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임도재회장을 그리며...“몸은 떠나도 뜻과 정리 남아있네”
[이종환칼럼] 임도재회장을 그리며...“몸은 떠나도 뜻과 정리 남아있네”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0.01.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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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 기억 가득해, 보내는 이 눈물로 옷깃 적시네.
애통히도 몸은 멀리 떠났지만, 큰 마음과 오랜 정리는 남겨두고 가셨네.
2013년 아중동회장단이 백담사를 찾았을 때의 사진이다
2013년 아중동회장단이 백담사를 찾았을 때의 사진이다

새해 첫날 가족과 함께 백담사에 갔다가 고(故) 임도재회장을 떠올리고는 비감에 젖어들었다. 몇해전 10월 세계한인회장 대회를 마치고 아프리카중동한인회장단과 함께 백담사를 찾았을 때의 기억이었다.

당시 일행은 미시령 너머 동해안쪽에 있는 델피노리조트에서 여장을 풀고, 일부는 골프도 즐기고, 또 백담사 등 주변을 둘러보는 일정의 강원도 동해안 여행을 했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사가 적을 두고 있었던 사찰이다. 만해기념관이 개설돼 있으며, 만해 한용운 선사의 흉상도 사찰 경내에 서 있다. 긴 석조 교량이 가로지르고 있는 계곡 여울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하얀 자갈이 가득 차 있고, 수많은 돌탑들이 서 있는 것이 예전처럼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여울가에 돌탑을 쌓은 이들은 제각기 무슨 기원들을 빌며 쌓아올렸을까?

당시 델피노리조트에서
당시 델피노리조트에서

당시 아중동회장단은 백담사 경내를 둘러보고는 너와지붕을 한 큼직한 찻집 건물에서 삼삼오오 자리를 차고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새해 첫날 백담사 찻집을 찾았을 때 ‘그때 임도재 회장이 앉았던 자리가 저 자리였었지’ 하는 기억과 함께 당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임도재 회장과의 기억은 곳곳에 켜켜이 쌓여있다. 지난 10월 세계한인회장대회 후 강원도 정선으로 간 것 아중동회장단이 임도재 회장과 함께 한 마지막 여행이지만, 임회장이 연합회 총회장에 오른 이래 봄 가을 연합회 총회때 빠짐없이 여행 프로그램을 넣었으니, 열손가락으로는 헤아리기 어렵다.

기자가 해외에서 열린 아중동 총회에 함께 한 것은 2011년 이집트대회가 처음이었다. 임도재 회장은 이 이집트 총회에서 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그 이래 아중동회장단은 아프리카에서는 케냐-탄자니아, 짐바브웨-보츠와나, 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요르단, 그리고 베트남 하노이,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헝가리 등을 돌며 총회와 여행으로 친목을 다졌다. 이 지역들을 기자도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으니, 세상을 구경하는 안복도 많았거니와 임도재 회장 및 아중동 회장단과의 추억과 정리도 갈수록 쌓여갔다.

짐바브웨 빅토리아폭포에서 총회를 갖고는 잠베지강 크루즈를 하면서 배위에서 악어요리를 먹고, 다시 헬리콥터에 올라 빅토리아폭포 위를 날아다닌 기억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선율이 울려퍼지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같은 감미로운 느낌으로 남아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케냐 총회를 마치고 탄자니아 세렝게티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사파리 차량을 갈라서 타고는 사자를 찾아 대평원 곳곳을 헤마다가 비행기 시간이 다돼 애가 탈 무렵 마침내 심바를 찾아내 모두들 환호성을 내질렀던 기억도 잊지 못한다.

인도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모리셔스에서 호화로운 요트를 타고 옥빛 바닷물을 즐길 때 임회장이 미처 요트에 오르지 못한 에피소드, 크로아티아의 눈덮힌 플로트비체 국립공원을 모두들 오들오들 떨면서 찾았던 때, 베트남 하노이 인근을 찾아 베트남 여성들이 노젖는 작은 배에 올라 동굴을 탐방하며 ‘수구리’를 연발한 일, 한인회장대회 뒤 경주를 찾아 12km 남았다는 말을 2km로 잘못 알아듣고 모두들 차에서 내렸다가 삼삼오오 흩어져 무려 세시간을 걸어서 ‘각자도생’으로 호텔로 찾아온 기억 등도 임회장과 얽혀있다. 아마 앞으로 곳곳에서 이같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되새김질을 거듭할 것이다. 

함께 한 기억 가득해, 보내는 이 눈물로 옷깃 적시네.

애통히도 몸은 멀리 떠났지만, 큰 마음과 오랜 정리는 남겨두고 가셨네.

(與君憶感千里滿, 猶令送者淚沾衣, 雖身痛心遠遠去, 遠志宿情傍邊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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