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원격혁명이 ‘줌’에서 ‘스페이셜’로 진화 중이다
[이동호의 미래세상] 원격혁명이 ‘줌’에서 ‘스페이셜’로 진화 중이다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07.0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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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원격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세계 각국의 봉쇄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영상회의’가 가능한 업무 솔루션 수요가 급증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는 줌(Zoom),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Hangout Meet), MS 팀스(Microsoft Teams), 시스코 앱엑스(Cisco Webex)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세계 1위 일간 사용자가 3억명에 달하는 줌이다. 줌이 여타 솔루션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간단하게 영상 채팅방을 만들 수 있고 채팅방 주소를 공유하기도 편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용 비용도 동시 접속 인원이 100명 내에서 최대 80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료 요금제를 선택하면 최대 1만명까지 회의에 참여할 수 있어 온라인 강의나 웹 세미나로 활용하기에도 편리하다. 하지만 최근 줌은 사이버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라는 악재를 겪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오라클과 손을 잡는다고 발표하면서 취약점인 보안문제를 오라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2세대 제품으로 보안성이 뛰어나 그간의 물의를 일으켰던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줌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이 10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영상회의 솔루션 ‘미트’가 인공지능(AI)이 대화 내용을 받아쓰기해 준다거나 구글이 자랑하는 강력한 보안기술로 차별화를 하면서 사용 비용은 무료화로 당장은 돈은 못 번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겠다는 각오로 줌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기준 하루평균 ‘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1억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불과 석 달 사이에 30배나 증가한 셈이다. 줌과 구글의 영상회의 시장 쟁탈전이 더욱 가열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실제 영상회의 참가해 보면 참여자가 5~6명만 넘어가도 양방향 소통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걸 해결할 툴은 없을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거의 대면감으로 이끌 수 있는 신기술이 나타났다. 

언택트(비대면) 상에서 나는 서울에 있고 상대는 뉴욕에 있는데 3D 가상회의실에서 진짜처럼 나의 아바타를 내세워 컨택트 세상을 느끼게끔 하는 솔루션이 나타났다. 사무실로 직접 출근하는 시대는 끝났다. 나와 똑같이 생긴 ‘아바타’로 가상현실(VR) 속 회의실에 입장한다. 내가 앉아 있는 곳이 어디든 원격근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는 AR·VR가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이다. 뉴노멀의 주인공은 가상현실 솔루션 스페이셜(Spatial)의 이진하 제품최고책임자(CPO)이다. 

서울에 있는 내가 스페이셜(Spatial)의 VR 협업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 뉴욕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이진하 CPO를 직접 만난다. 먼저 스페이셜 웹사이트에서 3D 아바타를 만들고, 이름을 정하고 성별을 선택한 뒤 증명사진을 업로드 하니 사진을 올린 지 10초가 지나자 나와 얼굴이 같고 반소매 티를 입은 아바타가 나타나, 양손에 컨트롤러를 쥐고, VR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를 머리에 쓰자 순식간에 VR 세계로 들어갔다. 산꼭대기에 있는 별장의 넓은 거실이 나타나고 이어서 미리 접속해 기다리는 이진하 CPO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린다. 

돌아서서 손을 내미는 이진하 CPO를 보고 검지로 컨트롤러를 한 번 건드리자 손을 움직여 그와 악수할 수 있었다. 그가 두어 차례 손을 흔들자 허공에 스크린이 띄워졌다. 스크린 위로 배낭 스케치와 배낭 사진들이 나란히 놓였다. 그 앞으로 세 개의 배낭 모델이 나타났다. 배낭은 크기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어서 최대로 크기를 확대해 세부 디자인을 살펴보거나, 형광펜을 꺼내 직접 고쳐야 할 부분을 표시할 수도 있다. 이는 원하는 이미지를 검색해 고르기만 하면 눈앞에 3D로 띄워졌다. 눈 앞에서 바로 3D 이미지를 띄우고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통의 오류가 줄어들어 바로 옆에서 회의나 상담하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논의 내용도 최종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별도 자료를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 단점은 머리에 쓴 기기가 무겁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에는 100g이 안 되는 초경량 AR글라스가 나오게 되어 있어 기기가 무겁고 갑갑하게 느껴지는 문제는 단시일 내 해결이 될 예정이라 한다. 다소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가 원격근무 시대를 강제로 앞당겼고,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근무 형태가 출현하는 세상을 체험하게 되었다. 기기를 쓰는 그것만으로도 만남이 가능해진다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출장 가서 호텔을 잡는 등 출장비용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멀리 떨어진 곳에 내 아바타를 보내 출퇴근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우리 앞에 전연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게 분명하다. 

영화 ‘킹스맨’에는 요원들의 원격회의 장면이 나온다. 빈 회의실에서 안경을 쓰면 요원들이 영상으로 등장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 스페이셜은 이런 3차원(3D) 원격회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2200만달러(270억원)의 누적 투자액도 유치했다.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아난드 아가라왈라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공동 창업한 스페이셜의 AR·VR 협업 솔루션은 코로나19 직전(올해 1월)과 비교해 사용량이 지난 2~4월 중에 10배 이상 폭증했다. 포천 1,000대 기업 중 30%가 솔루션을 문의해 왔고, 이 중 10%가 스페이셜을 이미 사용해 봤다. 현재 스페이셜은 LG 유플러스, 엔리얼, 퀄컴 등과 손잡고 5G를 기반으로 하는 AR 협업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의 일터는 모니터 대신 AR 글라스와 키보드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2년 내로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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