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동방항공의 한국승무원 ‘해고’와 해외 ‘소녀상’
[이종환칼럼] 동방항공의 한국승무원 ‘해고’와 해외 ‘소녀상’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0.03.1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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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대응 주목돼··· 동방항공 불매운동 목소리 나올까?

“동방항공 한국승무원 관련 기사가 사실인가요?”

이런 질문과 함께 관련 기사를 링크로 걸어서 SNS 단체방에 올렸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기대와 달랐다. 중국 화동지역 한인회장 등이 참여한 단체방에서는 “다른 포탈 사이트 쪽에도 뉴스가 떴으니 사실인 것같다”는 답도 올랐지만, 아래와 같은 글도 올랐다.

“없는 소리 같지는 않네요. 단지 한국승무원만 해고한 듯 감정을 자극하는 글로 기사를 쓰는 행태는 여전하네요. 총 몇 명 중에 73명이 된건지, 아니면 한국인 승무원만 73명을 정리한건지... 지금 중국의 자가격리도 국적불만하고 하고 있는데, 꼭 한국사람들만 하는냥 하는 기삿글이 한국사람들로 하여금 자극하기 좋은 소재인 듯... 기자들이 써대는 행태가 너무너무 걱정입니다.”

동방항공의 행태에 대한 비난 대신에 한국언론을 자극적이라고 비난한 것이다.이튿날 다른 단체방에 “동방항공 한국승무원 관련기사가 사실이라면 펄쩍 뛸 일이군요”라면서 다시 문제의 기사를 링크해 올렸다.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던 것이다.

해외 각국의 한인들이 모인 이 방의 반응은 약간 달랐다. “펄쩍 뛸 일이 어디 이것뿐인가요? 자고 나면 생기니 이제 놀라지도 않습니다. 조용히 총선 투표나 하렵니다”는 답이 오르는가 하면, 또 “늙었다고 후회하지 말고 전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 속으로 뛰어들자고 100세이신 김형석 교수님이 며칠전 말씀하셨네요”라는 글도 올랐다.

기자가 기대한 ‘펄쩍 뛸 일’ 같은 반응은 아닌듯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른 화제로 얘기가 넘어가버렸다.

문제의 동방항공 관련 내용은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기사로 다뤘다. 그중 이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다룬 중앙일보의 기사를 소개하면 이렇다.

“중국 3대 민영항공사인 동방항공이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제로 전환을 앞둔 한국인 계약직 승무원 수십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항공시장 변화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해 입사한 일본과 이탈리아 국적 승무원은 정규직 전환이 예정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9일 중국 동방항공은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에게 “항공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았다”며 이달 11일 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한·중 노선이 타격을 입어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을 더 이상 고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승무원은 2018년 3월12일 입사한 73명(14기)이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을 사흘 앞두고 사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승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방항공은 그동안 신입 승무원을 채용해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한 뒤, 그 후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왔다··· 동방항공 측은 해당 승무원에게 개별 연락해 기존 퇴직금 외에 2개월분 급여를 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하겠다며 퇴직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송을 제기하거나 언론에 제보하지 않을 경우 두 배의 위로금을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승무원은 개별 퇴직 합의를 거부하고 ‘중국 동방항공 14기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해고 무효확인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동방항공은 코로나 19사태가 확산하자 지난달 6일부터 약 2개월 동안 한국인 승무원 206명에 대해 기본급을 지급하는 휴직 결정을 내렸다.”

기사는 말미에 우한 코로나 사태 때 동방항공이 한국인 승무원을 우한 등 중국 국내선에 집중배치한 의혹도 제기했다.

“중국 동방항공은 지난해 12월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1월 초부터 한국인 승무원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武漢) 등 중국 국내 노선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논란이 됐다. 당시 승무원들은 동방항공 측이 외국인 승무원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만 중국 국내선 근무에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국적 승무원은 중국 국내선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한국인 승무원들이 동방항공으로부터 받은 계약해지 통지서도 사진자료로 기사와 함께 노출시켰다.

이런 내용의 기사를 접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자는 해외에 있는 한인사회라면 펄쩍 뛸 것이라고 기대했다. 곳곳에 소녀상도 세우며 80년 전 이웃나라의 만행까지 잊지 않으려는 마당에 눈앞에서 일어난 이런 일은 해외한인사회로서는 주먹을 쥐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동방항공을 규탄하면서 시정을 요구한다든지 아니면 동방항공을 타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에 나선다든지 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올지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까? 외교부가 중국에 항의하고, 국토교통부가 한국에 취항하는 동방항공에 시정을 요구하고 나설 것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은 일로 보고, 해직된 승무원들이 알아서 하도록 놓아둔 채 정부는 뒷짐 지고 있을 것인가?

오바마 전 미대통령은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형제를 지키고, 우리가 누이를 지킬 수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 이것이 나라라고 하는 이유다"(That’s the fundamental belief, I am my brother’s keeper, I am my sister’s keeper, that makes our country work). 이 연설을 한 지 4년후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이 됐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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