재해석·재구성해 즐기고 있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K팝을 즐기는 방식의 진화가 대표적인 모습이다. 이름하여 'dizkorea'라는 K팝 이벤트다. 

한·아세안이 연대한 경제동력을 찾아내자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살려 연대해가는 실질적 방법을 찾는 것은 정부가 유관부처들을 망라하고 코트라(KOTRA) 등 정부 지원 유관단체들을 연계한 통합지원기구를 통해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은 규제를 철폐해 주고 지원해 가는 쪽으로 집중해가고 기업과 민간이 나서서 경제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특별히 정부는 기업친화적 정책으로 기업이 앞장서서 나갈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 환경 조성에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민간부분의 역동성이 가져올 기여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OKTA)의 7000여명 한민족 재외동포들을 아세안 지역의 첨병에 내세워 사업 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일을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 나가는 일도 큰 몫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의 청년들이 도전정신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하는 데 정부가 진취적으로 나서서 선도해 가는 일도 정부의 중요한 몫이다.

이러한 사례는 실제 경제규모와 성장률에서 '아세안 빅3'로 불리는 VIP(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국가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는 한국 청년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안우찬 패션푸르트 대표(35)는 국내 대기업 근무 경험을 살려 베트남에서 부동산 중개 모바일 플랫폼 ‘렌트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이민희 KGL 자카르타 법인 대리(32)는 중간관리자로서 스마트폰 등 전자 부품의 수출입을 맡고 있다. 김왕휘 하이션인터내셔널 대표(30)는 유통업체를 창업해 필리핀 3대 메이저 슈퍼마켓인 SM, 루스탄, 로빈슨 등에 견과류를 납품하는 1차 벤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아세안 동료들은 일에 적극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라며 "서로 협력할 때 아세안에서 진짜 기회가 열린다"고 이구동성 말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가 정상들을 초청해서 근사한 만찬과 흥겨운 공연으로 외부적 치장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 파트너로 대한민국을 보여 주는 행사가 되어 아세안과 함께 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가 성립되기를 희망한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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