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사하한인회는 과연 누가 회원일까?
[수첩] 사하한인회는 과연 누가 회원일까?
  • 라스베가스=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6.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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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법인등록한 연변출신 미국복수국적자가 회장...한국인수는 총 3명
미국 서남부연합회 총회에 참석한 엘레나황 사하한인회장(왼쪽).
미국 서남부연합회 총회에 참석한 엘레나황 사하한인회장(왼쪽).

(라스베가스=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주한인회장협회 총회에 갔다가 미 서남부연합회와 러시아 사하한인회의 MOU행사에 참여했다. 3박4일간 열린 미주한인회장협회 총회 행사의 둘째 날 첫 이벤트가 이 협약식이었다. 이 행사에는 총회에 참여한 각지의 전현직 한인회장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정우 서남부연합회장과 엘레나 황 사하한인회장은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협약서를 교환했다.

서남부연합회는 LA, 오렌지카운티,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뉴멕시코, 콜로라도 등지의 30여개 한인회로 이뤄진 대규모 연합회다. 교민수도 100만명 안팎을 이룬다. 이 연합회는 러시아 현지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과 또 탈북자를 돕기 위해 사하한인회와 협약서를 교환하고, 또 1차로 3천불에 이르는 탈북자 지원 기금도 전달했다. 이정우 연합회장은 “탈북자 지원 기금이 제대로 사용되면 이후에도 2차, 3차로 지원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한편 엘레나 황 사하한인회장은 러시아어와 우리말로 사하한인회가 2019년 설립됐다고 소개하고, “사하한인회 발전기금을 후원해 주신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지원 기금을 두고 “탈북자 지원”과 “한인회 발전기금”으로 서로 표현이 달랐지만, 참석자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번 협약서 교환행사는 서남부연합회 측 회장들과 엘레나 황 사하한인회장이 지난 2019년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엘레나 황 회장은 2019년 한인회를 직접 창립한 후,  곧바로 그해 10월에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했다. 이 때문인지 재외동포재단의 공식 홈페이지인 코리안넷에도 사하한인회가 등록돼 올라있다.

지역별 한인회 검색창으로 가서 ‘러시아’ 지역을 넣고, ‘한인회’를 검색하면, 러시아 내의 한인회와 고려인협회 등이 검색된다.

모두 7개 단체가 등록돼 검색되는데 한인회로는 모스크바한인회 상트페테르부르크한인회 연해주한인회 사하한인회의 4개 한인회, 고려인협회로는 러시아 로스토프주고려인협회, 상트고려민족문화자치회, 예카테린부르크민족문화고려인협회의 3개 단체가 검색된다. 사하한인회를 보면, 회장은 ‘황춘화’, 그리고 이메일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그리고 한인회 홈페이지는 공란으로 나온다.

과연 사하에는 한인수가 얼마나 될까? 고려인들이 살고 있어서 고려인협회 대표가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초청받아 참석하곤 했는데, 이 고려인협회와는 무엇이 다를까?

두산백과에 따르면 사하는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공화국이다. 야쿠티야(Yakutia)로도 부른다. 러시아 극동지방의 중서부와 북서부에 걸쳐 위치하며,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5,000km 떨어져 있다. 주민은 야쿠트인(49.9%)과 러시아인(37.8%)이 가장 많고, 그 외에 에벤키인(2.2%), 우크라이나인(2.2%)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이르쿠츠크총영사관이 사하공화국을 관할하고 있다. 사하에 고려인이 얼마나 있고, 고려인협회는 있는지 그리고 한국인 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주이르쿠츠크총영사관에 질의를 했다. 총영사관에서는 사하공화국에는 약 1천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으며, 한국인은 LG법인장,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 한국인 음악 지휘자 등 3명 정도가있다고 알려왔다. 또 고려인단체로 ‘사하공화국 고려인협회’가 있으며, 한국인이 거의 없어서, 한국인단체는 없다고 했다.

그럼 엘레나 황회장은 어떻게 사하한인회장이 됐으며,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초청받아 참석했을까? 다음은 서남부연합회와 협약식을 가진 직후 황엘레나 회장과 기자가 나눈 대화다.

-황회장은 러시아에서 태어났나?
“아니다. 중국 연변자치구 훈춘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사하로는 어떻게....
“부모님을 따라 러시아 사하로 갔다. 그 후 러시아 국적도 받았다.”

-미국 국적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혼자서 미국으로 이민했다. 미국 국적도 받아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서 거주하는가?
“그렇다. 러시아 사하와 미국을 오가면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사하한인회는 언제 만들었나?
“2019년 6월22일 설립했다. 직접 만들어서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이런 대화를 나눈 얼마후 엘레나 황회장 측으로부터  한 서류를 건네받았다. 사하공화국 정부에 ‘한인회’라는 이름으로 비영리단체 법인등록한 서류였다.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스타하노프스키거리 11A동’을 주소지로 한 비영리법인 등록증이었다. 여기에 적인 법인명칭은 ‘하닌헤’. 한인회의 우리 발음을 법인명으로 등록한 것이었다. 그리고 괄호 안에 ‘한국협회’라는 해석도 병기해 놓았다.

이 사하의 한인회 주소를 러시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친구’라는 상호의 음식점도 검색된다. 음식점 등록자는 ‘황춘화’다.다시말해 황춘화 명의의 식당 주소에 ‘한인회’라는 비영리법인도 등록돼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황춘화 회장은 이번 라스베가스 행사에 황춘화 대신 엘레나 황이라는 이름의 명함을 들고, 미국에 거주하는 딸과 함께 참여한 것이다.

사실 본지는 황춘화씨든 엘레나황이든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취재한 것은 아니다. 사하에 고려인협회가 있는데, 어떻게 연변동포이자 미국국적도 가진 사람이 사하한인회를 만들고 회장을 하는지 궁금해서 주이르쿠츠크총영사관에도 물어본 것이다.

본지는 재외동포재단에도 질의를 했다. 엘레나 황 회장이 어떤 경위로 2019년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초청돼 참석했는지 물었다. 하지만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는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 아마 1년여 전의 일이어서 참석경위를 밝히는데는 시간이 필요한지 모른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회는 현지 정부에 ‘한인회’라는 이름으로 비영리단체 등록을 했다고 해서 한인사회나 우리 정부의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한인회라는 이름의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고 해서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초청받는 것도 아닐 것이다. 재외동포재단 사이트에 한인회이름이 검색되는 것도 아무렇게나 되지는 않을것이다.

본지는 사하한인회의 회원이나 이사가 누구인지도 궁금해 황회장한테 질의했다. 현지 정부에 법인등록을 하면서 어떤 사람을 이사들로 이름을 올렸는지 물었다.  하지만 황 회장은 4명이 이사등록을 했다면서도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을 해왔다. 과연 사하한인회의 회원이나 이사는 누구일까? 사하에 거주하는 한국인도 명단에 들어있을까? 못 밝힐 사정이 있는 듯해 아쉬울 따름이다.

라스베가스=이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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