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아홉수 고개’를 넘어가며···
[김현중칼럼] ‘아홉수 고개’를 넘어가며···
  • 김현중<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20.01.17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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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6·25동란이 일어난 이듬해에 세상에 나왔다. 2019년은 나이에서 흔히들 말하는 “아홉수의 해”였다. 남자 나이에 아홉이 들면 결혼이나 이사를 미룬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아홉수의 해를 잘 넘기면 다음 10년은 무탈하게 넘긴다고 한다. 100세 건강 인생 시대에 TV, 유튜브 등에서 건강정보가 홍수이다. 필자의 사례도 흘려본다. 

지난여름 7월 말 새벽에 눈을 뜨니 이마에 식은땀이 범벅이었다. 세수할 정도였다. 자리에서 윗몸을 일으키면 금방 뒤로 넘어지곤 했었다. 이런 상황은 생애 처음이었다. 병원에는 안 가고 바로 회복했다. 아홉수 해의 통과의례로 생각했다. 인애가 병원의 목동균 원장에 자문하니 “일과성 허혈증으로 보인다. 중풍 등 혈관성 질환이 올 수도 있는 신호다”고 말한다. 돌아가신 어머님이 중풍 이력이 있었다.
가을에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위와 대장내시경에서 나타난 작은 싹을 잘라냈다. 의사는 “이제 나이도 있으니 대장내시경은 3년에 한 번 하세요”라고 조언한다. 매일 먹고 있는 약은 전립선 약뿐이다. 

은퇴 후 귀향한 지 10년 차다. 산속 마을이어서 미세먼지도 덜한 편이다. 인력으로 농사지으니 몸은 많이 움직이는 편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주민센터 헬스장에 나가며 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또 매달 초 100세 건강지원센터에 나가 인바디 체크를 하며 건강에 관한 조언을 듣고 있다. 신체발달점수는 76점이다. 최영희 센터장은 “골격 근량 강화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세요. 고기는 닭가슴살이 좋고, 칼슘 우유를 마시세요. 과일은 당도가 높으니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아요. 침은 면역세포이니 식사할 때는 천천히 잘 씹으며 드세요. 아울러 침샘 근육 강화를 위해 혀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요”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가며 걱정되는 것은 무릎과 허리이다. 거동이 어려우면 요양원 신세를 져야 하고, 주변에 폐를 끼치기 때문이다. 다음은 암보다 더 무섭다는 치매이다. 보건소의 권유로 서구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1단계인 선별검사(MMSE-DS)를 했다. “아직은 괜찮아요. 내년에도 와서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세요”라고 말한다. 작년에 이어 목도리를 잃어버렸다. 집사람은 밤에 자주 헛소리하는 것도 그렇고 어머니의 병력도 있었으니 분명 치매 신호라고 몰아붙인다. 

일상에서 실천하라는 치매 예방수칙 3.3.3이 눈에 띄었다. 3권(勸)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를 즐기는 것이다. 3금(禁)은 술을 적게 마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이다. 뇌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모자를 꼭 쓰면 좋다고 한다. 또 3행(行)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고,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며, 매년 치매 조기 검진받기 등을 챙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10%가 치매 환자이고, 관리비용은 15조에 달한다.

은퇴 1기의 10년은 현직에서 하던 일과 연관된 곳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하게 보냈다. 실업급여 받으며 뛰어다녀 지난 7월 말 기업연계형 액티브 시니어 일자리를 구했다. 주 3일의 영화관 알바이다. 하루 6시간 서서 움직여 다리는 조금 아프다. 그러나 외국영화 실컷 볼 수 있어 뇌가 즐겁다. 또 입장객들과 소통해서 좋다. 새로운 사람 만나 어울리면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역의 농협 조합원에 가입하고, 지역아동센터도 찾아보고 있다.

은퇴 2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 단지 대전국제교류센터에 나가며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다. 베트남 축구팀을 이끌며 국위선양을 하는 박항서 감독의 영향도 있다. 외국어 학습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언젠가 베트남 농촌에 들어가 농사지으며, 우리말과 문화를 전파해 보고 싶다. 

내년 경자년은 칠순의 해이다. 목 원장에게 칠순 무렵의 노인들에게 100세 건강 인생을 위해 좋은 몇 가지 팁을 해 달라고 했더니 답은 간단했다. “매일매일 즐겁게 사는 것” 이다. 몸이 건강해도 사고 날까 봐 걱정이다. 최근 20여 가구의 동네에서 3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요즘 운전할 때는 스마트 폰 신경 안 쓰고 양손으로 핸들을 꽉 쥔다. 시골 생활이니 차는 필수다. 언제까지 운전해야 하는지 아직 대책은 없다. 아홉수를 넘긴 다음 10년도 무탈하고 건강한 인생을 위해 “시동”을 걸어 본다. 방심은 금물이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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