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전염병에 대처하는 ‘제3의 관점’을 아시나요
[대림칼럼] 전염병에 대처하는 ‘제3의 관점’을 아시나요
  • 이동렬(소설가, 동북아신문 대표)
  • 승인 2021.02.01 11:1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 요즘 세계는 마치 2011년에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 포스터의 태그 라인처럼 살벌한 공포에 휩싸여 돌아가는 것 같다. 신축년, 해가 바뀌었음에도 코로나19 펜데믹이 계속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6일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누적 확진자가 1억1만명, 사망자는 214만4,141명으로 집계됐다. 미국만 해도 확진자가 2,573만4천명에 사망자가 42만9천여명이나 된다.

유럽도 초토화가 됐다. 지난해 말 유럽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1월 중순, 영국만 해도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네덜란드는 인구 1,800만 밖에 안 되지만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현재 96만6,100명이고 사망자도 1만7천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조치는 백신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람 간의 접촉을 막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14억 중국의 경우를 보면 각 성, 시(도시 포함), 현, 향, 촌에 이르기까지 인원 유동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주기적인 핵산검사 실시 등 조치를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물론 아직도 산발적으로 이곳저곳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지만 어느 한 곳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바로 그 지역을 과단하게 봉쇄하고 관리를 한다. 또 빠른 시간 내에 전 지역 백성들로 하여금 무료로 코로나19 핵산검사를 하게 해서 전염병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대책들이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에 실행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개인들이 자유의 깃발을 내세워 거센 반기를 내걸고 있다. 시위 도중 옷을 벗고 춤을 추거나 일부러 입을 맞추며 행진을 하거나, 거리낌 없이 화려한 파티를 열거나, 심지어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범죄행위마저 서슴 없이 저지르고 있다.

지난 1월23일 네덜란드에서는 경찰이 병원을 공격한 300명을 억류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펜데믹이 곧 ‘제3차 세계대전’의 발발이라고 해도 누구 하나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사회적 질서의 붕괴나 대중적 공황상태를 부르는 것은 주가 폭락이나 전쟁만이 아니고, 공중보건을 무너뜨리는 바이러스도 원흉이란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다.

바이러스 전염력은 하루 안에 세계 어디로든지 국경을 넘다들 수 있는 비행기 속도만큼 빠르다.

전문가들은 이런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전염력은 “내가 전혀 모르는 타인을 향한 깊은 불신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내 주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 불신의 빗장을 쉽게 열어버린다”고 충고하고 있다.

예로부터 전염병은 종교의 교리의 맥락과 깊이 닿아, ‘전염’의 개념이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악’으로 기술해왔고, 신이 내린 벌이나 저주, 재앙적 종말의 징조 등으로 각색되어 왔다. 이런 전염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전염병을 바라보는 기형적인 시각을 고정시켜 놓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인식을 얻게 하는데 장애를 조성해 왔다.

과학이 발달한 현재도 이런 인식은 잘 개선되지 않았고, 신앙만 있으면 전병이란 ‘악’을 반드시 물리칠 수가 있노라고, 적지 않은 종교인들은 자신하고 있다.

그 예로, 한국의 몇 차례에 걸친 코로나19 확산의 배경에는 신천지교회, 사랑제일교회 등과 같은 방역을 저해하는 일부 교회들이 등장한다. 코로나19 감염증에 제일 많이 걸리고 타인에게 제일 많이 전파하는 사람도 이들 종교인들이다.

신천지는 “최선을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교인들한테 신앙심을 부추겨 왔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코로나는 사기다. 정부는 국민이 공수처법에 관심을 못 가지게 하려고 바이러스를 이용한다”며 전염병을 정치에 이용하려 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 기타 코로나19가 창궐하게 유행하는, 개별적인 나라의 대통령으로부터 시민에 이르기까지 이런 ‘무지’의 민낯들이 남김없이 드러나고 있어 자못 개탄스럽다.

이들 중 혹은 자신들의 신앙심을 내세워, 혹은 자신들의 정치와 개인이익을 쫓기 위해, 혹은 소위 ‘자유의 깃발’을 치켜들기 위해, 또는 타인을 비방하고 공격해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무튼, 이들은 아주 뻔뻔스럽게, 또 주저 없이 ‘무지’로 전염병 확산에 일조를 해오고 있다.

전염병에 대한 과학적인 인식은 벌써 19세기 프랑스의 미생물학자이며 탄저병, 닭 콜레라, 광견병 백신을 만들어 인류 보건에 크게 이바지한 파스퇴르를 중심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었다. 백신으로 전염병을 치료하고 이겨낼 수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과학자나 사회학자들은 차츰 전염병을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전염병에 대한 인간의 불행과 공포,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운명을 극단화하는 게 아닌, 아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염병을 ‘악’의 대상으로 증오만 할 게 아니라 이런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찾아 대처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코로나19가 펜데믹이 된 오늘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인류가 무엇을 잘못했고, 또 어떻게 이런 재난을 극복해야 하며, 그리고 이런 재난이 없는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를 성찰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많이 늦었으나 그나마 다행이기도 하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인류는 환경 파괴를 저지하고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하며, 야생동물과 가축이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예방하고, 부단히 백신을 개발해서 전염병을 퇴치해야 할 것이다. 또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무지와 무관심으로 수없이 반복된 실수”를 더 이상 저지르지 말도록 사람들에게 과학적인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펜데믹이 가져다준 재난의 한해였다면, 그 재난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인간의 욕심과 무지가 얼마나 무섭게 자신들이 일궈 세운 ‘문명 세계’를 무차별하게 파괴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일 것이다.

한국의 지승학 영화평론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전염을 통해 그간 덮여있던 인간의 무지와 사회적 은폐물들을 폭로할 수 있게 됐고, 근대적 사회체계 속에 공존하고 있었던 어떤 주술적 집단과 인간의 모든 고질적 비이성을 ‘접촉’을 통해 밝혀내기 시작했다”며, “(전염병을) 긍정·부정을 나누기보다 전염의 순기능에 대해 직시해 보는 것. 즉 사물에 손을 대서(접촉) 관련 정보를 알아내는(폭로) 탐지작업을 ‘사회를 향한 긍정적인 해석학’이라고 명명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처한 팬데믹(Pandemic), 재앙적 상황에서 건져낼 수 있는 소중한 가치와 교훈이 아닐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그는 이를 “긍정과 부정이 아닌 순기능적인 ‘제 3의 관점’”이라고 말했다.

전염병이 아무리 깡패같이 미워서 ‘깡패코로나’라고 손가락질해도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이 굴절되고 변형이 되면 또 다른 사회적 전염병이 생성돼 ‘전염’되면서 인간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실제로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이런 ‘사회적 전염병’의 펜데믹 현상이다. 그것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퍼뜨리는데 붙는 불에 기름을 치는 것처럼 무서운 기세로 일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코로나19를 ‘제3의 관점’으로 바라볼 줄 아는 냉정한 시각을 갖고 그 ‘순기능’을 가감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간의 욕심과 무지를 반성하면서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 세상 사람들이 함께 동심 협력을 하게 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반드시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중국 서란시 출생. 소설가, 언론인. 동북아신문 사장/대표, 재한동포문인협회 초대회장/現대표. 중국 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잡지 中國新聞 차이나위크(한국어판) 편집주간,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장편소설집 ‘고요한도시’, ‘낙화유수’ 중단편소설집 ‘눈꽃서정’, ‘토양대’ 등 4부. 연변조선족자치주문학상 등 10여 차 수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21-02-01 12:22:43
백신이 답이다..

ㅇㅇ 2021-02-01 12:21:48
코로나에 대한 유일한 답은 백신 접종인 것 같다. 거리두기, 5인이상 집합금지.. 이런 것 백날해야 집단감염 발발하고 이슈 터지고 국민은 또 두려움에 떨고 경제는 날로 침체하고 뭐하냐는 거지
그냥 백신 접종 단계별로 차질 없이 진행해서 집단면역 갖추는 것 밖에는 없다고 본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