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정말로 옷차림이 문제일까?
[대림칼럼] 정말로 옷차림이 문제일까?
  • 최해선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이사
  • 승인 2022.07.12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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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남성 9명이 여성 4명을 잔학하게 구타한 사건이었다. 이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했다.

이 사건은 겉으로 보기엔 다수의 강자가 소수의 약자에 가하는 폭력처럼 보이며 폭력의 수위가 살인에 가깝지만 단순한 상해·폭행죄는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남성들의 인식 기저에 잠재한 여성 혐오와 같은 성추행을 목적으로 한 강력한 범죄다.

사건의 동영상만큼이나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이 사건을 둘러싼 각 채널들의 사건 전말에 대한 해석이었다. 특히 피해자들의 무고함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이 여성들의 옷차림새였다.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은 남성들에게 성적인 자극을 유발할 만큼 야하지 않다는 것이 채널들의 주장이었다. 즉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들은 성추행이 일어날 만한 원인을 가해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일방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어필하는 것이다. 마치 이런 해석들은 정의를 대변한 것처럼 빠른 속도록 네티즌 사이에서 공유됐지만, 필자는 왜곡되고 잘못된 인식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성폭력 범죄에서 여성의 옷차림새가 범행을 유발한다는 사고방식은 편향된 남성주의 사고방식이다. 이는 야하고 노출된 옷차림을 한 피해자도 성폭행 사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녹아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다만 이러한 인식은 중국에서만 보이는 현상이 아니다. 2016년 한국 성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남성의 54.4%, 여성의 44.1%가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47.7%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것은 가해자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식의 사고방식이며 수많은 범죄행위 가운데 유독 성범죄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이미 오래전부터 밝혀진 바가 있었다. 즉 남성의 성욕은 원래 통제 불능한 것이므로 여성의 차림새 나아가서 여성의 행동거지가 자초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강도당할 만하니 당했어, 살해당할 만하니 당했어”라는 말들은 좀처럼 들어보기 힘들지만, “옷차림이 야해서 헤퍼 보이고 늦은 밤에 술을 먹고 돌아다니니 성폭행을 당하는 거야”라는 말을 우리는 흔히 들을 수 있다. 여성의 옷차림과 행동이 표적이 되기 쉽다는 인식이 고정관념처럼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심리학자 고든 올포드는 본인의 저서 <편견>에서 편견을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우리 인간의 판단이 절대의 확실성에 근거를 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성폭력의 실체에 대해 우리는 충분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성은 통제 불가능한 것이니 스스로 원인을 제공했으니 당해도 마땅하다는 인식이 보편화 된 것이다.

2018년 1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그것은 전시회에 다양한 종류의 누구나 입을 만한 흔한 옷들이 전시되었다. 청바지도 있고 티셔츠도 있고 운동복도 있었다. 이는 모두 섹시함과는 거리가 한참 먼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당시 입고 있었던 옷들이다.

이미 많은 관련 연구에서도 밝혀졌지만, 우린 왜 이런 편견을 갖게 되었을까? 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에 따르면, 남자들은 성적 공격성이 여성 피해자에게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를 과소평가한다고 한다. 이는 성에 대한 남녀의 시각 차이는 성적 공격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인식이 달라 나타난다. 또한 전통 법률과 도덕 규범이 성폭력 피해자를 냉담하게 다뤘던 이유를 이런 성차로 좀 더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은 과거에 남성이 여성에게 무자비한 힘을 휘둘렀고 여성을 억압해 왔다.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는 자신과는 다른 마음을 상상할 줄 모르는 편협함과 여성의 성에 대해 오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폭력의 경우, 성폭력이 섹스와는 관계없고 권력하고만 관계있다는 생각이 이른바 정치적인 올바른 시각이다. 즉 성폭력은 섹스나 정욕의 행위가 아닌, 섹스를 무기로 삼은 공격, 권력, 모욕의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성폭력 연구의 선구자인 메나헴 아미르의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의 50%는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70%는 사전에 의도된다고 한다. 즉 어두컴컴한 곳에서 순간적으로 욕정을 못 이겨 저도 모르게 덮치는 성폭력은 의외로 드물다는 것이다. 또한 알고 있는 사람에 의한 사건이 전체 사건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낯선 사람에 의한 범행은 3분의 1밖에 안 된다.

상기 연구로 파악할 수 있듯이 피해자의 옷차림이 성폭력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며, 성폭력의 유일한 책임자는 가해자에 있음을 명확히 한다. 범행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저지른 가해자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으며 엄벌로 다스려야 할 것이며 더는 피해자들이 2차 또는 3차 피해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 활동을 보장하고 성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며 당산 폭행 사건과 같은 잔혹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소개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일본 에히메대학 사회학 석사, 일본 칸세이가꾸인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현재 한국 모 IT회사 해외마케팅팀장,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이사, 재한동포문학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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