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카피해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차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29~30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개최된 `한-유럽연합(EU) 과학기술 콘퍼런스 2010(EKC 2010)'에 참석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이기준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이번 행사에 대해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기초 과학기술 선진국인 유럽의 학계, 연구소, 기업 등에서 연구활동 중인 한국인 과학기술인들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인들을 인적 네트워크로 묶어주기 위한 것.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가 결국 한국과 유럽의 과학기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이끌어낼 일차적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번 학술회의를 공동주관한 과총 이 회장의 믿음이다.
이 회장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유럽을 능가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또 기술 우위에 있더라도 그것이 오래 가지 않는다."며 "이는 유럽도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유럽과 한국의 한국인 과학기술인들을 연결해주는 이번 학술회의는 지난 2008년 시작돼 올해로 세 번째를 맞고 있는데 유럽 내 한국인 과학기술인을 매개로 한국과 유럽 간 과학기술 협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학술회의의 소주제로 '과학기술과 문화'를 채택한 것과 관련, "과학기술과 문화 및 예술은 함께 가는 것이다. 서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과학기술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11명이나 배출한 과학기술 강국이면서도 문화의 나라이기도 한 오스트리아는 이번 학술회의가 지향하는 바와 맞아떨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과학기술에서 창의를 강조한 백성기 포스텍 총장의 기조연설과 창의적 예술공연과 컴퓨터의 만남을 소개한 빈 소재 음악&공연예술대학의 베르너 괴블 박사의 강연에 청중들이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과학기술은 과학기술인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 부강한 국가들이 모두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사회 발전을 뒷받침할) 과학기술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젊은 층이 다음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