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餘白] 이재민들 앞에 두고 4대강 사업 잘잘못 따질 때인가?
[餘白] 이재민들 앞에 두고 4대강 사업 잘잘못 따질 때인가?
  • 박대석 본지 편집위원((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 승인 2020.08.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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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그때그때 정권의 입맛 따라 다르니…

우(禹)임금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왕조 국가였던 하(夏)나라의 시조로서 치수(治水)를 잘한 일이 전설처럼 알려져 있다. 그는 9년 동안 물 다스리는 치수 사업을 했다. 그만큼 치수 사업은 오랫동안 치밀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이번 홍수와 관련하여 4대강 사업에 대하여 대통령까지 나서 말이 많다. 궁금했다. 그러던 중 필자의 ‘폐친 Antonio Yun’이라는 분의 글이 이해가 쉬워 내용 중 일부를 정리하여 인용해 본다.

“강물은 상류로부터 흙, 자갈 등 퇴적물을 싣고 와서 하류에 쌓이게 하는데, 자갈, 모래 등 무거운 퇴적물은 비교적 상, 중류에 쌓이고 진흙 등 가벼운 퇴적물은 하류에 쌓인다. 그래서 강물이 바다로 유입되는 지점(하구언, 河口堰)에 삼각지가 나타난다. 강물을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게 되면 퇴적물이 쌓이게 되고 그럴수록 강바닥은 올라와 물 깊이는 얕아지게 되어 조금만 비가 와도 강의 유량은 많이 늘어나 주변부로 범람하게 된다.

강의 양쪽으로 제방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강바닥의 높이와 제방 너머 땅의 높이 차이가 줄어들어 폭우 등으로 인해 강의 유량이 늘어나게 되면 제방이 견딜 수 있는 임계점을 넘게 되어 제방이 터지게 되고 홍수가 나는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계속해서 강바닥을 훑어 퇴적물을 걷어내야 하는 데 이를 준설(浚渫)이라 한다. 그런데 짧은 강이 없다. 우리나라 주요 강의 길이를 보면 낙동강 510km, 한강 494km, 금강 397km, 섬진강 212km, 영산강 129km가 되는데 이 긴 강들의 바닥을 모두 준설 작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강의 중간중간에 보(洑)를 설치하고 보에 걸려 더 이상 하류로 내려가지 못하는 퇴적물을 틈틈이 걷어내면 하류에 퇴적물이 쌓이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른바 4대강 사업이고, 따라서 보 몇 개 달랑 만들어놨다고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보 근처 강의 바닥을 훑어서 퇴적물을 퍼서 올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수달의 서식지가 망가지고 생태계가 일부 훼손되는 등 중간중간의 보로 인하여 물길 변화가 생기고 녹조가 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보를 만든 목적을 무시하고 보를 다 개방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 보를 개방한다는 것은 보가 없다는 말이나 똑같다. 그러면 원래대로 퇴적물이 하류로 다 흘러들어 쌓이고 중, 하류 쪽 강바닥이 높아져서 유속이 느려지니 폭우가 내리게 되면 내린 비가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며 둑과 제방이 터지는 홍수가 나는 것이다. 대전(금강)의 홍수나 광주(영산강)의 홍수가 나는 이유이고 섬진강은 아예 보가 없으니 보를 열어 둔 것이나 다름없다.

하상계수(河狀係數, 유량변동계수, coefficient of flow fluctuation)란 하천에 임의 지점에서 특정 연도 최대유량을 최소유량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하상계수를 하천 유량 변동을 나타낸다. 하상계수가 크면 유량이 안정적이지 못해 취수, 주운(舟運), 홍수처리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다. 대한민국 하천들은 여름에 비가 집중되기에 하상계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큰 편이다.

외국의 템스강 8, 라인강 14, 센강 34, 양쯔강 22, 미시시피강 119인데 비하여 한국의 낙동강 372, 한강 393, 섬진강 715로 아주 높다. 우리나라 강의 하상계수가 높아 문제가 있으니 홍수에 취약한 것이고 그래서 4대강 사업을 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원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시민단체와 야당의 거센 반발로 인하여 우회적으로 축소하여 추진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22조 2천억 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은 지속하여 중간중간에 강 하상을 높이는 준설작업, 지류 및 지천 정비 사업을 해야 하는데 하다가 만 꼴이 됐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간한 '2018년 재해 연보'를 보면 10년간 재해 피해 중 홍수와 관련된 호우·태풍에 의한 평균 피해액은 연간 3천203억원으로, 전체 재해 평균 피해액의 88.3%를 차지한다.

또한 10일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이 2017∼2019년 작성한 국내 '홍수피해상황조사 보고서'를 보면 매해 홍수가 난 기간과 장소가 달랐음에도 그 원인과 대책은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산(治山)은 자연을 지키고 복원하는 것이고 치수(治水)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방어하는 일이다. 그래서 홍수를 포함하여 치산과 치수는 정권의 변동과 관계없이 연속적으로 해야 할 중차대한 일이다.

한강은 200년에 한 번 올 수 있을 정도의 강우에도 홍수가 나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이상기후와 맞물린 사상 최악의 긴 장마와 500년 만에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정치권에서 때아닌 ‘4대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 그럴 땐가?

피해를 본 이재민들은 진흙탕 속에서 눈물과 한숨으로 세간살이 하나라도 닦아서 써 보려고 안 간 힘쓰고 있다. 무너진 집 앞에서, 망가진 논밭 앞에서 끼니 걱정 앞으로 살 걱정에 눈앞이 캄캄하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다. 축 늘어진 자식 같은 소를 끌어안고 엉엉 울고 있는 국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그럴 시간에 당장 피해 현장에 가서 말없이 솥단지 하나라도 닦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명박 정부의, 박근혜 정부의, 문재인 정부의 국민은 각각 다른 나라 국민인가?

전 정권이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투입하여 벌인 일 중에 좋은 것은 이어 가고, 잘못된 것은 수정, 보완하여 지속해서 개선하면 되는 것인데, 그때그때 감사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권의 입맛 따라 다르다. 이렇게 나라가 단절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제대로 국가 구실을 할 수 있으며 국민은 정부를 믿을 수 있겠는가?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남 탓만 하고 있을 사람들이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을 창출하여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정권을 잡아서 오로지 국민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켜주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권력은 나라야 어떻게 되던 내 정파를 위해서만 쓰는 것이 아니다. 해도 해도 너무들 한다.

박대석 본지 편집위원((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박대석 본지 편집위원((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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