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현 온두라스대사 “코로나시대, 유튜브로 K-FOOD 홍보하죠”
심재현 온두라스대사 “코로나시대, 유튜브로 K-FOOD 홍보하죠”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9.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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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주온두라스한국대사
심재현 주온두라스한국대사

“코로나 이전엔 가끔 모여 밥도 먹고 맥주도 한잔하면서 업무 이야기도 하고 일상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그럴 기회가 줄어들었네요. 소통의 기회가 적어진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심재현 주온두라스한국대사는 코로나로 겪는 공관의 어려움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온두라스대사관은 심 대사를 포함해도 총 4명의 외교관이 일하고 있는 작은 공관이다. 현지인 직원을 합쳐도 근무 인원이 15명 정도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대면 회의를 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난 8월 화상앱 줌(Zoom)을 활용해 처음으로 점심 회식을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각자의 사무실에서 배달된 점심을 먹으며 줌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었죠. 앞으로는 매달 한 번은 줌 점심 회식을 하려고 합니다.”

온두라스는 중미에 있는 국가다. 위로는 과테말라, 아래로는 니카라과, 서쪽으로는 엘살바도르가 있다. 인구는 약 800만명, 수도는 테구시갈파다. 크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한국과 온두라스는 지난 1962년 국교를 수립했다. 아직 양국의 교역액은 많지 않지만, 양국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돼 한국 기업의 온두라스 투자 진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온두라스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300명이다. 대부분은 노동 집약 산업인 ‘마킬라’(보세섬유 임가공)에 종사하고 있는데, 지난 3월 온두라스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민간기업 활동을 4개월 동안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를 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이로 인한 한인들의 영업손실이 크다고 심 대사는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급격하게 상승한 임금으로 기업환경이 좋지 않았던 터여서, 일부 기업은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본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 재외공관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지 사회의 피해 정도가 어떤지, 재외공관은 어떤 대처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1992년 공직에 입문한 심 대사는 해양수산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외교부 등에서 일했다. 공관 근무지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뉴질랜드,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이다. 다음은 심 대사와의 일문일답.

9월7일 온두라스 보건부 장관에게 30만 달러의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전달했다.
9월7일 온두라스 보건부 장관에게 30만 달러의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전달했다.

- 코로나 시기에 가장 역점을 두는 외교 활동은?

“온두라스의 경제 및 사회 전반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어서, 우리 공관은 인도적 지원 사업을 가장 우선시하면서,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지키고 있다. 우리 공관은 지난 6월 30만 달러 상당의 마스크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최근인 9월7일 30만 달러 상당의 코로나19 추출 키트와 추출 장비를 온두라스 보건부에 기증했다. 또한 개별 지역 병원에 크고 작은 규모로 각종 코로나19 방역용품을 기증하고 있다. 두 번째로 역점을 두는 사업은 비대면 공공외교 활동 강화다. 특히 통행 금지 조치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현지인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K-Food en Honduras)로 한식을 소개하는 사업을 지난 6월부터 하고 있다. 지속해서 콘텐츠를 게재해 조회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 공관은 온두라스 문화예술청과 디지털 문화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온두라스에 수준 높은 한국의 공연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 지난해 온두라스 공립학교들이 한국 태권도 수업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온두라스 정부는 우리 공관과 협력해 2019년부터 중남미 국가 중 최초로 태권도를 주재국의 공립학교 정규체육 교과목으로 편성, 수업하고 있다. 2019년에는 19개 공립초등학교 2~3학년 1,800여명을 대상으로 주 2~3회 정규 교육을 했으며, 올해는 24개 공립학교 2~4학년 3천명을 대상으로 그 규모를 확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두라스 교육부의 휴교 조치가 시행되면서 태권도 수업도 중단됐다. 다만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통해 태권도 교육을 이어가고 있으며, 동기부여를 위해 학생들에게 태권도용품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온두라스대사관이 테구시갈파에 소재한 16개 공립학교에서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16명의 온두라스 태권도 사범들을 초청했다.
온두라스대사관이 테구시갈파에 소재한 16개 공립학교에서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16명의 온두라스 태권도 사범들을 초청했다.

- 한국의 코로나 방역이나 대처에 대해 현지 언론이나 정부에서 관심이 많은지.

“한국의 방역은 이곳 온두라스에서도 모범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정부 보건 관계자가 우리나라의 방역 사례를 소개하는 웨비나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 지난 6월 온두라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한국의 인도적 지원과 방역 경험 공유가 큰 도움이 된다며 사의를 표시한 바 있다.”

- 교민 수는 얼마나 되며, 한인회 활동은 활발한지.

“온두라스에는 약 300명의 한인이 있는데, 대부분(약 85%)은 제1의 상업 도시인 산페드로술라에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 한인회는 한인 자녀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다문화가정에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코로나19 기부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현지 사회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온두라스와 우리나라와의 현안은.

“2019년 10월 온두라스와 한국 사이 한-중미 FTA가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온두라스간 교역, 투자, 상업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에도 불구, 2020년 상반기 온두라스의 대한국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38.7% 증가한 것은 FTA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중미의 대표적인 지역 금융기구로 평가받는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향후 중미에서 발주되는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구축했다. 우리 대사관은 이러한 기회 요인을 최대한 활용해 향후 수도인 테구시갈파 상수도 사업 등 온두라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주요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에 전할 말씀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온두라스를 비롯해 전 세계 재외동포들이 비즈니스와 일상생활에서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온두라스 대사관이 지난 2월 기생충의 아카테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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