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는 한일관계
[해외기고]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는 한일관계
  • 강성재 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20.12.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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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재 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이사장
강성재 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이사장

한일관계는 ‘시지포스(Sisyphus)의 신화’에 비유된다. 시지포스가 산으로 바위를 올리지만, 다시 굴러 내려오는 것처럼 한일관계도 신뢰를 쌓았다가도 다시 허물어지는 것이 반복돼왔다.

따라서, 한일관계의 발전은 양국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한일 정부 간 외교적 해결이 어려울 때 민간 차원의 공공 외교(public relations)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맞이하는 21세기 새로운 관계는 냉전 시기의 극단적 양극화나 탈냉전 시기의 다극화가 아닌 복합 네트워크 구축의 시대이다. 따라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은 기존의 한미일 관계를 강화함은 물론 한중일의 우호 협력관계와 대립하거나 모순되지 않는 방향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조언하는 현실 가능 그 핵심적 대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일 신시대는 정치, 안보 보장, 경제문제 중심의 과거 패러다임을 넘어서서 21세기와 함께 빠르게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문화와 환경, 정보 지식, 과학 기술 분야의 한일협력에도 초점 맞추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한일협력의 주체를 국가뿐 아니라 시민사회, 대학을 비롯한 지식계, 기업과 지방자치제 등의 전 방위로 넓힐 필요가 있다.

둘째, 한일 미디어 분야의 우호 증진을 위해 ‘한일 미디어 포럼’을 창립하여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여기에서는 상대 국가에 대해 고의적이거나 배타적 시각을 조장하는 언론 및 출판 추세를 제어하기 위한 고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상대국의 전통문화 또는 예술성 높은 고급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예술과 교양’ 등 전문 TV 채널을 함께 가동하는 묘책도 깊이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식과 학술’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싱크 탱크와 지식뱅크’의 구축 및 확산에 노력한다. 이를 위해 양국의 역사와 사상, 문화 관련 자료들을 온라인상에 축적하고, 이를 토대로 양국 정부 및 민간레벨의 협업 연구를 지속 추진한다. 이런 과정이 순조로우면, 양국이 공통 직면하고 있는 사회문제 및 해결 과제에 대한 미래지향적 테마 연구를 활발하게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째, 한국과 일본이 제3국에 소재한 한국문화원과 일본문화원, 또는 유학생들을 매개로 공조하여 양국 간 전통 및 선진문화를 지구촌에 널리 전파해 나가야 한다. 이와 연관하여 한일 간 지식과 문화의 공유를 위해 ‘한일 공동의 역사문화박물관 건립’도 시의적절해 보인다.

다섯째,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있어 무엇보다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상대방의 문화와 국민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서로의 언어를 구사하는 양국 청년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특히 유능한 한국 청년들이 일본 기업에 취직하면 일본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인력난을 함께 해소하는 ‘윈윈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

여섯째,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관광·문화 교류에 있어 청년들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어 나가야 한다. 한일 전통문화 등을 통해 양국 시민의 참여를 촉진하는 ‘한일 축제’ 교류도 민간외교의 최상책이라 할 수 있다.

한일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면 일본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상호 윤리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면, 경색된 한일관계도 해방 무드 국면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일 양국은 미중 대립을 완화하는 한편, 아시아와 태평양의 가교(架橋) 역할을 능히 담당해 나가야 한다. 응당 양국 민간 차원에서 더 많은 소통과 교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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