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㊴] 전기자동차 시장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㊴] 전기자동차 시장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4.0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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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의 이점은 자율주행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인자동 시스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고갈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세계시장에서 전기자동차를 선점하려는 경쟁은 매우 뜨겁다.

세계 정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사가 무인 자동차로 사업의 다변화를 꾀했는데 구글이 막대한 자금을 배경으로 정보업뿐만 아니라 제조업도 참여키로 했다.

구글이 개발하는 무인차는 완전 전기자동차(EV)로 2인승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40㎞, 주행 가능 거리는 160㎞이다. 구글의 목표는 거창했다. 2010년 차량 스스로 운행하고 사람은 운전대 앞에 있다가 사고가 일어날 조짐이 있으면 통제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 이후 개발 방향을 바꾸었다. 이와 같은 변경은 인간의 속성을 정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당시 출퇴근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자율주행차를 제공했는데 차 안의 비디오카메라로 모니터한 결과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심지어 잠드는 등 운전에 집중하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만큼 자율주행 자동차를 신봉한다는 뜻으로도 이해되지만 이런 상황은 인간 운전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위기를 감지해 반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애초의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구글 자동차는 운전대는 물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도 없으며 출발 버튼만 누르면 스스로 굴러간다. 무인차의 핵심은 몇 미터의 오차범위 안에서 자동차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수신 장치이며 운전자의 눈 역할은 천장에 달린 레이저 센서가 맡는다. 지붕에 탑재된 ‘라이더(LiDAR)’라는 센서는 레이저를 발사하여 반경 200m 이내의 장애물 수백 개를 동시에 감지하는데 쉴 새 없이 360도로 회전하면서 1초에 160만 번이나 정보를 읽는다.

운전석 앞자리에 달린 방향 센서는 자동차의 정확한 주행 방향과 움직임을 감지한다. 운전자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 컴퓨터가 이러한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브레이크를 밟을지, 속도를 줄여야 할지, 방향을 바꾸어야 할지 판단을 내린다. 범퍼에 장착된 레이더는 앞에 달리는 차량이나 장애물을 인식하여 속도를 조절하게 하므로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교통체증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일찍부터 무인 자동차 개발에 투신한 테슬라 모터스 모델 ‘D’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의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강력한 성능의 슈퍼컴퓨터 ‘드라이브(DRIVE™) PX 2’를 장착하였는데 1초에 최대 24조 회에 달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테슬라 자동차의 특징은 자동차가 운전자를 돕는 기능을 확대하는 것으로 운전자 자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운전자가 보통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운전석에 앉아야 하며 운전대를 잡지 않지만(hands-free), 방심하지 않고 손을 항상 운전대나 근처에 둬야 한다. 이게 무슨 자율주행 자동차냐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은 교통사고 ‘0’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테슬라사의 주장에 동조하는데 이는 ‘운전하기 편한 데다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는 편리성 때문이다. 주의는 해야 하지만 과거처럼 운전대를 꽉 잡고 운전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이점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 자동차의 이런 정책은 자율주행자의 문제점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완벽한 시스템이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었는데 바로 그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이용하다 사고로 40세의 조슈아 브라운이라는 남성이 트레일러와 충돌하면서 사망했다. 사고 당시 하늘과 흰색 트럭이 겹치면서 자율주행 컴퓨터 즉 오토파일럿이 트레일러의 색을 인식하지 못했고, 그 결과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테슬라의 자동차 사고는 사실 운전자가 너무 자동차의 성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과신한 것이다.

이 문제는 매우 큰 파장을 갖고 와 철저한 검증이 뒤따랐는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자동차의 안전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조사결과 브라운은 오토파일럿을 작동시켜 시속을 74마일로 설정했었다. 당국은 그가 브레이크를 밟는 등 사고를 피하려고 노력할 시간이 있었지만 대응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한마디로 테슬라 자동차가 자율주행 첫 사망사고 책임 벗었지만, 자율주행차 개발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들은 ‘V2V(Vehicle-to-vehicle)’ 기술을 도입한다. 자동차와 자동차 간의 충돌 방지를 위해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학자들은 V2V가 자율주행 자동차들의 위치와 속도, 그리고 방향 등의 정보를 1초에 10차례가량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8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폭스바겐도 2025년을 목표로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큰 틀에서 자율주행차는 인간과 자동차가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폭스바겐은 ‘폭스바겐 에코시스템’이라는 디지털 플랫폼상에서 폭스바겐 유저-ID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들의 개인화된 정보를 폭스바겐의 어떤 차량에도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폭스바겐은 3D 디지털 콕핏(The Volkswagen Digital Cockpit, 3D), 아이트래킹(Eyetracking) 및 AR(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ead-up Display) 등과 같은 미래의 직관적인 컨트롤 기능도 채택한다. 특히 '아이트래킹'은 터치와 제스쳐 컨트롤을 통해 자동차의 기능이 얼마나 빠르고 쉽게 운영될 수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도 자율주행차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M1, 인공신경망 번역 파파고,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개발을 시작했는데 네이버는 다른 기업보다 파격적으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또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혼다·제너럴모터스 등도 총력을 기울여 무인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의 자율주행 기술은 구글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반자동 주행 수준인 3단계 과정은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데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이에 못지않다. 특히 현대차는 서울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018년 2월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제네시스 G80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약 190km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자율주행차 3대와 제네시스 G80 자율주행차 2대로 진행했다.

5대의 자율주행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해 신갈 JC를 거쳐 영동고속도를 통해 대관령 IC를 빠져나와 최종 목적지인 대관령 TG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의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 및 변경, 전방 차량 추월, 7개 터널, Toll Gate 2곳, Inter Change 1곳, 분기점 1곳 등을 무사히 통과했다. 앞차의 주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는 추월차로를 이용해 추월하고 도로 폭이 좁아지는 TG의 경우에도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했다.

국내 고속도로는 도심 도로 못지않게 교통량이 많은 편인데 자율주행차가 차선 합류, 분기 도로 등에서 정확한 차폭 및 위치 계산, 제어로 TG를 통과하는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은 물론 차량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 등이 접목되었다는 설명이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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