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칼럼] ‘대한민국=선진국’ 자랑스럽다
[하정열칼럼] ‘대한민국=선진국’ 자랑스럽다
  • 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 승인 2021.07.13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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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지난 7월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승격시켰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국가는 한국이 최초다. 이제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속한 그룹으로 지위를 옮기게 됐다. 세계 32번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선진국이란 다른 나라보다 정치·경제·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를 말한다.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10위권 국가로 도약한 지 오래됐다. 그러나 정치와 문화가 다른 나라보다 앞섰다고 인정받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과 해외동포들이 지난 60여년 동안 손에 손잡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미래 대한민국의 지향점은 세계 일류국가로의 진입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류화는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의 품격이 한 단계 더 높아져 ‘행복한 국민, 희망찬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일류화를 위한 국민의 노력은 새로운 국가의 정체성과 국민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노력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살률은 높고 출생률은 낮다. 국민들이 현실에 만족을 못 하고,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한다는 징표다. 일류국가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일류화라는 큰 목표를 정해놓고 부단히 노력해야만 우리는 역사의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일류화란 한 국가의 총체적 변화와 도약을 의미한다. 단순한 양적 변화가 아니라 의식과 제도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도 일류국가 국민에게 걸맞은 선진적 사상과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법과 제도, 전략과 정책도 일류국가의 법과 제도 및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 사회의 지배적인 의식과 사상이 변화해야 일류화를 이룰 수 있다.

일류화는 건국의 기초 위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낸 산업화, 민주화와 선진화의 성과를 변증법적으로 종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본시 변증법에서 합(合, Synthesis)이란 단순히 정(正, Thesis)과 반(反, Antithesis)의 산술적 합이 아니다. 그것은 제거, 보존, 발전이란 세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양’(止揚, Aufheben)이라고도 한다.

대한민국의 일류화는 지난 세기 우리의 근대화를 이루었던 산업화세력과 민주화를 이루었던 민주화세력, 그리고 선진화를 이루었던 선진화세력이 함께 손을 잡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일류화를 위하여 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일류화의 주체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및 과학화·정보화세력으로 구성돼야 함을 의미한다.

일류국가가 되려면 국민들의 의식과 사상이 선진화돼야 한다.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국가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부패는 추방돼야 한다. 과거를 무조건 부정하고 비하하는 과거 청산형 역사관 혹은 자학적 역사관을 가지고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을 주장하면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의식과 정서 수준을 가지고는 일류시민이 될 수 없다. 폐쇄적 민족주의나 배타적 지역주의가 우리의 사고와 의식을 지배하는 한 세계화시대, 열린 네트워크시대에 일류국가를 건설할 수 없다. 헌법과 법치주의를 가볍게 생각하면 일류사회를 이룰 수 없다. 유사민주화(類似民主化)의 포퓰리즘(populism)이 정치를 지배하는 한 대한민국 정치는 일류화라는 국가비전을 실천하는 장이 되지 못한다.

일류화를 위한 제도와 정책의 개혁은 적어도 정치세력과 정책세력이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일류화를 지향하는 정책정당과 국가정책의 전문가 그룹, 즉 싱크탱크 그룹이 합작해야 제도와 정책의 올바른 개혁이 가능하다. 이익정당·지역정당을 비전정당·정책정당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노력이 성공해야 한다. 소위 선진정당이 나와야 한다. 동시에 이론연구와 실무경험을 고루 갖춘 전략·정책전문가의 싱크탱크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이들이 일류화를 이루기 위한 각종 제도개혁의 청사진과 정책개혁과제의 방향 및 구체적인 추진전략도 제시해야 한다.

제도와 정책을 올바르게 발전시키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능력과 역할이 필요하다. 국가능력은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전략과 정책의 개발능력이다. 즉 국가의 비전을 구상하고 목표를 제시하며 국가의 전략과 정책을 올바로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 전략과 정책의 집행능력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정책을 수립했다 하여도 그 집행이 부실하면 의미가 없다. 일단 확정된 전략과 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전략과 정책의 학습능력이다. 전략과 정책의 성공을 위하여서는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그 교훈이 다음의 전략과 정책추진과정에 반드시 반영돼 유사한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우선 정부가 솔선수범하여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법치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정치는 공염불의 정치이다. 올바른 법질서와 제도 확립을 통해 바르게 사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질서를 잘 지키고 서로 도왔으며 자존심이 강했다. 향약과 두레 등의 미풍양속이 있었다. 굳이 성문화된 법으로 일일이 규율하고 서로 송사(訟事)를 벌이지 않더라도 규범의식으로 자리 잡은 도덕률에 의해 자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했다. 이러한 자발적 질서가 유지될 수 있는 정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화된 국민의식 없이 국가의 일류화는 달성될 수 없다.

일류국가가 되는 참다운 미래는 이를 생각하고 화합을 꿈꾸는 국민들이 참여하고 힘을 모아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나누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한다. 선진국 대열에 당당하게 들어선 대한민국 국민들이여! 이제 일류국가를 향해 발돋움을 시작하자!

필자소개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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