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2] 영생으로 가는 길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2] 영생으로 가는 길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7.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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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꼭 죽는가? 영원히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불행하게도 정답은 NO. 이유는 일단 태어난 생명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늙어 가기 때문이다. 이는 노화가 시간처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신체의 다양한 조직과 기관이 아날로그 시계의 부속품처럼 움직인다.

시계가 시각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어떤 부속품은 빠르게 혹은 느리게 움직이면서 최종적으로 정확한 시각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서로 다른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낸다. 한마디로 학자들이 분석하는 노화율도 다양한 세포, 조직 또는 기관마다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사람에 따라 젊게 보이거나 늙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서로 다른 노화 과정이 서로 다른 비율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하튼 노화를 생물학적 용어로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노화는 단순히 시간의 경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 일어나는 생물학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뷔토는 노화를 시간 의존성으로 생명체의 항상성 효율이 감소함에 따라 여러 심리적 기능이 감소함으로 인해 적응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정의했다. 즉 노화는 단순한 연대적 나이와 관계없이 점점 늙어 가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단지 노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 후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운명을 막을 수 있는 신비의 묘약 즉 영원히 죽음과 노화에서 벗어날 방안은 인간이 태어난 이래 가장 오래된 과제 중 하나이다.

그런데도 불멸의 진리와도 같은 인간의 죽음과 노화는 여전히 누구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소위 불가능의 영역인 것이다. 많은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노화는 어김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의학은 노화의 증상(머리가 세는 것, 이가 빠지는 것,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 것, 주름살이 생기는 것, 폐경이 오는 것 등)을 방지하는데 어떤 것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스트렐러는 인간의 경우 25세에서 30세가 지나면 매년 어김없이 약 1%의 비율로 신체의 각 기능이 약화한다고 추산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언제나 인간에게 강한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사후에 생이 존재하기를 바란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어디서나 사람들은 죽은 뒤에 영원한 삶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그들의 무덤에는 죽은 사람이 사후 세계로 갈 때 가져갈 여러 가지 물건들을 놓았다.

인간이 죽은 다음에도 다른 세계에서 삶이 계속되기를 바랐다는 것은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인간의 일부인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영혼은 사실상 인간의 본질을 이루는 것으로 말하자면 인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영혼은 고정된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육체가 죽더라도 계속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학자들은 과거부터 인격이 아마도 뇌 속에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머리뼈로 안전하게 둘러싸인 뇌는 무게가 1.4㎏에 지나지 않지만 수많은 뇌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학자들은 인간이 생각하거나 감정을 느낄 때 뇌 속에서 약한 전기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꿈과 상상 그리고 회상과 같이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 모두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육신이 죽으면 뇌 속의 전기는 더는 흐르지 않으며 그로써 생각이나 감정, 기억 그리고 인격도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다. 학자들은 관심을 두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뇌 활동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이를 토대로 인간의 두뇌를 활용한 무한정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과 기억을 이루는 뇌 속에서 약한 전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들 전기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조작할 수 있다면 생각과 기억을 재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고 이는 뇌 속에 있는 정보들을 다른 장소에 저장할 수도 있다는 차원으로 전개된다.

학자들의 상상력은 더욱 발전하여 컴퓨터를 뇌에 직접 연결하면 컴퓨터를 제2의 기억 장치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제2의 뇌는 우리 뇌를 한 부분씩 ‘복사’할 수 있다. 소위 디스켓에 우리가 기억하는 이미지와 냄새는 물론 소리까지 저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학자들이 구상하는 뇌 저장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는 뇌의 바깥쪽부터 세포의 정보를 읽기 시작한다. 뇌의 바깥 부분에 담긴 정보를 다 저장하면 컴퓨터가 뇌의 바깥층을 분리해내고 이어서 새로운 층이 나타나면 이들 역시 빠짐없이 저장하면서 다시 아래층으로 넘어간다. 인간의 뇌 전체를 저장하면 마침내 한 사람의 본질을 이루는 모든 것이 컴퓨터로 옮겨져 인간이 디지털화되는 것이다. 당연히 기억이 생생할 때 저장하는 것이 효과적임은 물론이다.

그런 장치가 개발된다면 저장된 기억들은 원래 뇌의 기억들이 사라지더라도 수백 년이 지난 후 다시 불러낼 수 있다. 뇌에 든 정보를 바깥에 저장할 수 있다면 아예 뇌 전체를 몸 밖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학자들이 구상하는 뇌 저장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는 뇌의 바깥쪽부터 세포의 정보를 읽기 시작한다.

뇌의 바깥 부분에 담긴 정보를 다 저장하면 컴퓨터가 뇌의 바깥층을 분리해내고 이어서 새로운 층이 나타나면 이들 역시 빠짐없이 저장하면서 다시 아래층으로 넘어간다. 인간의 뇌 전체를 저장하면 마침내 한 사람의 본질을 이루는 모든 것이 컴퓨터로 옮겨져 인간이 디지털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화의 장점은 만약을 대비한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의 백미는 자신의 복사판을 전파 신호로 보낼 수 있으므로 우주 공간에서 다른 별에 있는 행성까지 광속으로 전달될 수 있다. 물론 전송되는 행성에 인격체가 들어갈 수 있는 로봇의 몸이 대기하고 있다면 말이다.

더구나 컴퓨터의 수명은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으므로 수백 만년의 수명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위와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 또한, 모든 인격체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교양과 지능을 갖춘 존재로 거듭 태어날 수도 있다. 이들 인격체가 우주를 지배할 수 있다는 상상력도 가능하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지 의아한데 학자들의 꿈은 야무지다.

정신을 육체에 넣어진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간주한다면 정신은 다른 하드웨어 즉 새로운 육체 안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 자신의 기억과 정신을 하드디스크에 입력시켰다가 복제기술로 재생된 새로운 육체에 뇌의 기억을 주입할 수 있다면 영생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프리 잭’에서는 복제인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몸을 빌리는 것이 다를 뿐이다. 방법이야 어떻든 인간의 마음을 마음대로 로봇에 넣어 영생할 수 있다면 인간의 신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컴퓨터를 뇌에 직접 연결하여 컴퓨터를 제2의 기억 장치로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제2의 뇌는 우리 뇌를 한 부분씩 ‘복사’할 수 있다. 소위 디스켓에 우리가 기억하는 이미지와 냄새는 물론 소리까지 저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장치가 개발된다면 저장된 기억들은 원래 뇌의 기억들이 사라지더라도 수백 년이 지난 후 다시 불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자들이 구상하는 뇌 저장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는 뇌의 바깥쪽부터 세포의 정보를 읽기 시작한다. 뇌의 바깥 부분에 담긴 정보를 다 저장하면 컴퓨터가 뇌의 바깥층을 분리해내고 이어서 새로운 층이 나타나면 이들 역시 빠짐없이 저장하면서 다시 아래층으로 넘어간다.

인간의 뇌 전체를 저장하면 마침내 한 사람의 본질을 이루는 모든 것이 컴퓨터로 옮겨져 인간이 디지털화되는 것이다. 이러면 ‘은하철도 999’나 ‘프리 잭’의 경우처럼 영생을 얻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인간복제까지 이루어지면 금상첨화다.

기억의 저장이 가능하다면 저장된 인간의 정보량을 사용하여 새로운 인간을 만들려면 버튼만 누르면 된다. 불치의 병이나 사고가 나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원본 인간이나 복제인간에 손상이 가해지거나 버그가 발생하면 즉시 백업 받아두었던 버전으로 대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멀티플리시티’과 같은 상황이 결코 공상의 일만은 아닌 셈이다.

물론 과학자들은 이런 상상에 재를 뿌리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다소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위에 설명한 두뇌의 모든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원자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즉 컴퓨터에 저장할 인격체를 그 사람의 두뇌로 설정하는 것이다.

60㎏의 인간은 약 1028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때 1㎏의 두뇌에 있는 원자를 대략 1026로 간주하자. 이는 원자 1026에 해당하는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략 원자 하나에 1킬로바이트가 필요하다고 보면 한 사람당 필요한 정보량은 약 1026킬로바이트에 달한다.

이 양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현재 지구상에 있는 책을 모두 모은다 해도 1012킬로바이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해준다. 한 사람의 몸에 있는 정보를 현재 시판되고 있는 16테라의 외장하드일 경우 한 개의 높이를 1㎝로 간주할 경우 그 높이는 약 100억 킬로미터가 되며 똑같은 높이에 100배의 정보를 저장한다고 하더라도 1억 킬로미터가 된다.

앞으로 저장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진되어 인간의 정보를 어떻든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가정할 경우 어떤 문제점이 생기는지를 다시 검토했다. 이번엔 정보를 목표하는 지점까지 전송하는 일이 문제였다. 문제는 정보를 목표하는 지점까지 전송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과학이 발전하여 1초에 1,000GB의 디지털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면 이 정도의 속도로 인간의 정보를 전송하려면 2억 년이 걸린다. 당분간 두뇌에 있는 정보를 저장할 생각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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