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해외한인회장 소개 안 했는데?”··· 세계한인회장대회 오찬장에서 생긴 일
[취재수첩] “해외한인회장 소개 안 했는데?”··· 세계한인회장대회 오찬장에서 생긴 일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12.01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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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관리, 재단 임원, 자문위원··· 맨 나중에 해외 한인회장들이 소개돼서야
이석호 월드코리안신문 편집국장
이석호 월드코리안신문 편집국장

“아직 내빈 소개가 되지 않은 분이 계신지요?”

사회자가 이렇게 말하며 좌중을 둘러봤을 때 한 테이블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해외에서 오신 한인회장님들 소개가 아직 안 됐는데···”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지적이었다. 그러자 재외동포재단 직원인 사회자는 “그분들은 마지막으로 소개하려고 했다”면서, 이어서 행사에 참여한 대륙별연합회장 등 6명의 해외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이것은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 오찬장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코로라로 인해 12월로 연기돼, 12월1일 오전 10시 서울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대면-비대면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막식을 치렀다. 해외에서 온 6명의 한인회장이 워커힐호텔 행사장에 직접 참여하고 200여명의 해외한인회장들이 온라인으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 가운데 치러진 행사였다.

개막식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국회 외통위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김덕룡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오찬은 이어 그랜드홀로 자리를 옮겨 11시 반부터 진행됐다. 강경화 장관과 김석기 의원이 축사 후 돌아가면서, 행사장에는 약 40명이 방역 규칙을 준수하면서 오찬을 가졌다.

위의 해프닝은 오찬을 시작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이날 오찬 행사 사회를 본 재외동포재단 직원은 오찬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겠다면서 맨 먼저 외교부에서 나온 이헌 재외동포영사실장과 변철환 기획관을 소개했다. 이어 재외동포재단 임원과 자문위원을 소개했고, 이어 국내에 있는 동포단체 대표와 언론을 호명하며, 인사를 시켰다. 좌중은 모두 30여명이었다. 그리고 그는 불과 6명뿐인 해외한인회장들은 소개하지 않은 채 아직 호명하지 않은 분이 없냐면서 좌중한테 물은 것이었다.

이 해프닝을 소개하는 것은 재외동포재단 직원의 실수를 지적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렵사리 개최한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진행에 흠집을 내자는 것도 아니다. 그와 달리 재외동포재단이 행사를 할 때 행사의 주객이 누구인지 가려서 잊지 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세계 각지의 한인사회에서 봉사하는 한인회장들이 함께 모여서 세계 한인사회 발전방안을 논의하며 교류하는 자리다. 재외동포재단은 정부를 대신해서 이 행사를 개최하고, 행사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정리해 향후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칫하면 이번 경우처럼 행사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일어난다. 어렵사리 해외에서 한국으로 와서 참여한 6명의 한인회장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상급 기관인 외교부의 관리들과 재외동포재단 직원들이 ‘섬겨야 하는’ 재단 임원 및 자문위원들의 얼굴이 해외한인회장들보다 먼저 보이는 것이다. 지나치게 말하면 ‘관존민비’라는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재외동포재단은 이참에 매뉴얼을 만들어놓기를 권한다. 세계한인회장대회는 해외에서 온 한인회장들이 가장 큰 손님이다, 소개할 때도 해외한인회장들을 먼저 한다, 이렇게 한다는 매뉴얼을 이참에 만들어놓는 게 좋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같은 해프닝을 앞으로 반복하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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