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㊷] 하늘을 나르는 자동차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㊷] 하늘을 나르는 자동차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4.30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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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으로 출연한 ‘플러버(Flubber)’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코믹터치로 풀어가는 영화다.

필립 브레이너드 교수는 매사에 너무 생각에 골똘하여 넋이 나간 괴짜로 보이기도 하는데 그는 약혼녀인 사라와 결혼식 날짜를 두 번씩이나 잡아놓고도 번번이 잊어먹을 정도로 건망증이 심하다. 그가 이런 건망증임에도 버틸 수 있는 것은 고성능 퍼스널 로봇‘위보(Weebo)’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원에 새로운 혁명을 가져다줄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최종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기적의 발명품은 물렁물렁한 고무처럼 끈적거리는 물질로 자동차나 볼링공, 사람의 호주머니 등 어디에나 집어넣기만 하면 엄청난 속도로 공중에 날아다니게 해준다. 이 물질에는 중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데 고무처럼 생긴 이 물질의 이름이 바로 ‘플러버’다.

이런 물질이 개발된다면 4차 산업혁명에 의한 미래는 도로에서만 자동차가 달리는 것은 아니라 하늘도 달릴 수 있다.

영화 ‘제5원소’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미래의 교통 방법을 보여준다. ‘제5원소’는 미래 과학을 상당히 앞서 예시하므로 다소 길지만, 영화 줄거리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1914년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한 교수가 피라미드 벽에 새겨진 기호와 그림을 보고 지구의 미래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밝혀낸다. 5000년마다 세상이 바뀌고 악마가 찾아오는데, 이때 물, 불, 바람, 흙을 상징하는 네 개의 돌이 절대 선(善)과 결합해야만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네 개의 요소가 악마와 결합하면 지구는 악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외계의 현자 종족 몬도새완이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사막에 착륙한다. 이들은 신부에게 먼 훗날 지구에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 예언하면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네 개의 돌을 가지고 지구를 떠난다. 그로부터 300년 후인 2259년. 지구에 거대한 행성이 다가오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지구에서 이들을 격퇴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하는데 천체 현상 전문가인 비트 코넬리우스 신부가 나서서 이를 말린다. 지구를 향해 공격해 오는 미행성은 절대 악(惡)으로 공격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코넬리우스 신부의 예상대로 미사일공격은 실패하고 미행성은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이때 네 개의 돌을 갖고 간 몬도새완인이 탄 우주선이 지구로 진입하려 할 때 우주 해적 맹갈로들이 이들을 방해한다. 맹갈로를 공격한 사람은 조르그로 그는 괴행성 그 자체이기도 한 암흑의 존재의 하수인이다. 맹갈로는 몬도새완이 탄 우주선을 박살 내는데 오로지 몬도새완의 팔 한쪽뿐인데 지구인들이 이 팔 한쪽에 남아 있는 유전자를 재합성해서 몬도새완을 새로 만들어내는 데 놀랍게도 새몬도새안은 여자로 빨간 머리의 소녀 ‘리루’이다.

그녀는 시험관에서 탈출하다가 달리는 공중 택시 안으로 떨어진다. 이 택시의 운전사가 전직 연방 요원 출신인 코벤 달라스로 리루를 구해준다. 이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코넬리우스 신부를 찾아가는데 신부는 리루의 손목에 새겨져 있는 문신을 보고 그녀가 미지의 절대선 즉, 네 개의 원소와 함께 지구를 구할 ‘제5원소’라고 확신한다.’

이후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우여곡절을 겪은 후 4개의 돌을 사용하여 미행성을 퇴치하는 것으로 마감한다. 그런데 영화의 종결이 흥미롭다. 제5원소는 바로 리루와 코벤달라스와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4개의 원소에 사랑이라는 엄청난 힘으로 지구를 절대악에서 구한 것이다.

‘제5원소’에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은 하늘을 나는 공중 택시인데 영화로만 보면 현재 대도시에서 달리는 자동차보다도 더 많은 차가 공중을 다닌다. 현재 하늘에서는 규모가 큰 비행기. 땅에서는 자동차가 주력이지만 미래에는 이런 경계가 사라지고 땅, 하늘에서 자동차 겸 비행기가 하늘과 땅을 달린다는 뜻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꿈이 아니라는 것은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하늘을 나는 택시인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를 개발 중이라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우버는 좁은 공간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형 차량 설계도를 기본으로 전기로 움직이는 비행 택시다.

설명 자체만 보면 운전도 간단하여 어느 날인가 많은 사람이 플라잉카를 자유스럽게 운행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플라잉카가 갖는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날아오를 때 엄청난 소음이 생긴다는 점이다. 사실 과거에 군에서 군사용으로 플라잉카를 개발했는데 결국 실용화를 포기했다. 바로 소음 때문으로 적군에 소음을 전달하는 것으로 사전에 진입이 발각되기 마련이다. 헬리콥터를 연상하면 이해가 빠르다.

플라잉카의 또 다른 문제점은 플라잉카를 위한 새로운 교통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늘의 교통이 지상에서 자동차가 달리는 것과 차원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에 관한 한 과학기술을 발달로 플라잉카를 위한 운영 시스템 구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늘에서 사고란 치명적이므로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다소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된 플라잉카가 시장에 등장했다. 설계 단계가 아니라 시판을 하고 있을 정도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인근 한 호수 위에서 플라잉카를 160km 비행에 성공한 후 이어서 2018년부터 세계 최초로 플라잉카 ‘PAL-V 리버티’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59만9천 달러, 스포츠 버전의 가격은 39만9천 달러로 만만치 않지만, 고가의 자동차에 비하면 마냥 비싼 것은 아니다.

PAL-V 리버티는 바퀴가 세 개 달린 소형차 크기의 플라잉카로, 비행 모드로 전환하면 프로펠러를 펴서 헬리콥터처럼 하늘을 난다. 헬리콥터의 효시인 ‘자이로 플레인’이라고 불리는 고전적인 스타일로 설계됐다. 이 자동차는 두 개의 분리된 엔진을 가지고 있어 하나는 비행용이며 다른 하나는 도로 주행용이다. 도로 주행 모드일 경우 약 160km/h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비행모드에서는 200마력의 엔진을 통해 최대 180km/h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이 차량의 운전을 위해서는 조종사 면허와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이착륙을 위해 작은 비행장이나 활주로가 필요하다. 비행 모드에서 주행 모드로 전환하는 데는 5분에서 1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에어버스, 인텔과 같은 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항공 택시 사업을 위해 플라잉카를 개발 중인데 우버는 더 공격적이다. 우버는 2023년부터 미국 댈러스 프리스코역에서 포트워스공항까지 42㎞ 구간에 플라잉택시를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30분 이상 걸리지만, 플라잉택시를 이용하면 7분 만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가 이와 같이 하늘을 나는 비행체에 주력하는 것은 2030~2035년에는 도심항공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도심항공 시장이 2030년 3,321억 달러(약 385조원), 2040년 1조4739억 달러(약 1,70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잉, 에어버스, 아우디, 현대자동차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발 빠르게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종류만 300여 개가 된다. 일본의 도요타도 참전을 선언했고 중국의 지리자동차도 시장에 뛰어들었고 드론업체 이항(EHang)이 발 빠르게 두바이 정부와 공동으로 오토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모두 플라잉카가 미래의 교통으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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