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역사이야기]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
[이동호의 역사이야기]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12.12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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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BC470~BC323)가 죽은 후 아테네에는 새로운 학파들이 생겨났다. 견유학파, 스토아학파, 에피쿠로스학파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들은 모두 올바르고 도덕적인 삶을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이어받았다. 디오게네스(BC412~BC323)는 그리스 키니코스학파(견유학파)의 대표적 철학자였다.
 
그의 삶의 목표는 ‘욕심 없이 살기’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기’ ‘아무것도 부끄러워하지 않기’이다. 그는 이렇게 살면 어떤 고통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디오게네스의 생각을 듣고 나면 생각나는 동물이 무엇일까? 디오게네스는 개가 이런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처럼 살자”고 공공연히 외쳤다. 실제로 그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커다란 나무항아리를 집으로 삼고 개처럼 살았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동방 원정을 시작한 기원전 334년부터 로마가 이집트를 정복한 기원전 30년까지의 약 300년간을 ‘헬레니즘 시대’라고 한다. 이 시대에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독특한 헬레니즘 문화가 만들어졌다.
 
헬레니즘 문화로 인해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오랜 전쟁으로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국가의 발전에 자신의 힘을 쏟으려고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자신의 본분을 깨달을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 이 어지러운 시대의 시대상에서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의 일화를 살펴보자.
 
기원전 400년경 그리스 코린트시에 디오게네스라는 현자가 살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이 디오게네스는 현명함으로 명성이 자자한 만큼이나 매우 독특한 생활 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어떤 사람도 필요 이상의 물건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 대신 커다란 나무항아리 속에서 살면서 그 항아리를 이리저리 굴리며 옮겨 다녔다. 그러면서 항아리 앞에 앉아 햇볕을 쬐면서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지혜를 들려주곤 했다.
 
그런 디오게네스가 하루는 밝은 대낮인데도 초롱불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무언가를 찾는 듯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밝은 대낮에 왜 초롱불을 들고 다니십니까?” 누군가의 물음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직한 사람을 찾으려고 이러네. 이 도시엔 정말 눈을 씻고 보아도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구먼!"
 
얼마 후 알렉산더 대왕이 코린트시를 방문했다. 도시의 주요 인사들이 그를 맞이하기 위한 환영단을 꾸렸다. 그러나 디오게네스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디오게네스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던 사람이 바로 알렉산더였다.
 
현자가 보이지 않자 왕이 친히 그를 찾아 나섰고, 얼마 후 왕은 길가 나무항아리 앞에 누워 있는 디오게네스를 발견했다. 일광욕을 한창 즐기고 있던 그는 왕과 사람들이 몰려오자 일어나 앉아 알렉산더를 바라보았다. 왕이 그에게 예의를 갖추며 물어보았다.
 
“디오게네스여, 나는 일찍이 그대의 지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소. 묻건대, 내가 그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뭐 없겠소?”
“있습니다. 당신이 내 햇볕을 가리지 않게끔 옆으로 조금 비켜서 주시면 됩니다.”
 
뜻밖의 대답에 왕은 매우 놀라며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나 그는 화를 내지 않았고, 다만 그 일로 인해 괴짜 현자를 훨씬 더 존경하게 되었다. 말에 올라 그곳에서 돌아서던 알렉산더 대왕이 자기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난 저 디오게네스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현시대에 우리가 디오게네스처럼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천지창조가 되었을 때 자연은 우리를 아무것도 없이 살 수 있도록 창조했다. 곱씹어 보면 ‘그러니 되도록 단순하고 순수하게 살아야 한다’고 디오게네스는 우리를 가르친다. 욕망에서 해방된 도덕적 자유 속에 과욕을 버리는 사람이 되자!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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