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월드코리안신문) 서규원 해외기자= 주말레이시아한국대사관에서 2월23일부터 6일간 운영된 재외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한 사람은 교민 이영훈 씨였다. 말레이시아 총 재외선거 등록 유권자는 2,194명이고, 실제 선거 참여 인원은 1,770명이어서 투표율은 81%를 기록했다.
동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첫 비행기로 2시간여 날아와 투표에 참여한 김중권씨는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다”며 “후회하지 않을 선거를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선은 2019년 만 18세로 선거권이 하향된 이후 치러진 첫 대선이다. 만 18세 중 2004년 3월10일 이전 출생한 학생은 투표할 수 있는데 2004년 2월에 출생한 고등학생 이정민 군이 첫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도 학생의 정치 참여 기회는 많아지고 있다. 올 1월 정당 가입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고1 학생도 정당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태수 말레이시아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많은 교민이 코로나로 한국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19대 대선 시 등록한 2,728명과 많은 차이가 없는 교민들이 투표를 등록했다”며 “박빙이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재외국민 표심에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학 씨는 선거 마지막 날임을 깨닫고 현장에서 일하다 일을 멈추고 근무 복장으로 달려와 투표에 참여해 투표 사무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안타까운 일도 없지는 않았다. 먼 거리를 달려 투표장까지 왔지만, 사전 국외 부재자 신고 기간에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아 소중한 권리를 놓친 교민들도 있었다.
거주국인 프랑스에서 재외 선고인 등록은 했지만,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오게 되어 투표장까지 왕복 700km를 택시를 전세해 참석한 김명수 씨는 소중한 한 표가 나라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출장지인 까닭에 장거리 택시를 대절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의 나세주 서기관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투표소에 오는 것을 불안해하는 선거인들이 감염 사례 없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방역 체계 조성에 힘썼고, 특히 확진자의 선거권 행사도 보장하기 위해 따로 임시 기표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감 2분 전 투표장에 도착해야 해 마지막 투표인이 된 김형윤 씨는 “전 세계의 재외공관에서 코로나 상황임에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원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지만 누가 되든 많은 대선후보가 재외동포청 신설에 한 목소리를 낸 만큼 모든 재외교포들이 해외에서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도록 국정 운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는데 우연의 일치로 말레이시아 투표소에 첫 투표인과 마지막 투표인은 같은 직장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동료였다.
이원규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많은 교민이 아침 일찍부터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투표에 임했다”면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는 즐거운 발걸음이 되도록 선관위 관계자와 사무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