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중국 농산물 수출중심항, 칭다오
[김현중칼럼] 중국 농산물 수출중심항, 칭다오
  • 김현중<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19.12.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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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17일 중국 산동성 칭다오를 찾았다. 대전에서 중국 농산물을 수입하여 가공 유통하고 있는 신정후드시스템 이태형 대표와 함께 갔다. 인천에서 출발한 중국남방항공은 1시간 반 만에 칭다오 류팅(流亭) 국제공항에 닿았다. 시내로 들어가는 양옆은 끝없는 산동평원이었다. 서울시 면적의 10배에 인구는 940만이다. 

칭다오는 1897년 독일이 조차(40년)한 후 항구와 철도가 개설되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때에는 일본이 진출한 적도 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인 칭다오 맥주는 1903년 독일과 영국 합작으로 생산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여름에는 세계 4대 맥주 축제의 하나인 칭다오 국제맥주축제도 열려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또한 칭다오에는 중국의 간판 가전 메이커인 하이얼 그룹의 생산기지이다.

칭다오는 1992년 한중 수교 후 우리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곳으로 10년 전에는 약 1만여 개에 달해 중국에 오는 한국기업의 4분의 1이 몰렸었다. 주로 액세서리 등 중소기업들이다. 요즈음에는 중국 경제성장의 속도가 꺾이고, 인건비가 올라 사업을 접거나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여 수가 많이 줄어 3천5백 개 정도라고 한다. 한국인의 수는 12만까지 달했으나 지금은 5만 정도이다. 20여 만이던 조선족의 수도 10만 선으로 줄었다. 한인들이 많은 청양구(城陽區) 거리에는 한우고기, 찜질방 등 다양한 한글 간판이 보였다. 

예로부터 산동인들은 의리를 중시하고 호방하여 산동호한(山東好漢)으로 불렸다. 산동의 용산문화는 동이(東夷)로서 중국인 중 한국과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산동은 한국과 교류가 밀접하게 전개됐다. 화교의 대부분은 산동출신이다.

인구 1억이 넘는 산동성은 중국의 농업대성(農業大省)이다. 연평균 기후는 11도~14도로 우리와 유사하나 혹한, 혹서가 없어 우리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재배에 적합한 곳이다. 산동지방에서 나오는 양념류와 서해(황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칭다오에서 선적되고 있다. 농산물유통공사(aT)칭다오사무소에 의하면 마늘, 고추, 양파, 생강, 땅콩 등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농산물이 한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인근에는 80여개의 김치 등 식품가공 공장도 있다. 칭다오는 해외로 나가는 중국 농산물의 3분의 1이 수출되는 곳이다.

중국 농산물을 수입하여 식품회사에 공급하고 있는 이태형 사장은 수입되는 대파 등의 품질이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가공공장을 찾아 작업자들과 대화하며 스펙을 자세히 설명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대파를 자르는 낡은 칼날도 갈아주었다. 현지 수출업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수입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한국의 업자들은 급하게 전화 한 통화로 주문한다. 그리고 낮은 가격으로 해달라고 안달이기 때문에 중 저급품으로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은 토지의 토양 개량부터 시작하여 5년 10년 단위로 장기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된 물량을 수매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공동으로 검수한 후 봉인하기 때문에 품질에 이상이 없다. 가격도 한국으로 선적되는 것보다 거의 배 정도다. 우리도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OKTA 청도지회 정성혁 회장은 “청도지회는 차세대육성과 창업 공간 조성 등 사업으로 월드옥타 세계대회에서 우수 지회로 표창을 받았다. 앞으로 중국 전역의 24개 옥타지회 네트워크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구상도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또 서문수 부회장은 “해외직구상품 대상 물류를 전문으로 하며 자리를 잡았다. 인천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우수농산물에 대한 판매도 생각해 보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필자는 OKTA가 한·중간의 바이오, IT 등 분야에 교류의 다리 역할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파 가공공장이 있는 라이시(萊西)가는 길 양쪽의 농지에는 두툼한 헝겊을 입힌 농산물 재배 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다. 언덕에는 거대한 풍력발전시설들이 줄지어서 돌아가고 있었다. 대체에너지를 병용하는 중국의 정책으로 보인다.

주청총영사관 안광수 영사는 칭다오시는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 단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귀뜸한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회사의 수가 무려 3만여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아예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만들고 판매 전략을 수립하면 좋을 것 같다. 칭다오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수산물이 수입되는 곳만이 아니다. 이제까지의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업과 한류를 이용한 문화 콘텐츠의 진출과 교류의 전진기지로 활용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내년에는 교주(膠州)에 건설중인 새로운 공항이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한다. 

이튿날은 안개와 스모그가 섞인 우마이(霧霾)가 있어 뿌연 하늘이었다. 중국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실제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는 것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간선도로에는 살수차들이 바쁘게 물 뿌리고 다니고, 공사장 주변의 나대지는 포장으로 덥혀 먼지 발산을 막고 있었다. 호텔방의 용품은 최소한 비치되었고, 일회용품의 포장은 비닐이 아닌 종이였다. 중국은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오는 곳이어서 더 즐겁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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