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지개 나라의 유산’ 홍보차 제주 찾은 재외동포 이진영 감독
영화 ‘무지개 나라의 유산’ 홍보차 제주 찾은 재외동포 이진영 감독
  • 제주=이석호 기자
  • 승인 2021.12.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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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감독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무지개 나라의 유산’(Words of Wisdom From the Rainbow State)이라는 독특한 단편 영화를 제작한 재외동포 이진영 감독이 제주도를 찾았다.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12월9일 서귀포시에 있는 재단 회의실에서 개최한 재외동포 전문가간담회에서 그는 자신의 영화를 소개했다.

하와이국제영화제를 비롯, 타고르국제영화제, 스톡홀름 시티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무지개 나라의 유산’은 하와이 이민사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먼저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와이는 누구나 알고 있듯 에메랄드빛 바다와 푸르른 산 위로 사시사철 포근한 햇살이 내려앉는 낙원같은 섬이다. 사람들도 친절해 살기에 더없이 좋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운 하와이 이면에 엄청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 하와이로 갔던 2005년엔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다.

“20여년 한국에서 살다 우연히 하와이로 여행을 갔습니다. 1년만 살자고 했는데 하와이와 사랑에 빠져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이 감독은 하와이에서 한국일보 하와이지사 소속 기자로, 한인방송 앵커로 일했다.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과도 인터뷰했는데, 하와이 한인사회 대부로 불린 고 김창원 회장과 인터뷰하면서 하와이 한인 이주사와 관련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무지개 나라의 유산’ 공식 포스터

“김창원 회장은 독특한 분이었어요. 김 회장의 아버지는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자였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크고 한국 대학을 졸업한 아들 김 회장은 거꾸로 하와이로 왔습니다. 하와이에 있는 건축 회사에서 월급쟁이 사장으로 일한 김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많은 부를 하와이 한인사회에 돌려주었습니다. 뙤약볕 아래 일하며 모은 돈을 독립자금에 보탠 1세대 한인 노동자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이 감독은 김창원 회장과 같이 소중한 분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이들의 스토리를 영화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무지개 나라의 유산’은 총 6편으로, 이날 재외동포재단 전문가 토론회에서 소개한 영화는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프롤로그는 하와이 이민사를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 102명은 1903년 1월13일 하와이에 도착한다. 한국인들은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을 했다. 하루에 주어진 휴식 시간은 점심시간 30분 뿐이었다.

1903년부터 일제에 의해 해외 이민이 중단됐던 1905년까지 하와이에 온 1세대 한인 7천여명 중 대다수는 남성이이었고, 여성은 전체 9%에 불과했다. 신붓감을 구하기 어려운 한인들은 소위 사진 중매로 신붓감을 구했고, 1910년부터 24년까지 사진 중매로 700여 한인 여성이 하와이로 갔다.

한인 여성들은 낯선 문화, 낯선 땅에서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1920~1940년대 통계에 따르면 다수 한인 자녀들이 하와이 대학에 입학했고 이들은 교사, 의사, 변호사가 된다.

‘무지개 나라의 유산’ 나머지 5편은 김창원 회장을 비롯한 한인 후손들의 인생 스토리다.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다큐멘터리 감독 게리박씨, 하와이에서 36년간 공직생활을 한 청렴결백의 상징 해리김씨, 한국인 최초로 미국 주대법원장에 선임돼 17년간 하와이 사법부를 지휘한 문대양씨,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에 100만달러를 기부 약정한 양성철 전 주미대사,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마이클임씨등이 소개된다.

무지개 나라는 하와이의 공식 별명이다. 재밌는 점은 백인이건 흑인이건 어떤 인종이건 하와이 전체 인구의 1/4을 넘지 않는다는 것. 100여년 전 하와이에 온 한인 102명도 7만여명으로 증가해 하와이 다문화 커뮤니티의 한 축이 됐다. 지난 11월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주호놀룰루한국총영사관 공식 유투브를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이 감독이 ‘무지개 나라의 유산’를 상영하면서 이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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