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언택드(비대면) 시대에 귀농 스마트팜을?
[이동호의 미래세상] 언택드(비대면) 시대에 귀농 스마트팜을?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07.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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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인생 삶의 패턴을 확 바꿔놓는 현상 중에서 공기 좋고 미세먼지 없는 한적한 시골 농촌으로 가서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론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생활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지만 언택드 세상에서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전원생활, 귀농생활이 한 삶의 패턴으로 자리 잡아 갈 수 있다. 특히 은퇴자 중심으로 코로나19와 더불어 언택드 시대의 새로운 제2의 삶을 농업을 주 삶으로 하여 텃밭 농업에서 농업산업화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변화 중 반도체를 제외하곤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오히려 그 가치가 재조명되는 산업이 바로 농업이다. 우리가 코로나19 충격에도 타격받지 않은 게 비대면에서 오히려 식품에 대한 온라인 수요가 늘면서 바로 농업임을 매일 실감하며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교역이 급감하자 식량자급률에 대한 관심과 농산물을 해외에 의존했을 때의 리스크 재앙에 대해 생각하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농업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가 주장한 '미래 가장 유망한 산업은 농업'이라는 주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발맞추어 은퇴자들의 귀농 제2의 삶을 농업산업화에서 찾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농업 분야의 창업 열기가 뜨겁다. 농업에 연관된 식품 산업까지 포함하면 스타트업 창업 열기가 IT(정보기술), 바이오 등 기존 주력 분야 못지않다는 평가다. 이처럼 신농업 창출자들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농업은 한마디로 가내 농업 수준이었다. 벼·보리 주식 농사와 밭작물 농사를 주로 하고, 과수 재배를 부업으로 했던 시절이었는데, 2000년에 들어서면서 유기농 재배를 하는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전환됐다. 이젠 한라봉이 나주에서 자라고, 사과가 강원도 양구에서 자란다. 망고, 파파야, 올리브, 파프리카, 바나나와 같은 아열대 작물이 내륙에서도 재배된다. 아열대 작물의 증가는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농가의 자구노력 결과로 나타났다. 농가는 한반도의 기후가 올라간 것과 더불어 전기보일러를 이용해 아열대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적절한 온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이런 전기 사용 농업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기후변화 대응과도 위배되는 모순이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기계화도 동력경운기, 동력살분무기, 트랙타, 트랜챠, 이양기 등으로 상당부분 공유형태의 기계화가 진행된 상태이지만 농촌 지역의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 등 농업 일손 덜기를 위한 농업용 드론과 자율주행 이양기 같은 농업기계 첨단화가 더욱 긴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21세기의 기존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 만나 가장 잘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 바로 농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빅데이터 비즈니스를 농업에 접목하여 스마트팜이라는 신산업이 태동된 것이다. 비닐하우스 농업을 스마트팜으로 바꿔주는 솔루션을 공급해 주는 회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농민들이 한곳에서 농사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농업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이런 플랫폼 회사 중에서 그린랩스 회사 이야기가 우리의 주목을 끈다. 이 회사의 주력은 데이터 기반 농장경영시스템 '팜모닝'을 농가에 보급하는 일이다. 그린랩스는 농민들을 육체 노동자에서 지식근로자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화이트칼라 농민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가장 이상적인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농민에게 제공해 농민들이 각 수치를 설정해 놓으면 농장이 자동으로 돌아가 인건비 등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농민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작물을 선정하고, 비료와 농기구 등 농자재를 어떤 거로 쓰고, 수확물을 어떤 채널로 팔아야 할지를 최적의 방안으로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농사에 관한 한 A에서 Z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농산물 유통 과정상에 최적의 가격에 생산물이 판매되도록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그동안 농사에 투입됐던 시간과 비용을 최효율화하는 플랫폼이 우리 현실 앞에 나타난 세상이 된 것이다. 여기서 최첨단화된 기업농 사례를 두 기업을 통해 살펴보자.

지금까지 스마트팜 가운데 가장 실효성 있고, 농민 친화적인 충남 보령시 주교면에 소재한 코리아 휠 자동차 부품업체 최훈 회장 이야기다. 공장 한편에 유휴지가 많아 텃밭을 가꾸는지 10년이 넘었을 때 각종 병해충이 많아 농약을 치지 않으면 작물 수확이 잘 안 된다는 걸 알고 또한 비닐하우스 안의 질소 농도가 97%까지 올라 농민들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나쁜 공기를 마시고 농약 성분을 흡입해 인체에 너무나 해롭다는 사실을 깨닫고 농민들이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이면서 건강하고 편하게 농사짓는 방법은 없을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작물이 자라는 장소와 수확하는 장소를 분리해 보자는 것이었다.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비닐하우스 안에 철제 힐을 매달았던 트롤리 컨베이어가 비닐하우스 안을 지그재그로 꽉 차게 돌 수 있도록 설치했다.

또한 비닐하우스 한쪽을 3~4평 정도 작업 공간을 만들어 컨베이어에 매달린 화분이 내부를 돌다가 잠깐 작업 공간을 통과할 때 화분에 열린 오이나 고추 등 수확물을 따내는 방식이다. 일반 농가에서 살충제와 제초제 등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작물을 흙에서 기르기 때문인데 흙에서는 반드시 잡초가 자라고 벌레가 꼬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컨베이어 화분의 흙은 자연 흙이 아닌 상토 즉 인공 흙을 넣는다. 이 때문에 잡초도 생기지 않고 병충해도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이 컨베이어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작물이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컨베이어가 지그재그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생산성이 일반 비닐하우스에 비해 18배 더 많이 생산된다. 또한 작물 재배 공간을 수직 방향으로 늘릴 수 있다. 컨베이어 레일을 2단, 3단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이 생산성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다. 3년 정도 농사를 지으면 투자비는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투자비는 평당 200만원으로 70평이면 1억4천만원 정도 든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스마트팜 투자비가 평당 4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다음은 국내 스마트농업의 선두주자인 팜에이트(Farm8) 이야기다. 경기도 평택시에 제1공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샐러드용 채소류 생산·가공업체로서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총 290억원을 유치했다. 처음 출발은 새싹채소 생산이었지만 지금은 작물을 밀폐된 공간에서 재배하는 첨단 식물공장 기술까지 확보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며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하며 작년 472억원 매출을 올렸다. 평택 1공장은 국내 최대인 600평 규모로 이 식물공장에서는 하루 6000포기 엽채류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면적의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와 비교하면 생산성이 무려 40배나 높다.

공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래위층 각 6단씩 총 12단으로 설계된 선반에는 칸칸이 엽체류 작물이 자라고 있다. 선반의 각 칸에서는 LED 조명이 태양 빛을 대신하고, 흙 대신 물이 뿌리에 영양분을 주고 있다. 이 물은 채소가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영양분이 섞여 있어 양액이라고 불린다. LED 조명을 얼마나 켜고, 양액을 얼마나 흘릴지, 실내 온도와 습도, CO2 농도 등은 사전에 맞춰진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된다. 엽채류는 생육 적정 온도가 22~23도 수준이라 30도가 넘나드는 여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엽채류를 길러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또한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의 설비 수출도 팜에이트의 미래 유망 사업화의 하나다. 이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은 엽채류 재배 선반이 한 층에 6단이지만 컨테이너형은 10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에는 자동이송로봇까지 있어 싹을 자동으로 심고 수확도 자동으로 한다. 마지막 포장도 기계가 자동으로 해준다.

팜에이트는 식물공장을 활용한 계약재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계약재배 농가에 식물공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각 농가는 날씨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팜에이트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채소 확보가 가능해 윈윈 전략이 통하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인생 백세시대에 은퇴 후 시간을 밥 먹듯이 보내는 시니어들에게 백세가 되어 후회되는 일이 없는 무언가에 도전하려는 희망자에게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의 임재배 사업으로 새로운 귀농 인생 2모작을 만들어 가기를 강추한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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