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남 전 주몽골대사 “대사관에 ‘비자청탁 직원별 통계’ 내부자료 있어”
정재남 전 주몽골대사 “대사관에 ‘비자청탁 직원별 통계’ 내부자료 있어”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9.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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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가 비자 문제 건드리면, 직원들이 담합해 투서”… 월간조선 인터뷰서 밝혀
정재남 전 주몽골한국대사
정재남 전 주몽골한국대사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정재남 전 주몽골대사가 몽골에 비자 비리 세력이 있다면서 대사관 직원들도 이에 가담해 있다고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주몽골대사 재임 시 “2018년 11월29일 자로 작성된 ‘비자 청탁 직원별 통계’라는 내부자료를 발견했다”면서, “직원 1인당 수십~수천 건에 이르는 비자 부당협조 ‘비밀장부’였다”고 소개했다.

비자 브로커를 통해 청탁이 들어와 한 건을 처리해주는 리베이트 비용은 200만~500만원. 정 대사는 당시 직원을 고발하기보다는 실태 파악 후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고 소개했다.

2019년 2월 하순경 모 영사를 은밀하게 불러 관련 내사를 지시했으나 그 영사가 그 직후 비자 브로커 A씨와 모의해 ‘대사에게 리베이트를 주었다’는 비자 브로커들의 통화 내용이 담긴 사실 확인이 안 된 음성파일 등을 대사한테 보고도 없이 외교부 감사팀에 제출했다는 것.

정재남 대사는 “주몽골대사관은 대사가 비자 문제만 건드리면 직원들이 담합해 투서 등의 방법으로 대사를 축출하는 것이 가능한 조직”이라며 “전임 금병목(琴秉穆), 박진호(朴進鎬) 두 몽골대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소환된 것도 ‘성역’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위 ‘깐풍기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 언론보도와는 전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깐풍기 사건에 관여된 행정원도 대사관의 ‘비자 발급 비밀대장’에 비자 부당청탁 혐의 건수가 여러 건 기록돼 있었다. 그는 대사의 비리 내사 착수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박 행정원은 비자브로커 A씨를 찾아가 대책을 사전 협의하고, 이어 대사의 확인 지시에 대해 제대로 사실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사회적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이 깐풍기를 훔쳐 간 것으로 보이며, 그 말에 책임도 지겠다는 식으로 잇단 허위보고를 해 대사의 분노를 유발시킨 후 녹음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사는 한국노총의 말만 듣고 ‘악마의 편집’을 해 무조건 신경질 부리는 대사로 만든 것이다. 전제만 한두 개 비틀면 프레임이 바뀌는 것이다. 국무총리 방몽행사 시 수고한 행정원 격려 오찬에서 사용하고 남은 깐풍기는 초벌구이 상태여서 ‘음식’이 아니라 ‘재료’였다.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한 음식재료이고, 대사관의 물품이 없어져 조사한 것은 당연한 처사다. 행정원이 아르바이트생이 훔쳐갔다며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을 도둑으로 몰고 가기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했던 것이다. 결국 깐풍기 재료는 쓰레기통에서 발견했다. 행정원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깐풍기를 자신이 발견했다는 허위 경위서를 2차례나 작성해 나를 화나게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비자 브로커 조직이 내게 뒤집어씌우려고 했던 죄목은 ‘대사관 자금 유용’과 ‘비자 브로커’ 관련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내가 단돈 1원도 부정이 없고 여자 문제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자 브로커 근절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죄목을 뒤집어씌우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대사관 내부 협력 조직을 동원, 그동안 자신들의 업무상 과오나 태만으로 인해 대사에게 질책받은 것들을 전부 모아 대사로부터 수시로 인격 모독적 언행과 함께 퇴직을 종용당했다고 뒤집어씌웠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9년 6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의 일정으로 몽골에 온 외교부 감사팀의 행보도 처음부터 수상쩍었다면서 “비자 업무의 핵심 직원인 길강묵 영사팀장에 대한 면담조사도 없이, 문제 제기 직원들의 일방적 진술만 사실 확인 과정 없이 반영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외교부 감사관실은 비리 의혹 직원들의 의견만 감사의견서에 반영하고, 비리 의혹 직원들에 대해 별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도 상당한 자료 은폐와 폐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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