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승의 붓을 따라] 꿈같은 10년의 세월
[이영승의 붓을 따라] 꿈같은 10년의 세월
  • 이영승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 승인 2021.10.15 08:4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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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평생직장 정년퇴직을 앞두고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심이 깊었던 탓인지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다. 고심 끝에 나를 위해 살고자 재취업은 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며, 고려대 평생교육원의 유학 경전과 수필 창작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금년이 어언 10년째이다. 내 인생에서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지금쯤 무슨 낙으로 살까? 생각할수록 그때의 선택이 내 인생에서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유학 경전 강의는 고려대 김언종 교수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진행한다. 지식 나눔으로 무료 강의를 한 지 20여 년 되는데 명강의로 소문나 언제나 넓은 대강당은 빈자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김 교수 강의는 한 번 듣기 시작하면 중독이 된다”고 할 정도로 재미있어 사서삼경 등 각종 경전을 몇 번째 반복 듣는 사람도 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유튜브 강의로 대체 중이다.

나는 한문 실력이 부족해 솔직히 경전을 이해하기가 벅차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버티는 것은 수강생 중에서 고향 선후배로 구성된 ‘영가경전연구회(永嘉經典硏究會)’ 모임 때문이다. 강의가 끝나면 하루도 빠짐없이 고려대 뒷문 부근의 유정식당으로 달려가 막걸리로 뒤풀이를 시작한다. 모두들 다방면에 유식해 한 소재의 토론이 시작되면 끝날 줄 모르며, 어떤 날은 토론에 너무 심취해 지하철 막차를 놓칠 때도 있다.

동·하계 방학 때는 1박 2일로 역사 탐방을 떠났다. 안동을 비롯한 인근 여러 지방의 종가, 서원, 고택 등 가보지 않은 유적지가 없다. 종갓집 방문 시에는 교수님 명성 덕분에 종손이 기다리다 직접 안내해 주며 맛있는 종가 음식까지 대접받았다. 밤에는 경전 및 역사 토론, 미리 준비한 한시 낭독 등 잠시도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법이 없으니 이보다 더 신선놀음이 또 있으랴 싶다. 해외 탐방도 가끔 떠난다. 유학의 성지인 곡부와 무이산을 찾아 공자와 주자 만년유택(萬年幽宅)을 참배했던 추억은 정말 잊을 수 없다.

퇴직 후의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경전 모임 덕분이다. 그동안 작가로서 이 모임에 대해 늘 글 한 편을 쓰고 싶었으나 너무도 소중하고 벅찬 과제라 손을 대지 못했다. 하지만 10년 차를 맞이하는 금년을 그냥 넘길 수 없어 용기를 낸다. 먼저 회원들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약력을 상세히 기술하려면 각자 글 한 편으로도 부족하지만 지면상 요점만 간략히 소개하며 모임의 특성상 교수님부터 연장자순으로 기술한다.

교수님은 안동의 명문가 의성 김씨 후예이며 필자의 중학 1년 선배다. 대만국립사범대학 박사 학위를 받아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한국고전번역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학계의 다양한 중책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교수님께서는 조모님이 필자의 종가인 임청각에서 출가하여 고성이씨와 인연이 깊다며 늘 과분한 관심을 주시고, 아들 중매도 여러 번 하셨다. 성사되지 못한 안타까움에 결혼하게 되면 꼭 주례로 모시려 했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혼주가 주례를 서고 신랑이 축가를 부르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A는 하회 류씨로 우리 회원 중 가장 연장자이며 경북중고와 서울법대를 졸업 후 국책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한문 실력이 깊어 경전과 역사 등에 두루 해박하며, 문중 일도 헌신적으로 봉사하신다. 자녀 남매가 모두 서울대를 나와 아들은 사법고시, 딸은 외무고시를 합격하여 중앙부처 요직에 봉직하고 있다.

B는 전주 류씨이며 필자의 중학 동기다. 조선일보 기자로 명성을 날리며 취재본부장과 영국특파원을 거쳐 영남본부장으로 퇴임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쳐 지금은 강원대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 사회적 현안에 대해 촌철살인의 칼럼을 기고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정의롭지 않은 일을 보면 참지 못하며 후배들에게 엄해 모임의 군기반장으로 통한다. 강한 성격 같지만 실은 마음이 여리어 지호(종이호랑이)선생으로 불린다.

C는 안동 김씨 후예로 은행 지점장으로 퇴임했으며 모임의 만년 총무다. 학문에 열정이 높아 늦은 나이에 그 어렵다는 ‘고전번역교육원’ 교육 과정을 졸업했으며 한시회(漢詩會) 감사도 맡고 있다. 한문 실력이 워낙 출중해 사부님에 버금갈 정도인데 총기까지 뛰어나 유명 한시를 50수 이상 줄줄 외워 주위를 경악케 한다. 불어를 전공했음에도 중국어와 일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며, 붓글씨도 경지에 올랐으니 세상은 참으로 공평하지 못한 듯하다.

D는 밀양 박씨이며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찰 지청장을 역임 후 지금은 변호사로 명성이 높다. 학구열이 높아 강의 시간이면 항상 맨 앞자리를 독차지하며, 어쩌다 늦게 도착해도 남들이 그 자리를 지정석으로 인정해 비워둘 정도다. 성품이 겸손하고 인정이 많아 고향 특산품을 수차 회원들에게 보내 감동을 주고 있다. 필자가 한전 상주지사장으로 근무 시 지청장이 기관장 모임 회장이고 내가 총무였다. 그는 전임 지청장이라 당시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모임 관련으로 서울에서 몇 번 만난 적 있다. 그런데 우연히 경전 수강을 같이 시작하고 모임도 함께하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E는 충주 석씨이며 LG에 입사해 승승장구했다. 그룹 내 인재로 발탁되어 미국 연수 과정을 통해 국제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했으며, 법무실장 중책을 맡아 기업경영에 크게 기여했다. 명석한 머리와 예리하고 순발력 있는 언변은 실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F는 영월 신씨이며 필자의 중학 2년 후배다. 서울에서 의대를 졸업 후 내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바쁜 의사 생활 중에도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을 여러 권 출간했으며 의사회 수필 문단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도 출간했다. 자식복도 있어 두 아들을 모두 의사로 키워냈으며, 딸은 금년 서울대 박사학위를 받으며 졸업했다.

G는 하회 류씨이며 중학 3년 후배다. 안동중학교를 수석 입학했으며 경기고와 서울대학을 졸업한 수재다. LG그룹과 풍산금속에서 기업인으로 크게 성취했으며, 문중 일에 관심이 많아 서애학회(西厓學會) 부회장 중책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붓글씨에 심취해 일취월장 중이니 장래의 귀추가 주목된다.

회원 면면이 공개 모집을 해도 구성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우연히 결성되었음에도 모두 고향 선후배이며 안동 명문 집안이 고루 참석했다. 이 중에 모든 면이 부족한 필자가 함께할 수 있음이 실로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이분들 외에도 나중에 입회한 회원이 10여 명 더 있으며 개인 사정상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분도 있다. 그들 역시 대학교수, 고위공직자 등 대단한 분들이지만 함께 기술하지 못해 안타깝다.

지난 10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니 실로 꿈만 같다. 우리 모임의 성격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즐기며 공부하는 결사체(結社體)’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나이 들어가면서 공부보다 더 즐거운 낙이 뭐가 또 있겠는가? 이 모임이 있는 한 우리는 내일도 행복하리라.

필자소개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2014)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 추천작가회 이사
전 한국전력공사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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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10-16 10:05:00
, 주변부 사상으로는 도가나, 음양가, 묵가사상등이 형성되었고, 법가사상은 이와는 다른 현실적인 사상이며, 국가의 통치에 필요한 방법이었습니다(진나라때 강성하고, 유교나 도교와 달리, 한나라때 율령이 반포되어 이후 동아시아에 유교와 별도의 성격으로 국가통치에 활용됨).



@ Royal성균관대(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승계,한국 最古.最高대).Royal서강대(세계사반영,교황윤허,성대다음예우)는 일류,명문.주권,자격,학벌없이 대중언론항거해온 패전국奴隸.賤民불교Monkey서울대.주권,자격,학벌없는 서울대.추종세력 지속청산!

http://blog.daum.net/macmaca/733

http://blog.daum.net/macmaca/2967

윤진한 2021-10-16 10:03:43
승려賤民한국과비슷.강점기 하느님에 덤비며(창조신내리까는 부처처럼)유교부정,불교Monkey일본.하느님보다높다는 성씨없는 일본점쇠賤民.후발천황(점쇠가 돌쇠賤民.불교Monkey서울대 전신 경성제대설립)옹립.한국은 세계종교유교국.수천년 유교,하느님,조상신,공자 숭배.해방후 조선성명복구령 전국민이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복귀.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 세계종교국중 하나인 한국이 불교Monkey 일본의 강점기를 겪으며 대중언론등에서 유교가 많이 왜곡되고 있음.

http://blog.daum.net/macmaca/3131

@동아시아는 수천년 유교사회입니다. 공자님 이전의 始原유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 이전의 구약성서 시대에 해당됩니다. 하느님(天).神明,조상신 숭배가 유교의 큰 뿌리입니다. 유교는 국교로

윤진한 2021-10-16 10:02:28
석전대제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일제강점기 강제포교된 일본 신도(불교), 불교, 기독교는 주권없음. 강점기에 피어난 신흥종교인 원불교등도 주권없음.

주권없는 패전국잔재 奴隸.賤民이자, 하느님.창조신을 부정하는 Chimpanzee계열 불교일본서울대Monkey와 추종세력들이 학교교육 세계사의 동아시아 세계종교 유교,윤리의 종교교육 유교, 국사등과 달리, 일본강점기때 일본이 유교를 종교아닌 사회규범으로 했으니까, 유교가 종교아니라고 최근 다시 왜곡하는데,이는 일제잔재 대중언론에 포진하여 루머수준으로 유교에 도전하는것임.한국은 미군정때,조선성명복구령으로 전국민이 조선국교 유교의 한문성명.본관을 의무등록하는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임은 변치않으며 5,000만이 유교도임.@인도에서 불교도는,불가촉賤民.조계종승려

윤진한 2021-10-16 10:01:46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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