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 김 대사 내정에 시무룩(?)한 외통부
[기고] 성 김 대사 내정에 시무룩(?)한 외통부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06.24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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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미 대사 후임에 한국계 성 김 미 6자회담 특사가 내정된 것을 두고 우리 외교통상부는 시무룩한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를 봤다. 중앙일보가 지난 12일 보도한 내용이다. 이를 소개하면 이렇다.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아그레망 요청서를 한국정부에 보내왔다는 사실이 알려진데 대해 국내 반응은 대체로 환영일색이다.
하지만 정작 성 김 대사와 가장 많이 접촉해야 할 외교통상부의 반응은 훨씬 더 미묘하고 다양하다. 우선 주한 미 대사의 격(格)과 위상을 들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신문은 이어 우리측 한 고위 외교관의 반응을 소개한다.
“미국의 북핵 담당 라인은 부시행정부때 크리스트퍼 힐 차관보-성 김 과장, 현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성 김 특사 체제다. 우리측 파트너는 차관급인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천영우 김숙 위성락)이 힐 차관보나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카운터 파트였고, 그 아래 국장급인 북핵외교기획단장(황준국 조현동)이 성 김의 상대였다. 그렇게 격을 맞춰놓았는데, 성 김이 대사로 오면 장차관과 맞상대하는 것으로 격상되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같은 외교부의 반응은 그간 외교부의 행태로 봐서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다. 외교부는 우리나라에 파견되는 4강 대사들이 선정될 때마다 격을 먼저 따져왔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부는 무엇을 격이라고 생각할까? 그간 반응을 보면 외교부는 격을 계급장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우리가 장관급을 보내니, 미국도 장관급을 보내야 격에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격(格)이란 한자의 뜻에는 계급장은 없다. 격은 문틀을 말한다. 사각형의 문틀을 격이라고 하고, 그 아귀가 맞으면 격에 맞다고 한다. 이게 글자대로의 의미다.

미국은 나라를 위해 일할 외교관을 파견하는 것이다. 우리한테 총독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높은 사람을 파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성 김은 우리 한인 출신의 전문외교관이다. 민족적인 의미에서는 환영을 해야 마땅하다. 그만큼 우리를 잘 이해해줄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 김은 북핵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한반도에서 격변이 예상되는 시점에 그의 임명은 대단히 타당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왜 외교부는 시무룩할까? 계급장 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는 게 본지의 시각이다. 외교부는 엘리트 의식이 강하다. 해외에 있는 한인들을 은연중 무시하는 경향도 강하다는 지적이다. 제발 그 같은 생각 때문에 성 김의 대사 내정에 시무룩한 것이 아니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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