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⑥] 가노라 삼각산아와 이농
[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⑥] 가노라 삼각산아와 이농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22.05.0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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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가노라 삼각산아
- 김상헌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 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쟈 하랴마난
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하니 올동말동하여라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호는 청음(淸陰)이다. 대제학, 이조 판서, 예조 판서, 공조 판서, 병조 판서를 지냈다. ‘볼모로 잡혀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꾸나. 한강 물아. 고국의 산천을 떠나고자 했겠느냐 마는 때가 하도 어수선하니 다시 올지 말지 하구나’하는 시조로 ‘청구영언’에 전한다. 이 작품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대항해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던 작가가 전란 후에 소현 세자와 봉림 대군(훗날의 효종)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게 되었을 때, 고국을 떠나면서 느끼는 비분강개한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일종의 절의가이다. 

* 현대시조

이농(離農)
- 이우종

강 건너 저 마을에 꽃집들이 들어서자 
서투른 마을에선 바람으로 채우다가
더러는 풍선이 되어 날아가고 있었다

이우종(李祐鍾 1925〜1999) 시인은 조선일보(1960)와 동아일보(1961)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와 한국시조시인협회장을 지냈다. 이 작품은 피폐해 가는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농사일은 우리의 목숨 줄이었는데, 차츰 도시화가 이루어지자 살던 곳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는 풍경을 노래한 작품이다. ‘강 건너 저 마을’은 도시이고 ‘꽃집’은 좋고 아름다운 삶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서투른 마을은 농촌이다. 이 농촌에 도시를 그리워하는 바람이 돌아 아무런 채비도 없이 풍선처럼 바람에 날려 허공인 도시로 향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풍선’은 허영, 막연한 희망이다. 이 풍선이 터지면 삶이 추락할 텐데 어쩌나 하는 우려가 담긴 시조로 변하는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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