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순대와 생맥주 - 고대진 텍사스대학 명예교수 지음
[신간] 순대와 생맥주 - 고대진 텍사스대학 명예교수 지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1.11.19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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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기숙사에서 한 학기에 한 두어 번 스테이크가 나왔다. 그런 날은 저녁 식탁에 촛불까지 켜놓고 제법 분위길 살려준다. 물리학과에서 공부하던 내 대학 동창이 하는 말 ‘야, 대진아. 미국에도 순대가 다 있더라.’ ‘농담하지 마.’ ‘진짜야. 오늘 저녁 메뉴 보니까 순대라고 나왔더라.’ ‘진짜? 그러면 우리 깨소금 좀 준비해서 가자.’”(순대와 생맥주 中에서)

재미작가 고대진씨의 에세이 <순대와 생맥주>(선우미디어, 296페이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제주도 출신인 고대진씨는 워싱턴대학교에서 수학과와 통계학을 전공하고 버지니아 의과대학, 샌안토니오 텍사스대학 통계학과 교수로 일했는데 워싱턴대에서 공부했을 때의 일화다. 정말 워싱턴대 메뉴에 순대가 나왔을까?

“우린 순대나 실컷 먹지 뭐 하며 아무리 찾아도 순대는 안 보인다. ‘야 너 잘못 본 것 아냐?’ ‘아냐 저기 쓰여있잖아. 순대라고.’ 가서 보니 웬 아이스크림만 잔뜩 있다. 친구 녀석이 가리키는 메뉴를 보니 Sundae라고 크게 쓰여 있다. 얼마나 고국 음식이 그리웠으면 썬대가 순대로 보였을까.”

Sundae 아이스크림은 일요일 Sunday와 발음이 비슷하다. 위신콘신주의 한 시골 음식점 종업원이 안식일이어서 알콜을 먹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기다란 술잔 위에 초콜릿 시럽을 뿌려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준 것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고대진 작가가 최근 펴낸 ‘순대와 생맥주’에는 저자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재미 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도 독자들이 심각하게 이글이 읽히길 원하지 않는다. 본지에 편지를 보내면서도 “가볍게 웃으며 읽으셨으면 한다”고만 했다. 하지만 때로는 디아스포라의 쓸쓸함이 담겨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뭍어 있다.

“하지 말라는 것을 우기면서 굳이 하다가 마누라가 조금 다쳤다. 내 입에서 무심히 나오는 말이 ‘잘컨다리여.’ 마누라는 ‘뭐라고요 잘록한 다리라고요?’ 하더니 ‘아, 이남자가 또 사투리를 쓰는구나라’고 생각했는지 웃는다. 잘컨다리여, 표준말로는 아마 ‘고것 쌤통이다. 그것 봐라. 내가 말렸는데’라는 말뜻이다.”

저자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 오현고와 연세대를 나온 뒤 미국으로 유학갔다. 지금은 텍사스대학교 명예교수로 일한다. 그는 <미주문학>(시, 수필)으로 등단하고,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단편소설)에 입선했다. 미주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영혼까지 독도에 산골하고>, <소올기>, <독도 33인의 메아리>(공저) 등을 썼다.

<순대와 생맥주>엔 65편의 에세이뿐만 아니라 7편의 시도 들어 있다. 생맥주 편의 내용은 루트비어(Root beer, 생강과 다른 식물 뿌리로 만든 탄산음료)를 생맥주로 오해해 생긴 좌충우돌 얘기다.

고대진 텍사스대학 명예교수 지음
고대진 텍사스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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