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백낙준 김마리아 다닌 미주리 파크대학… 미국 선교사들이 꿈꾼 ‘대한민국’은?
[탐방] 백낙준 김마리아 다닌 미주리 파크대학… 미국 선교사들이 꿈꾼 ‘대한민국’은?
  • 캔사스시티=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4.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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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대학 출신 선교사들의 활약… 독고영식 회장과 함께 파크대학 찾아
파크대학 교회 건물
파크대학 교회 건물

(캔사스시티=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독고영식 미 중서부연합회회장이 파크대학으로 간다고 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안경호 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건네준 책의 내용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저기가 파크대학입니다.”

독고영식 회장이 파크빌이라는 동네를 한 바퀴 돌더니, 대학이 보이는 높다란 곳에 차를 세우고는 이렇게 말했다. 기찻길을 두고 발전한 타운이었다.

“시골의 작은 타운에 있는 대학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근현대사에는 큰 족적을 남긴 학교입니다.”

파크대학은 미주리주 파크빌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정문에서 30도 급한 비탈을 타고 오르는 곳에 교회와 학사가 배치돼 있고, 파크빌 타운이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기숙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정말 멋진 교회 건물이네요. 마치 중세시대 성을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장로교 미션스쿨이었던 것을 연상시키듯 학교 초입에는 붉은색 벽돌건물인 교회가 유럽풍의 장엄함 모습을 과시하고 있었다.

파크대학 입구에서 독고영식회장이 포즈를 취했다
파크대학 입구에서 독고영식회장이 포즈를 취했다

학교 캠퍼스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교회를 포함해 모두 6-7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학교에서 내려다보면 앞으로 강이 흐르고 있는 게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미시시피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의 하나였다. 강을 따라 기찻길이 달리고 있고, 학교에서는 허름한 기차역사도 빤히 내려다보였다.

“이곳에서 해방 직후 문교부 장관을 지낸 백낙준 박사, 한국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한 김마리아 여사가 공부를 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많아요. 파크대학은 한국 근현대사에 큰 역할을 한 대학입니다.”

독고영식 회장이 말을 꺼냈다. 미주리와 캔사스가 경계를 이루는 이곳은 지금도 한국 사람들의 발길이 그다지 잦은 곳이 아니다. 그런데 100년 전 이곳으로 와서 공부를 하며, 대한민국이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파크대학’이 소개된 것은 ‘캔사스시티 지역 한인이야기’라는 책이었다. 캔사스시티에 도착한 첫날 독고영식 회장과 함께 안경호 회장을 만났는데, 안 회장이 한인회장 때 한인회에서 발간했다며 건네줬던 책이었다.

파크대학은 6-7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파크대학은 6-7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100년 전 우리 고향 선배들이 미국의 중부 대평원 캔사스시티 지역에까지 이주해 살아왔다는 것은 50년 역사를 지닌 것으로 생각했던 캔사스시티 한인 커뮤니티에는 놀라운 일이다. 1988년 9월 파크대학 졸업생 메리 헤이든이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간 것으로 시작되는 캔사스시티 지역의 한국 선교행렬은 한국 현대사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우리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이를 시작으로 이뤄진 캔사스시티 지역 출신 선교사들의 사역은 평양의 숭실학교, 서울의 정신여학교 그리고 대구의 계성학교 설립 등으로 한국 근대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한국의 독립운동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반드시 기억되어야 한다.”

책 뒷면에는 적힌 글이다. 130p 분량의 이 책은 2019년 캔사스시티한인회에서 발간했다. 저자는 안경호 회장의 친형인 안맹호씨.

“1988년 파크대학을 졸업한 메리 헤이든은 졸업하자마자 한국으로 떠나 9월 서울에 도착했으며, 1889년 졸업생인 수전 도티는 1890년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이는 배위량보다는 3년, 안의와보다는 7년 그리고 윤산온보다는 17년 앞선 것이다.”

책 속에 언급된 배위량, 안의와, 윤산온은 한국기독교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이다. 참고로 ‘네이버 지식백과’의 소개를 간추려본다.

▲배위량(William Martyn Baird)은 미국 북장로교의 선교사로, 1891년에 한국에 와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1897년에 평양으로 와서는 숭실학당을 개설하고, 이를 1906년 대한제국 정부 인가를 받아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만들었다. 1931년 장티푸스에 걸려 한국에서 타계했다.

▲안의와(James Edward Adams)는 1895년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1897년 대구경북 최초의 교회인 남문안교회(현 대구제일교회)를 세웠다. 경북에서 선교활동을 펼쳤으며, 경주에 계남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사업에도 힘을 기울였다. 1923년 건강이 악화돼 미국으로 귀국했다가 1929년 타계했다.

▲윤산온(George Shannon McCune)은 파크대학 졸업생으로, 대학 설립자인 존 맥아피의 사위였다. 1905년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105인사건, 3.1운동에 관여한 혐의로 1921년 한국에서 추방됐다. 1928년 다시 한국에 들어온 그는 숭실중학교, 숭실전문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신사참배 요구를 거부해 1936년 다시 추방됐다.

해방 후 문교부 장관을 지낸 백낙준, 여성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김마리아 여사 등이 일제강점기에 파크대학을 나온 것도 윤산온 선교사 덕분임이 분명하다.

과연 이들 미국 선교사들이 없어도 대한민국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지금 우리는 이들의 업적을 제대로 기리며, 감사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떠올리며, 파크대학 문을 빠져나와 캔사스시티로 차를 돌렸다.

파크대학에서 돌아오는 길에 찍은 캔사스시티 도심의 모습
파크대학에서 돌아오는 길에 찍은 캔사스시티 도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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