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한인회 송년 잔치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12월16일 오후 5시30분 독일 쾰른에 있는 엥겔스호프 시민회관에서 이 행사가 시작되려는 순간,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제복을 입은 경찰관 10여명이 시민회관 홀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러고는 “모두 이 건물을 빨리 떠나라”는 대피명령을 내렸다는 것. 이 건물 가까이에 2차 대전시 매장된 폭탄이 있기 때문이었다.
쾰른한인회 송년회를 현장 취재한 독일 우리신문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어쩔 수 없이 만찬을 먹으며 개회식을 해야 했다. 때문에 입에 음식을 한입 물은 채 국기에 경례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이날 송년회에는 김용길 쾰른한인회장,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이두영 주독일대사관 본분관 총영사, 라이너 쇨러 독한협회장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참석자들은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나?” “난리, 난리,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여!”라는 유머로 상황을 순화시켰다.
주최 측은 축사 후 행운권을 추첨해 경품을 나눠주고자 했으나, 경찰의 재촉으로 경품은 내년 송년 잔치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이 말한 폭탄은 2차 대전 당시 영국이 만든 폭탄으로 밝혀졌고, 당일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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