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우리는 인생 두 번 살기를 실천하는 신청년 욜드다-1
[이동호의 미래세상] 우리는 인생 두 번 살기를 실천하는 신청년 욜드다-1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05.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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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신청년 욜드(YOLD)

중국에 본거지가 있는 사람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낭인 생활을 해오고 있는지가 4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어쩌면 올해도 넘기고 2021년 끝자락이 되어야 돌아갈 수 있으리란 극도의 불안감도 없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라 단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주위의 가까웠던 친구들을 만나보면서 느끼는 소회는 옛날 같으면 노인네 취급을 받아 구들장 아랫목 신세일 텐데 밝은 대낮 대명천지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면 나이만큼 보이지 않고 참 많이 청년답다는 느낌이 대부분이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노후대책을 준비한 은퇴 생활로 대한민국의 경제주체가 아닌 연금수급자로 소비자 존재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얼굴로 익히거나, 노후대책이 준비 안 되어 국가가 지원하는 연금이나 자식이 주는 용돈에 의지해 살아가거나 그도 저도 없이 정부가 마련하는 공공일자리를 수입 원천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나이 듦에 상관없이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돈을 벌어 소비 일선에 나서 인생 후반의 활력을 잃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두가 고도 성장기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산업 일꾼이자 경제위기를 극복해낸 소중한 우리의 인적자산이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추세를 보면 2020년 65세 이상 인구가 6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7명 중 1명이 노인들이다. 그런데 불과 10·20년 후인 2030년이면 1000만명을 돌파하고 2040년이면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이 노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순수 한국인 기준으로 이미 인구 감소 국가로 바뀌었다. 즉 출생하는 사람보다 사망자 수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우리는 65세에서 79세에 이르는 젊어진 노년층을 의미하는 욜드(YOLD·young old) 세대가 한국 경제의 새 동력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노인은 은퇴 후 연금만 수령하는 세대가 아니다. 욜드가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돈을 벌어 소비 일선에 나서고 이를 통해 관련 일자리를 만드는 욜디락스(Yoldilocks)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욜디락스란 건강과 경제력을 지닌 욜드 세대가 주도하는 생산·소비 활동 즉 이상적인 경제부활을 뜻한다. 따라서 욜디락스가 어떤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 '욜디락스'란 신조어는 매일경제신문이 창간 54주년을 기념한 29차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 경제 부활 전략의 새 패러다임으로 욜디락스를 제안했다. 

노인에 대한 우리의 다섯 가지 사회적 편견부터 없애야 한다. 첫째 노인은 사회·경제·정치 전반에 민폐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이다. 일본에서는 헬스케어, 주택 리모델링, 여행 도우미 서비스 등 전 산업에 노인을 대상으로 신시장이 개척되고, 실리콘벨리의 스타트업들도 시니어 비즈니스에 열공 중이다. 그리고 한국 정치에도 시니어들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 수호에 시니어의 역할이 입증되고 있다. 둘째 노인 세대는 부양의 세대라는 잘못된 편견도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60세 이상 순자산이 3억5817만원으로 40대(3억4426만원)보다 많은 통계에서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셋째 노인은 돈을 안 쓴다는 편견도 잘못됐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60대 이상 고객의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가 7. 1%로 꾸준히 늘어나는 데 비해 다른 세대들은 들쑥날쑥 한다는 것이다. 넷째 나이 들면 창의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해묵은 편견이다. 지난해 97세 나이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존 구디너프 교수는 여전히 매일 연구실에 나가 연구를 수행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도 욜드 세대가 살아가야 할 목표를 제시해 주는 분이 있다. 현재 101세로 김형석 연세대 명예철학교수가 계신다. 그는 작년에 1960년대부터 쓴 글들을 모은 에세이 집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이야기'와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이야기' 두 편의 책을 출간했다. 지금도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다섯째 노인 탓에 청년 일자리가 준다는 생각 역시 바꿔나가야 할 편견이다. MIT 조너선 그루버 교수는 미국·일본 등 선진 12개국에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청년(20~24세)과 중장년(55~64세) 취업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이들 세대간 일자리는 늘 때 같이 늘고, 줄 때 같이 줄었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연공서열 임금제도에서 성과급 임금제도로의 전환으로 정년제를 폐지할 것을 제안한다. 세계의 정년제 현황을 보면 미국은 1986년에, 영국은 2011년에 정년제를 폐지했다. 일본은 70세로, 독일은 2029년까지 67세로, 캐나다는 65세로 단 예외로 판사는 70~75세, 국회의원 75세까지 정년을 못박았다. 반면 한국은 2019년 2월21일 60세에서 65세로 정년을 연장했다. 핀란드는 2005년 정년 유연화를 실시했다. 65세를 63~68세로 유연화했는데 그 결과 2018년 65세 이상 고용률이 5.1%에서 11%로 증가했고 청년고용율도 42.5에서 45.6%로 동시에 늘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미국 세계 최고의 데이터 기업 SAS의 짐 굿나이트 회장(77세)은 대표적인 욜드 CEO다. 그는 개발자 출신으로 1976년 SAS를 창업하여 지금도 개발진과 협업해 코딩 전략을 짠다. 이 회사 베이비붐 세대(56~74세) 재직 비율이 28%에 달한다. 업종 평균 9.6% 대비 3배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하게 본다. 반대로 한국은 유능한 개발자라 할지라도 직급이 올라가며 관리자 역할을 부여받고 나이가 차면 정년을 이유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 구조다. 그만큼 경륜을 낭비하고 있다. 

욜드세대가 주도하는 이상적 경제 상태인 욜디락스(Yoldilocks)시대를 열기 위한 선결 과제로 정년 폐지가 필수다. 기업 업무를 분석해 맡은 일에 따라 그에 합당한 임금을 주는 직무급제의 정착이 필수다. 오래 다녔다는 이유로 임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연공서열 임금제도로는 정년제 폐지를 도입하기란 불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1년 차와 30년 차 근로자 임금 격차는 4배가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오래 다니면 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정년제가 폐지되고 탄력적인 성과급제 임금 체제하에 욜드 세대들이 건강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 생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새로운 경제 활력으로 등장하자는 것이다. 욜드 세대가 주도하는 신경제는 현재 3만달러인 1인당 국민소득을 5만달러로 높이는 비전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60대 개발자가 30대 관리자와 협업하며 일하는 사례가 많은데 우리도 밴치마킹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헬스케어, 바이오, 가전, IT 분야에서 욜드의 참여로 우리 경제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욜드 세대를 통한 경제부활 즉 욜디락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 환경의 전환이 필요하다. 60세 전까지는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의무 정년을 전후해 비정규직으로 임금을 훨씬 낮춰 재고용 하는 식으로 노동시장을 유연화 하고, 산업규제 개선,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 생애 맞춤형 직업 훈련 등을 통해 특히 욜드 세대를 위한 IT 재교육을 재고용의 필수과목으로 도입해 '나이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 해야 할 때이다. 정년제 폐지는 미국처럼 정년을 법으로 정한 것이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정신아래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법 제정과 병행시킨 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욜드에게는 교육·일·쉼 3단계 인생구조에서 60~70세 이상을 채용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적극적인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이 일을 중단하고 여행을 위해 휴가를 가거나 아이와 부모를 돌보기 위한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기업은 다양한 생애주기의 사람들이 진·출입하기 쉽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욜드 시대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

62세에 정년퇴직을 한 67세의 전직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이야기이다. 그는 퇴직 이후 '배움터 지킴이'로 오전 8시 반 학교 경비실로 출근하여 아이들의 안전과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일을 한다. 아이를 데리러 오는 학부모님과 교과 과정 상담도 해준다. 하루 중 여가 시간을 이용해 유튜브로 이탈리아어를 습득하여 방학 때 그리스·로마 역사탐방도 가고, 한반도 자전거 종주를 계획하고 평소 체력단련도 게을리하지 않는 일상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또 다른 사례로 대기업 퇴직 임원 3명이 모여 2014년 출발한 협동조합 형식의 벤처기업 이야기이다. 3명으로 시작했는데 다른 대기업 퇴직 임원들도 공감대를 가져 40명으로 확대됐다. 멘토링 활동을 통해 2016년 투자법인 엔슬 파트너스를 설립해 20명이 500만원씩 1억원 투자금으로 1호펀드를 결성한 이후 3개 펀드가 더 만들어지고 3년 새 운용자금만 38억원이 모였다. 50억원 자금이 추가로 유치되고 5호 펀드까지 결성되어 똘똘한 벤처 발굴에 속도를 올릴수 있게 됐다. 창업 아이디어 수준에 초기 벤처기업에 3000만~5000만원을, 스케일업이 필요한 벤처기업에는 1억~2억원을 투자하는 구조이다. 현재는 노바시스템, 소이엣, 비긴메이트, 성현이엔지 등 4개 기업에 투자했다. 또 다른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트루링크' 이야기다. 트루링크는 2012년 설립된 후 고령자의 신용사기를 막아주는 체크카드를 개발한 회사다. 이 카드를 개발하자마자 유통회사나 금융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금융사기를 당하기 쉬운 고령자들이 피해를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는데 이를 단방에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이 투르링크를 발굴한 주인공은 요즘 욜드 시장을 겨냥한 벤처기업의 산실이 되는 에이징2.0이다. 에이징2.0은 기업 간 네트워킹을 위한 플랫폼으로 고령 친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고령친화 산업에 필요한 생태계를 구축해오고 있다.(다음은 하편에서 이어집니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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