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㉖] 거대 유통업체들의 신속 배달 서비스 경쟁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㉖] 거대 유통업체들의 신속 배달 서비스 경쟁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1.12.11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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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배송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투입하는 방법은 놀라운데 그 중에서 상당수 거대 유통업체들이 드론 배송에 집중한다.

아마존의 경우 고객이 상품 구매 버튼을 누르면 준비된 드론이 배송센터에서 상품을 출하하여 배송거리가 16킬로미터 미만이면 상품중량 2.3kg까지 30분 내에 배송한다.

드론 택배의 강점은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도심지에서 교통 체증을 피해 목적지까지 최단 시간 내 항공배달이 가능하다. 인건비 절약은 물론 강추위에서도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것은 물론 오지 등에 물건 배달도 문제없다. 특히 산악이나 섬 지역과 같은 도로망이 구축되지 않은 도서산간에 드론 택배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능이 될 수 있다.

산악이 많은 알프스산맥의 스위스도 드론 활용에 적극적이다. 스위스는 로봇과 드론을 배달에 선택적으로 활용한다. 로봇은 20㎏ 정도의 무게에 6개의 바퀴가 달려 있다. 10㎏까지 실을 수 있고 이동 가능한 거리는 6㎞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3㎞ 속도로 주행하지만, 최대 시속 6㎞까지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급한 물건은 좀 더 빨리 배달할 수도 있다.

우편배달 로봇은 몸체에 9개의 카메라와 전방에 4개의 동작 감지 센서, GPS(위치정보시스템) 장치 등이 장착돼 있어 사전에 입력된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장애물과 공사 구간 등을 피해 가고, 신호등 앞에서는 차가 지나갈 때까지 멈출 줄도 안다. 학습 능력도 갖춰 한 번 갔던 길에 대한 정보를 다음 배달 때 활용할 수도 있다. 카메라와 GPS 등은 도난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로봇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물건 주인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물건을 찾아가도록 한다. 로봇에는 원격조종장치가 달려 있어 배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체국에서 원격으로 로봇의 진행 경로 등을 다시 조종한다.

스위스 우정국은 당일 또는 실시간 ‘동네 배달’ 서비스엔 로봇, 오지 등에 빠른 배달을 할 때는 드론을 투입하는데 로봇과 드론을 활용하더라도 우편배달부 인원이 크게 줄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편물에 편지 등 서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식료품·생활용품 등 작은 포장 우편물도 포함되므로 엄청나게 폭주하는 우편물을 분류 등에는 사람의 역할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DHL는 2013년부터 ‘DHL파슬콥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최고 시속 64km로 운행하는 이 드론은 원래 북해 연안에 있는 유스트섬에 약품 등 의료품을 전달하기 위해 출발했다. DHL이 자체개발한 파슬콥터는 자동비행 기능으로 사람이 무선 조종을 하지 않아도 내장 컴퓨터에 입력된 비행경로를 따라 비행했는데 현재는 각종 우편물도 배달한다.

그러나 현재 활용되는 상업용 드론은 기본적으로 배터리 수명 때문에 대체로 1시간 이상의 장거리 배송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드론 배송의 서비스 왕복 거리는 10마일(16.1km)이 한계이다. 이 문제를 아마존은 약 14km 상공에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같은 비행선 물류센터를 띄워 이런 한계를 넘어서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의 요구가 많은 물품을 확보한 비행선을 특정 지역의 상공에 띄워놓은 뒤, 지상의 관제 시스템과 연결해 상시 배송 대기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지상에서 출발할 때보다 동력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일반 항공기들은 10km 내의 고도비행이므로 충돌도 피할 수 있다.

드론의 기술도 발전하기 마련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티모시 아무켈레 박사는 드론으로 259㎞ 떨어진 곳에 진단용 혈액 시료를 안전하게 운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드론 택배로는 세계 최장거리 비행 기록인데 드론이 그동안의 작동시간을 3배나 늘린 3시간 동안 애리조나 사막을 가로질러 비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자 교통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의료용 택배 수단으로 곧바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수혈용 혈액 운반에서 시작한 드론 택배는 의약품과 의료용품으로 배달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드론이 21세기 최고의 의료 시료 운반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회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드론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르완다의 경우 드론이 2㎏의 혈액 상자를 싣고 날아가 병원 근처에서 낙하산에 매달아 떨어뜨린다. 드론은 왕복 160㎞ 거리까지 비행할 수 있다. 의료 배달에는 수혈용 혈액에서부터 말라리아와 광견병 백신, 파상풍 치료제, 뱀독 해독제 등 냉장 보관이 필수적인 의약품은 물론 혈액 튜브 등 의료기기도 포함됐다.

배송 드론에서 흥미 있는 것은 식당에서의 음식물 배달이다. 싱가포르의 음식점에서 웨이터 대신 드론이 식사와 음료수를 제공한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식당의 임금이 저임금인데다 사회적 지위가 낮아 서비스업을 경원하므로 채택한 고육지계 중 하나다. 드론에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사람은 물론 드론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프로그램밍되어 사고와 말썽도 부리지 않는다. 이런 서비스는 영국 런던의 초밥 전문점에도 도입되어 드론을 서빙이 활용한다.

그뿐 아니다. 일본의 라면브랜드인 <니신>은 컵라면을 3분 동안 빠르게 배달한다는 ‘컵드론’ 프로잭트를 발족시켰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드론에 실어서 날려 보내면 산이나 바다 등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고 빠르게 식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코카콜라도 이에 질세라 행복을 전달해주는 매개체로 드론을 활용한다. 싱가포르의 건설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먼 타향에서 외롭고 히&#4447;&#4450;&#4535;들게 일하는데 이들에게 ‘하늘로붜 행복’이라는 테마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싱가포르 시민들이 직접 작성한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콜라를 드론에 탑재하여 35층의 고층 건설현장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

드론이 소형화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은 1톤이 넘는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중형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1톤짜리 화물용 드론의 활용도는 매우 높은데 오지에서 재배한 과일·채소 등을 실어 도시로 나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부상했다고 설명해도 과언이 아닌 아마존은 보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투입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들은 우선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고(amazon go)’ 마트를 창설했다. 이들 마트의 규모는 928&#12316;3,715㎡(280&#12316;1,120평)에 달하는데도 매장에 ‘인간 직원’은 3&#12316;6명에 불과하다. 4,000여 가지 물품의 재고 정리 등은 ‘로봇 직원’이 담당하며 계산원도 계산대도 필요 없다. 물건을 집어 드는 순간 ‘스마트폰 장바구니’에 등록되기 때문이다. 아마존고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① 스마트폰으로 회원 인증 후 아마존고 매장으로 들어감
② 물건을 들고 결제 과정 없이 매장을 나오면 끝
③ 자동 결제된 구입 내역은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

아마존 고가 일반 마트의 매장과 다름없지만 계산대가 필요없는 것은 장바구니의 물건을 손에 드는 것만으로 계산이 끝나기 때문이다. 매장 각지에 설치된 카메라가 고객이 물건을 손에 쥐는 모습을 포착하고, 센서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 물건이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컴퓨터가 계산을 한다.

이런 스마트화 된 매장 덕분에 인건비 등을 포함하여 아마존고는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한다. 미국 식품소매업연합(FMI)에 따르면 미국의 마트·식료품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7%다. 특히 마트·식료품점의 평균 직원 수는 89명이지만 아마존고의 직원 수는 6명이다. 더불어 고객이 아마존고에서 구입한 물건을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 주는 ‘드론 택배’는 덤이다.

외형적 숫자로만 보면 아마존의 현대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말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아마존 각 매장에서의 일자리는 줄었지만, 아마존이 고속 성장하므로 전국에 아마존 매장이 급속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직원의 숫자 감원만으로 끝날 사항이 아니다. 아마존 자체가 인간이 운용하는 회사이므로 노조에서 반기를 들었다. 결국 아마존 경영진과 노조가 무조건 종업원만 줄이지 않는다는데 타협했다. 소위 윈-윈 정책으로 현재 아마존의 직원수가 약 130만 명이나 된다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이뿐이 아니다. 빠른 배달 서비스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바로 맞춤형 서비스이다. 미래의 물류는 사람들이 직접 요구하는 것을 넘어 ‘원할 것 같은 것’을 미리 예측해 제공하고 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욕망을 추적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주문이 들어오기 전에 고객의 행동을 예측해 ‘주문할 것 같은 물건’을 사전에 포장하고 기다린다. 어느 제품을 판매한 후 고장 날 때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고객에게 사용 정보를 알려주어 미리 고장 날 때의 낭패를 예방해 줄 수도 있다.

미국의 소매상점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800만 명으로 미국 전체 노동 인구의 6%를 차지한다. 학자들은 아마존고의 이런 공격적인 영업 방침이 한 매점에서 일자리를 없애지만 결국 큰 틀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요건이라는 것은 미래의 노동 및 경제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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