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기자가 만난 북녘땅-47] 해외에서 보는 태극기
[송광호 기자가 만난 북녘땅-47] 해외에서 보는 태극기
  • 송광호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고문
  • 승인 2022.05.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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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떻게 바뀌어왔으며, 또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가? 1989년 이래 북한을 8차례나 방문해 취재한 송광호 토론토 주재 언론인이 방북 때마다 보고 느낀 점들을 시리즈로 정리했다. ‘바뀌어온 북한’에 초점을 맞춘 이 글은 현재와 같은 남북경색국면에서 긴 눈으로 북한의 새로운 변화를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편집자주>

우표(광복절기념)
우표(광복절기념)

필자는 지난 1970년대 중반 캐나다로 이주한 해외동포다. 근 반세기 동안 타국 땅에서 살았다. 대한민국에 거주할 때는 우리 국기를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다. 국내에선 자주 태극기를 접했지만, 잊혀진 국기나 다름없었다. 태극기를 지나칠 경우가 있어도 무심했다. 태극기 팔괘 순서도 몰랐고, 단순한 우리나라 국기에 불과했다.

해외로 나오니까 얘기가 달라졌다. 캐나다, 미국 국기 외로는 보기 힘들었고, 어쩌다 깃대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마주하면 깊은 감동이 일었다. 외국에서 보는 우리 국기 시각과 느낌이 딴판이다. 절로 태극기 사랑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한국을 떠나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그것은 마치 산속에 들어갔을 때와 같다. “산속에 있으면 산이 안 보이나, 산 밖으로 나오니 비로소 산이 보였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이민자 생활에서 태극기를 만나는 날이 따로 있다. 봄철 시작인 삼일절 행사가 대표적이다. 해외동포에게 삼일절의 의미는 무엇인가. 해외에선 국경일(공휴일)이 아니지만, 동포사회에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한인회 모임이 있는 해외지역은 해마다 기념행사를 치른다. 한해도 빼놓지 않는다.

그날 일제강점기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손에 쥔 소형태극기로 ‘만세삼창’을 부른다. 태극기 앞에서 새로운 각오로 우리 민족단결과 조국발전을 다진다.

우표(해방기념 46.5.1)
우표(해방기념 46.5.1)

지난 1919년 3.1운동은 한(조선)민족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맺힌 시민혁명이었다. 처음부터 3.1운동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기미년 ‘독립선언일’로 불리었다.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에 항거해 온 백성이 거족적 만세운동을 벌인 ‘독립선언일’이다. 우리네 백의민족의 비폭력, 무저항 평화시위였다.

당시 일제의 만행은 무자비했다. 총칼로 만세시위(태극기)에 참여한 백성을 학살했다. 조선 전국에서 930여 명이 죽임을 당했다. 당시 인구로는 엄청난 희생자였다. 오직 조선독립을 염원하는 우리 태극기 만세시위는 국내도시에서 비롯돼, 농촌으로, 그리고 해외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삼일절 태극기 사건에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유관순 열사다. 태극기와 유관순은 불가분 관계다. 태극기와 유관순 관련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후세대는 태극기, 유관순 노래를 부르며 성장했다. 작사, 작곡가는 기억 못 해도 노래곡조와 가사는 오늘까지 잊히지 않는다. 뇌리에 그대로 생생하다.

(태극기 노래)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유관순 노래) 삼월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 속에 갇혔어도 푸른 하늘 그리며 불러봅니다…

지난날의 미 한인 역사자료에서 3.1운동 관련 내용이 발견됐다. 민족적 만세사건 다음 해인 1920년대 초 일이다. 그때 미주지역에서 한인동포(여인들12명)들이 대형태극기를 마주 들고, LA다운타운을 행진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소중한 우리 역사자료이다.

당시 정요한(John Chung)이라는 한 소년이 나중 노인이 되어 쓴 회고록(영문)에도 삼일절 태극기 내용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출생으로 서너 살에 불과했던 요한(John) 소년은 LA 근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부친은 도산 안창호 재무부장인 정봉규로서, 그의 외아들이다. 그 소년이 어릴 때 본 어머니의 삼일운동행진을 기억해, 훗날 쓴 그의 회고록 일부(영문)를 소개한다.(한글번역 생략)

유관순 우표
유관순 우표

“I also recall the parade the Korean community used to hold every year on March 1st commemoration of the independence movement that took place in Korea on March 1st 1919. The independence movement, known as ‘Mansei Incident’, took place throughout the entire country, and reportedly a total of 20 milliion participated in this uprising and over one hundred thousand lost their lives. in commemoration of this movement overseas Koreans held parades and rallies on the day. I remember mother dressed in white parading downtown Los Angeles carrying a huge Korean flag together with about a dozen other ladies…”

독립기념관자료에도 1920년 미 캘리포니아 다뉴바의 삼일운동 1주년 기념식 내용이 나온다. 1919년 당시 미 다뉴브(Dinuba) 지역에는 한인들이 약 3백 명이 거주했고, 삼일절기념행사에 12명 여성 간호사들이 대형태극기를 펼쳐 들고 당시를 재현했다고 소개됐다. 이들 흰옷을 입은 여성들은 LA 거리를 약 1마일가량 행진했다고 기술돼 있다.

캘리포니아 다뉴바 지역은 미주삼일운동기념 발상지이다. 다뉴바(Dinuba/디누바 발음이 아님)를 중심으로 한인역사가 이루어졌다. 3.1운동 애국선열기념비도 그곳에 세워졌다. 그해 8월 5일 다뉴바에서 ‘대한여자 애국단’이 결성됐고, 다음 해 1920년 삼일절 행사를 다뉴바에서 시가행진이 이루어졌다.(1920.3.1. ‘California Dinuba에서’ 근대역사기록).

3.1운동은 우리 겨레 민족정신이 깃든 태극기 운동이다. 1945년 해방 후 북한에서는 48년 7월 태극기를 바꿨지만, 그때까지 태극기는 남과 북이 똑같은 국기였다. 청년 김일성은 태극기 아래 북한 정권을 잡았다.

태극기는 조선 말기 고종황제나 궁내 박영효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어쨌든 우리 민족이 만든 정통 태극기다.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우는 다르다. 48년 소련이 새 국기로 바꾸게 했다. 신탁통치(45~48년) 기간 소련 레베데프 정치 사령관의 강력한 요구 때문에 교체됐다고 한다.

북한우표(김일성)
북한우표(김일성)

북에서는 김일성 북조선 위원장이 만들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레베데프 소장 강요로 소련 모스크바 디자인제작소에서 인공기 도안을 만들어, 당시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 김두봉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레베데프 장군 통역으로 함께 북에 파견됐던 고려인 박일 교수가 밝혔다. 또 새 국기(인공기) 관련한 같은 증언은, 소련 군관으로 북한에 파견돼 한때 북조선 문화선전성 제1부상(치관)을 맡았던 정상진 고려인이 증인이 돼 있다.

태극기만이 대한민국의 순수한 국기다. 우리 민족 역사와 정통성이 살아 숨 쉬는 유일한 나라 깃발로, 태극기는 국민들 가슴속에 영원할 것이다.

필자소개
강원도민일보 북미특파원,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전 대표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관훈클럽 국제보도상 수상, 한국신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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