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여인천하’ 훼잇빌한인상공회의소, “개업하면 꽃 들고 찾아갑니다.”
[탐방] ‘여인천하’ 훼잇빌한인상공회의소, “개업하면 꽃 들고 찾아갑니다.”
  • 훼잇빌=이종환 기자
  • 승인 2021.11.2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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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민족 참여하는 인터네셔널 페스티벌에서도 3년 연속 1위
훼잇빌한인업소록 및 생활정보 가이드북도 자체 제작해
사진은 왼쪽부터 훼잇빌한인상공회 이동연 부회장, 김미경 회장, 권혁례 초대 회장
사진은 왼쪽부터 훼잇빌한인상공회 이동연 부회장, 김미경 회장, 권혁례 초대 회장

(훼잇빌=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우리 한인상공회의소에서 만든 회원 주소록입니다. 나눠주다 보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김미경 훼잇빌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렇게 말하며 책을 건넸다. 2018년 한인상공회의소가 발간한 훼잇빌 한인업소록 및 생활정보가이드북이었다. 노스캐롤라니아에 있는 훼잇빌(Fayetteville)은 공군과 육군, 공수부대 등이 주둔한 미국 굴지의 군사도시다. 주둔 병력수로는 미국 안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힌다. 그러다 보니 인구 30만명 중에 군인가족만 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훼잇빌의 한 음식점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봤어요. 너무 앳된 병사들이었어요. 하도 안타까워서 식삿값을 내가 내겠다고 했어요.”

함께 한 권혁례 초대 훼잇빌한인상공회의소회장이 “지난 8월 아프카니스탄에 주둔하던 미군 철수를 도우기 위해 파견된 부대도 훼잇빌에 있던 부대였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은 군인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 비행기에서도 우선 탑승시키고, 식당에서도 군인들을 보면 손님 누군가가 식사비를 대신 내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훼잇빌을 방문한 것은 11월18일이었다.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랄리(Raleigh)에 들렀다가 이어 훼잇빌을 찾았다. 훼잇빌은 랄리에서 자동차로 불과 한시간 반 거리였다. 훼잇빌에서는 워싱턴DC까지도 4시간반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훼잇빌 한인상공회의소는 이동연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경영하는 부동산회사 사무실을 공동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2015년 2월 훼잇빌 한인상공회의소가 창립됐습니다. 초기 4년을 권혁례 회장께서 맡으시고, 이어 제가 이어받아서 현재 회장을 연임하고 있습니다.”

김미경 회장이 한인상공회의소의 연혁을 소개하자, 옆에 있던 권혁례 초대 회장이 말을 받아서 “나는 기초를 놓았을 뿐이고, 김미경 회장이 그 위에 빌딩을 지었다”고 추켜세웠다. 한인상공회의소 업소록은 권혁례 회장이 재임하던 시기, 1년에 걸쳐서 어렵사리 만들었다고 한다.

“훼잇빌에는 한인회가 있어요. 39대까지 내려왔는데, 최근 한인회장을 뽑지 못해 공석으로 있어요.” 1세대들이 나이가 들어 서서히 물러나는 가운데, 한인회를 이어받을 젊은 피들을 제대로 찾지 못해 한인회 활동이 주춤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한인상공회의소가 한인회 역할까지 일부 맡을 수밖에 없는 듯했다.

“훼잇빌에는 매년 인터네셔널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48개국 사람들이 참여하는 대형 시가 퍼레이드 행진도 펼쳐집니다. 퍼레이드가 열리면 거리 연도에는 태극기의 물결이 장관을 이룹니다.” 한인팀은 사물놀이를 앞세우고 장구춤과 한복 행진을 이어간다고 한다. 태권도팀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한국음식도 부스를 만들어서 소개하는 등 대형 문화행사라는 설명이다.

2019년 열렸던 회장 이취임식
2019년 열렸던 회장 이취임식

“퍼레이드 시작 전에 연도에 있는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500개에서 1천개 나눠줍니다. 한국에 주둔했던 베테랑도 많아서 협조를 잘 해줘요.” 한인상공회의소가 이런 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면서 훼잇빌 인터네셔널 페스티벌에서 한국팀이 3년 연속 1등을 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훼잇빌은 미군 부대가 있다 보니 한인들도 이들과 결혼한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훼잇빌 한인사회는 말 그대로 ‘여인천하’다. 한인상공회의소도 초대 회장과 현 회장은 물론이고, 이사들까지 여성파워가 압도한다. 김미경 현 회장도 영국 유학때 미군으로 파견 나온 남편을 만나 훼잇빌에 정착했다.

“개인희생이 없으면 한인단체를 이끌어가기 어렵지요.” 함께 한 이동연 부회장의 이 같은 소개처럼, 한인상공회의소는 한인커뮤니티를 도우면서 성장해 왔다.

“누가 개업했다고 하면 한인상공회의소에서 화분을 들고 찾아갑니다. 먼저 찾아가 인사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줍니다.” 지난해 5월 백인경찰에 의해 죽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시위가 일어나 일부 한인가게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도 한인상공회의소가 찾아가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훼잇빌의 한인 인구는 인구센서스 결과로는 7천명에서 8천명 정도다. 식당 등 자영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인상공회의소는 이들을 위해 보건복지국과 연결해 위생규정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세무보고 프래그램 등 교육 세미나도 자주 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때는 교민들한테 마스크 공급도 했다. 골프대회도 상공회의소 주최로 자주 열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권혁례 초대회장은 한국식당과 스포츠바로 불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고, 김미경 현 회장은 훼잇빌 최대의 아시안식품수퍼마켓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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