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송칼럼] 남북문제 잠시 접고, 대국의 길로
[이계송칼럼] 남북문제 잠시 접고, 대국의 길로
  • 이계송(재미수필가)
  • 승인 2021.05.29 0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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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문&바이든 간 한미정상회담은 재미동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동포들의 사기(士氣)가 달린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안도와 희망이다. 무엇보다도 한.미간 대북중심의 군사동맹관계에서 보다 넓고 큰 차원의 글로발 경제동맹관계의 미래를 오픈했다고 본다.

사실, 지금까지 한미동맹의 핵심 개념은 우리의 목숨줄로서 안보문제였다. 달라져야 당연했다. 오늘의 한국을 보라.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나라가 됐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치를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언제까지 북의 김씨 정권의 인질이 되어 한반도 안에만 갇혀있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남북 평화공존을 위해 햇볕정책을 시작으로 할 만큼 최선을 다해왔다. 수많은 北의 발목잡기에도 南은 형제의 정을 버리지 않고 인내하며 이만한 판세를 만들어냈다. 북미관계에서 있어서도 김씨 정권에게는 그간 여러 차례의 좋은 기회들이 있었다. 클린턴 정권 때가 국가발전의 고속열차를 탈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나 김정일은 끝내 클린턴이 내민 손을 거부했다. 또 하나의 찬스였던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경제건설 아이디어와 문재인 정부의 따뜻한 손을 김정은이 어물어물하다 놓쳐버렸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물론 우리 민족의 숙원이다. 하지만 이제 한발 물러나서 대국을 볼 때가 됐다. 남북관계의 실상을 봐야 한다. 남쪽의 위상이 커질수록 북쪽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남쪽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북쪽을 핍박해서 김정권의 체제 유지를 힘들게 할 것인가? 아니면 북쪽을 도와 김정권의 유일체제를 도울 것인가? 전자는 위험부담은 있지만 통일의 길이다. 후자는 평화공존이지만 통일의 길은 아니다. 통일과 평화공존,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그것은 김정은 유일체제의 가치평가에 달린 문제다. 김씨 유일체제가 북의 동포들에게 백해무익하면 통일의 길이 옳고, 북 나름대로 김씨 유일체제가 유지할 가치가 있다면 평화공존이 옳다. 문재인 정부는 후자를 선택, 그동안 김정은 정권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결과는 허탕이었다. 남쪽의 국론분열만 낳았고, 국론분열은 남(南)이 가야 할 더 큰 길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통일의 길을 갈 것인가, 평화공존의 길을 갈 것인가 이제 국민적 합의를 명확히 해야 할 때가 된 이유다.

어느 길이든 분단의 현실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도 남(南)의 경제가 더 커져야 가능한 일이기도 한다. 남북의 문제는 당분간 다음 어젠다로 두자. 그 기간이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국제사회와 북(北) 동포들 스스로에게 맡겨두자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민족화해와 통일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하되, 얼마간 북한의 페이스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북한이 국제적으로 손상받을 일, 대내적으로 정권의 ‘정통성의 신앙’을 갑자기 훼손받는 일이 없도록 우리가 도와줌으로써 북한에 대한 도덕적 우위성을 확보하고 있으면 된다.

다행스럽게도 문&바이든 간의 정상회담 합의문이 한미동맹의 미래의 로드맵을 그려주었다. 글로벌 차원의 경제동맹을 최대한 활용하여 국력을 더욱 신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펜데믹 상황을 타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한계를 보았다. 성공이든 실패든 관계없이 백신개발을 위해 12억불을 과감히 투자할 수 있었던 미국의 경제력과 선진과학의 힘을... 우리의 경제력이 더 커져야 하는 이유다. 한미경제동맹을 바탕으로 더욱 막강한 경제력을 키우며 과학과 무력의 증강, 그리고 높은 도덕성을 갖춘 나라를 만들어 가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美.日 해양세력 대 러·中 대륙세를 조정, 아시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지도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통일 한국 역시 북녘 동포들 스스로가 합의를 이룬다면 언제든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좀 더 스케일이 크게 나가는 고국을 꿈꾸어 본다.

필자소개
이계송/재미수필가,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광주일고, 고려대정치외교학과졸업
저서: <꽃씨 뿌리는 마음으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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