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홍원숙씨, 중국 신민만보에서 ‘특별한 중의사’로 소개
상하이 홍원숙씨, 중국 신민만보에서 ‘특별한 중의사’로 소개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4.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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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100년 증언하는 외국인 100명으로 선발돼, 14번째로 신민만보에 인터뷰 소개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흰 가운을 입고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망문문절(望聞問切)이라는 중의(中醫)의 환자 진찰 4가지 진단(四診) 단계에 의거해 망문문절(望聞問切) 망진(望診)과 문진(聞診)·문진(問診)·절진(切診)을 한 후에 변증에 따라 증세에 맞는 처방전을 내린다. 상하이시 민항구 중의병원에는 이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중의사가 있다. 중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1세대 외국인 의사, 상하이 최초 외국인 중의사, 중국 3급 갑(甲) 등급 공립병원에 최초로 등록한 외국인 중의사, 상하이시 ‘백옥란영예장(Magnolia Gold Award, 白玉蘭榮譽奬)’ 수상자, 그녀는 한국에서 온 홍원숙이다.”

4월21일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신민만보는 한국인으로 현지에서 중의사로 활동하는 홍원숙씨에 대한 소개를 이렇게 시작했다. “제2의 고향서 ‘대장금’ 초심을 지킨다”는 타이틀로 나온 이 기사는 중국공산당 창립 100년을 기념하는 신민만보의 특별연재물 14번째 글이다. 시리즈 제목은 ‘백년대당, 외국인이 말한다(百年大党, 老外講故事)’다.

중국공산당은 100년 전인 1921년 상하이에 창립됐다. 상하이시는 이를 기념해 상하이에 거주하는 외국인 100명을 선정, 이들의 눈에 비친 상하이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하고 신민만보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상하이에서 29년째 살고 있는데,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보다 더 길다. 상하이는 제2의 고향이다”라고 홍원숙은 말했다. 이 기간, 그녀는 직접 상하이 의료체계와 의료서비스의 전반적인 수준이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경험했다. 또한 이 도시의 급속한 발전도 직접 보았다.

홍원숙은 1992년 동국대를 졸업했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오빠는 폐암 진단을 받았고, 언니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lupus)를 앓아 현대의학 진단 결과 완치가 불가능했다. 가족의 병을 고치기 위해 홍원숙은 학교 교사로 일할 기회를 포기하고 중국에 와 중의학을 공부했다.

홍원숙은 당시 상하이 중의약대학(上海中醫藥大學) 링링로 캠퍼스가 작고, 교통이 불편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상하이에는 한식당이 드물어 향수를 달래려면 다른 유학생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야 했다. “거리가 멀어서 1년에 한 번밖에 못 갔어요”라고 홍원숙은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각국 음식들은 다원화된 상하이에서 각국 인재들의 음식 향수를 만족시킨다.

그가 학업을 하는 동안 가족의 질병은 중의사의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됐고, 이는 졸업 후에도 중국에 남아 중의학을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혔다. “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중의학을 완전히 습득했다는 것이 아니고, 중국 중의 환경이 한국 한의 환경보다 우세하기 때문에 이곳에 머물며 임상의료 수준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스(SARS). 신종플루(H7N9), 코로나19(COVID-19) 위기를 맞아서도 의사로서 홍원숙은 늘 중국 상하이에서 ‘감염병 방역’과 함께 했다. 2019년 9월 그는 그토록 바라던 ‘중국 그린카드’를 받았다. 홍원숙은 그때를 기억하며, 상하이시 ‘백옥란 기념장’ 수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들떠 있었다고 소개한다.

1998년도 상하이 중의약대학 본과 졸업때 어머니와 함께.
1998년도 상하이 중의약대학 본과 졸업때 어머니와 함께.

홍원숙은 경자년(庚子年) 설날, 부산으로 어머니를 뵈러 갔다. 그때는 중국 코로나19가 막 터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중국에서 마스크가 부족한 것을 알게 된 홍원숙은 한국에서 사방으로 연락, 한국 의료용 마스크 6000개를 상하이 중의약대학과 부속병원에 기부하여 급한 불을 껐다.

홍원숙은 29년 동안 중의학과 한의학을 소통하는 교량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9월, 홍원숙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한국 동의보감 국제포럼-컨퍼런스’에서 온라인 영상을 통해 중국 코로나19 중의진료 방안과 상하이 코로나19 중의진료 방안을 발표해서 한국 및 세계에 전파했다.

상하이에서 근 30년 가까이, 의사인 홍원숙은 이 도시의 의료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 “상하이의 의료수준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의료서비스 개선이라고 생각한다”는 홍원숙은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 앞에 수많은 환자가 긴 줄을 서는 일이 잦아 무척 놀랐다”며 “한국병원에서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0여 년 뒤 인터넷과 의료가 융합 발전하면서 온라인 예약, 온라인 진료 등이 생겨나 환자가 외래진료실에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이것이 바로 마음 따뜻한 서비스의 진보였다”고 그는 회고한다. 중의약은 중국의 진귀한 보물(瑰寶)이다. 중국은 중의학과 현대의학을 함께 발전시키고 있다. 중의약 진흥 발전을 위해 많은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2020년 8월11일 상하이 중의약대학부속서광(曙光)병원은 중의병원 최초로 ‘4세대 로봇 다빈치 Xi’(da Vinci Xi Surgical System)를 이용하여 결장암 절제 수술을 성공적으로 했다. 중국은 이렇게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이 밀접하게 융합하여 발전하고 있다.”

홍원숙은 이 같은 중국의 긴밀한 중서(中西)융합, 즉 전통의학과 현대의학 융합을 부러워한다.

“저뿐만 아니라, 한국이 한의학계에서도 감탄하고 부러워합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이 완전히 분리돼 있는데, 중국에서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이 긴밀히 결합돼 발전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제2의 고향에서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방식으로 자리를 지키며 초심을 지키고 싶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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