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철 한인회장, “스리랑카 최악 경제위기로 대통령 사임”
변성철 한인회장, “스리랑카 최악 경제위기로 대통령 사임”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2.07.11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 디폴트 상황에서 교민자녀 한글교육도 위기”
대사관과 한인회가 비상연락망 가동… “열악한 지역 50:50 매칭펀드 적용은 무리”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변성철 스리랑카한인회장

스리랑카는 지난 7월 9일 전국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 사임을 발표했다. 디폴트 선언과 IMF 구제금융 요청 따위의 경제위기가 반정부 시위로 번진 것이다. 국무총리에 이어 대통령 사임으로 스리랑카는 국회의장이 국정운영을 떠맡았다.

“시위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요. 개인 사업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변성철 스리랑카한인회장은 본지와의 연락에서 이렇게 최근 상황을 소개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어왔다. 기름을 비롯한 가스, 생필품, 농산물 들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연속됐다.

“주유소에 2~3일 줄을 서서 겨우 20 리터 정도의 휘발유를 사는 상황입니다. 가스도 부족하여 집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잦은 정전으로 전열 기구 사용도 어렵고요. 기름이 없어서 차로 출퇴근이 힘들고, 대중교통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점거한 대통령 집무실

이렇게 소개하는 변 회장은 “공장을 운영하는 한인들은 정전 때 발전기를 돌릴 디젤조차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공장 가동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변 회장은 “가장 큰 피해는 자영업자 특히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입었다”고 말하면서, “7월 9일 대규모 시위로 거리가 시위대로 가득 차서 일반 시민들이 이동이 쉽지 않았다. 식당들도 시위대 때문에 일찍 문을 닫아야 했다”고 소개했다.

스리랑카에는 우리 교민 약 6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사태와 지금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한국으로 귀국한 교민들도 있다. 스리랑카 교민단체로는 스리랑카한인회, 재스리랑카 한국경제인협의회(한경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그리고 한인학교, 세종학당, 스리랑카 선교사회가 있다. 그리고 현대건설, 코오롱건설과 같이 현지 프로젝트로 진출해 있는 회사도 있다.

현지 언론들은 향후 스리랑카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내다볼까? 스리랑카 경제 재건을 위한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변 회장은 “당장은 경제재건보다 정치적으로 안정이 회복돼야 한다”는 현지의 언론 보도를 소개했다.

“지금은 대통령과 총리가 사임한다고 발표한 상황이고, 국회의장이 임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임명하기 위해 7일 안에 의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시작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스리랑카는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기 때문에 새로 꾸려지는 정부에서 협상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스리랑카의 경제 및 정치 혼란이 계속되면서 주스리랑카한국대사관과 스리랑카한인회는 비상연락망을 구축하여 매월 한두 차례 시험 가동을 했다고 한다. 콜롬보, 캔디, 네곰보 등 비상연락망을 주요 지역별로 구성했다. 또 교회, 한인학교, 경제인 협의회 등 단체별로도 비상연락망을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스리랑카한인회와 주스리랑카한국대사관이 협력해 지난해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총 4차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스리랑카한인회와 주스리랑카한국대사관은 지난해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총 4차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이번 대규모 시위 전인 7월8일에 전체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교민들이 안전하게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대사관에서 각 단체 지역별 비상 연락망을 통해 비상 문자를 공지하면 그 문자를 각 단톡방에 올려서 문자를 받으신 교민들은 ‘수신 완료’ 또는 ‘잘 받았습니다’고 문자를 보냅니다. 약 2시간 후에 회신 문자를 확인해 교민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회신이 없는 몇 분에게는 전화로 확인을 합니다.”

변 회장은 “대한항공이 코로나 사태로 지난 2020년 3월에 운항을 멈춘 이후 교민들은 지스리랑카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하여 한국으로 오가고 있다”면서, “현지 교민들이 한국으로 귀국하는 데는 아직은 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 우크라이나 사태와 스리랑카의 극심한 경제 상황으로 항공료가 2배 가까이 올라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경제와 정치가 혼란한 상황에서 한인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도 생겼다. 교민 자녀들을 위한 한글학교 문제다.

“스리랑카에서는 한국학교가 없어서, 스리랑카 현지 학교를 빌려서 한글학교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교회 건물에서 칸막이로 학년을 구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이런 열악한 곳에서 한국을 배우는 게 안타깝습니다. 한글학교가 있는 한인회관이나 한인문화회관을 건립하고 싶지만, 정부와 교민사회의 50:50 매칭펀드를 교민사회가 맞춰내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우리 정부에서 2세들의 교육을 위해 건물이라도 임대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면 한인회관, 문화회관, 한인학교 등으로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한인단체들이 종이가 없어서 시험을 못 보는 스리랑카 학생들을 위해 종이를 구매해 스리랑카 정부에 전달했다.
스리랑카 한인단체들이 최근 종이가 없어서 시험을 못 보는 스리랑카 학생들을 위해 종이를 구매해 스리랑카 정부에 전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