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의 벽’은 후손들을 위한 것”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의 벽’은 후손들을 위한 것”
  • 워싱턴DC= 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7.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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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킴와 방문이 ‘추모의 벽’ 건립 참여 계기...지난 5월말에는 11만불 기탁하기도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이 '추모의 벽' 공사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이 '추모의 벽' 공사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워싱턴DC=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워싱턴DC 링컨기념관을 찾았을 때는 대지가 한낮의 태양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무렵이었다. 링컨기념관 앞으로는 축구장같은 직사각형의 인공호수가 이어져 있어, 마치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호수정원을 연상시켰다.

링컨기념관은 ‘혹성탈출’ 같은 영화로도 유명한 곳이다. 링컨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이 때문인지 기념관은 평일 한낮에도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곳에서 11만불의 성금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이 링컨기념관 인근 한국전참전용사기념비 앞에서 설명을 시작했다. 두달전인 5월31일 ‘추모의 벽 건립기금’으로 11만불을 모금해 미국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에 전달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건립기금 전달행사가 이뤄졌다. 이 행사에는 이수혁 주미대사,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제프 라인몰드 공원관리 국장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은회장은 이날 존 틸럴리 미국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 이사장에게 11만불의 성금을 전달했다.

‘추모의 벽’이 들어서는 곳에는 아직 건립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현장은 철조망과 두터운 보호막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참전용사들의 전투모습을 담은 조각상들도 공사중 상처를 입을까 염려한 듯 꽁꽁 동여매져 있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이 추모의 벽에 모두 새겨집니다.”

은회장은 이같이 소개하며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을 가리켰다. 입간판의 안내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추모의 벽에는 3만6,574명 장병과 7,200명의 증원병력 이름이 세겨집니다. 모두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입니다. 주변에 보리수 나무를 새로 심고, 기념비도 새롭게 복원합니다.”

이어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공사현장으로 발길을 옮기자, 검은 색 긴 돌벽을 지난 곳에 뜻깊은 글들이 새겨져 있었다. 바닥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었다.

“아주 낯선 나라,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라의 부름에 응한 영예스런 우리 나라의 아들과 딸들”

바닥에 새겨진 이 글 옆으로는 ‘사망 미국 54,246 유엔 628,833’, ‘실종 미국 8,477 유엔 470,267’, ‘포로 미국 7,140 유엔 92,970’, ‘부상 미국 103284, 유엔 1,064,453’ 이라고 새긴 돌판들도 늘어서 있었다.

“저 글은 참 의미가 깊어요. 볼 때마다 가슴을 울리는 글입니다.”

은회장이 이런 말을 하면서 가리키는 곳을 보니 “FREEDOM IS NOT FREE”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번역하는 게 옳을까?

오늘의 한국이 거저 이뤄진 게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글이었다. 우리 한국을 위해 그동안 피를 흘리고 목숨을 바친 이름모를 사람들의 희생으로 지금의 한국이 우뚝선 게 아닐까?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른 채, 또 아는 이 하나 없는 그 나라를 지켜주고자 목숨을 던진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의 한국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깨달음이었다.

“2017년 월드킴와의 임원회의가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그때 월드킴와 회장은 독일에 계신 정명열 회장님이었고, 제가 준비위원장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당시 20여명의 월드킴와 임원들이 이곳을 방문하고는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이 어딘지도 모른 채 가서 나라를 구해주다가 목숨을 잃은 어린 장병들이 마치 자신의 아들 딸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날 월드킴와 임원들은 즉석에서 모금해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에 2천불의 기부금을 냈다. 그리고는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또다시 5천불을 존 웨버 당시 회장한테 건넸다. 그리고 은회장은 자신이 한미여성재단 회장을 할 때도 또 1만불을 모아 ‘추모의 벽’ 건립프로젝트에 기부했다.

“지난 5월 다시 11만불을 기금을 모았습니다. 그 때 10만불을 기부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손종락 님으로 ‘추모의 벽’ 건립이 정말 뜻깊다고 생각하신 것이지요. 우리 한인회에서도 기금모금을 위한 골프대회를 개최해 또 1만불을 모았습니다.”

은회장은 “많은 분들이 뜻깊은 일에 동참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추모의 벽을 세우는 것은 우리 자손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회장과 얘기를 마칠 무렵 미국인 일가족이 추모비 건립현장으로 오더니 안내판을 유심히 읽어내려 갔다. “한국 전쟁 참전용사들...이름을 새깁니다....”

이 추모의 벽은 지난 메모리얼데이때 착공해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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