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 항공칼럼] 엔데믹(Endemic)과 여행의 시작
[박철성 항공칼럼] 엔데믹(Endemic)과 여행의 시작
  • 박철성 항공칼럼니스트
  • 승인 2022.02.28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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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적 슈퍼맨 영화를 보면서 초능력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에 대리 만족감을 가졌다. 필자도 슈퍼맨 영화를 좋아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여자 친구를 위해 슈퍼맨은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걸 선택하게 된다. 이미 강력한 힘을 잃어버린 슈퍼맨은 길거리 불량배에게도 맞을 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제야 자기에게 주어진 능력은 쉽게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책임감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슈퍼맨은 처음 지구 행성에 도착한 가지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된다. 녹색으로 빛나는 크립톤석이 그것이다. 여행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방향을 잃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시작했던 지점을 돌아보면서 고갈된 정신 에너지를 채우게 하는 크립톤석의 역할과 같다고 생각한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2월 13일 진행된 NFL 슈퍼볼 경기가 열린 캘리포니아 SOFI STADIUM은 수많은 관중이 경기를 관람했는데 코로나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오미클론 코로나로 매일 확진자가 15만여명 발생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입장을 위해 관람객에게는 백신 패스와 신분확인 증명을 필요로 했고 이러한 절차는 이제 우리가 일상 생활하는 공간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처럼 보인다. 현지시각 2월 25일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전체 70%에 해당하는 저위험 수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완화지침을 발표했다.

전 세계는 처음 코로나의 감염사례가 발생하면서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공포와 치료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회적 차단에 전력투구했지만, 지난 2년간 백신 접종과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같은 방역시스템으로 대응할 수가 있었고 신속진단키트를 통해 15분 정도면 자가진단을 할 수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자발적 격리를 할 수도 있게 됐다.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판은 상호 합의에 따라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여행안전권역(Travel bubble)으로 여행객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트래블버블은 여행의 ‘트래블’과 정해진 지역을 의미하는 ‘버블’이 합쳐진 용어로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방역이 우수한 국가 간에 해외여행이 가능하도록 맺은 협약이다.

사이판은 TRIP(Travel Resumption Investment Plan) 프로그램으로 최소 2인 이상이 여행사 패키지 예약을 통해 여행하는 경우 PCR 검사비용여행과 100달러 여행바우처 지원혜택을 주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VTL(Vaccinated Travel Lane)은 한국 및 싱가포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협약에 의해 상호 격리면제 및 자유여행이 허용된다.

유럽의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도 백신접종자에 대하여 격리와 마스크 착용 제한 없이 위드코로나를 실시 중이고, 필리핀은 2월 10일, 호주는 2월 21일부터 백신접종완료자와 음성확인서 제출자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했다. 베트남은 입국자 격리기간을 3일로 단축했으며, 베트남 관광부의 요청으로 1일로 단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게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조차도 2월 28일부로 폐지하기로 했으며, 여행객들은 입국 하루 전 신속항원 검사만 받으면 되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2월 4일부로 기존 10일에서 7일로 입국 격리기간을 줄였지만 아직까지 여행객들이 추가적으로 소요하는 기간을 감수해 가면서 해외로 떠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17만명 수준으로 인구대비 약 0.3% 수준으로 높지만 이는 한국 사회가 그만큼 사람들 간의 교류와 소통이 활발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전히 확진자 수가 큰 폭 증가 추세이기 때문에 해외 여행객들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제외시킬 수는 없지만 입국자가 PCR 음성검사 증명서를 가진 경우는 격리기간을 최소 1일로 정하거나 없애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여야 한다.

코로나로 닫혀버린 국가 간 이동 차단은 이제 강화보다는 완화의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가는 사람과 여행 일정을 맞춰야 하고 여행지에서 숙소와 가보고 싶은 것,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여행사는 통상적으로 연간 여행상품을 미리부터 만들어 판매하며, 항공사도 현지 공항 서비스업체와 계약 및 필요한 인력충원, 해당 노선과 비행스케줄을 사전에 확정해야 한다. 언제 무격리 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여행상품개발과 홍보에 한계가 있으며 수요가 없으면 항공노선 운항여부도 불투명하다. 또한 여행 계획은 한번 결정돼 확약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여행수요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조속한 격리기간 완화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관광통계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 이전 2019년 내국인 해외 출국자 수가 약 2천9백만명에 도달하지만 2020년에는 약 4백만명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억눌러진 정서적 불안은 블루를 넘어 이제 사회관계에서 감정의 분노나 증오심을 표출하는 코로나 레드, 암담한 현실을 비관하는 코로나 블랙단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적 여가로 자리 잡은 해외여행의 시작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그동안 짓눌렸던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무로서 우리가 건강하게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항공칼럼니스트, 현재 아시아나항공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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