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3] 유용한 텔레파시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3] 유용한 텔레파시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7.16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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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렐리스 박사는 2011년 <경계를 넘어서(Beyond Boundaries)>에서 앞으로 10~20년 안에 사람의 뇌와 각종 기계장치가 연결된 네트워크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류는 생각만으로 제어되는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접근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환경, 예컨대 원자력발전소나 심해, 우주 공간 또는 사람의 혈관 안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코렐리스는 뇌-컴퓨터-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완벽하게 실현되면 인류는 궁극적으로 몸에 의해 뇌에 부과된 경계를 넘어서는 세계에 살게 될 것이며 결국 사람 뇌를 몸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놀라운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도 개발될 수 있다. 타이거 우즈의 뇌에 저장된 세계 최고급 스윙 노하우를 초보 골퍼들의 뇌에 전달해, 초보도 타이거 우즈처럼 스윙할 수 있도록 교정시켜주는 것이다. 또 화성이나 달에 로봇이나 침팬지를 보낸 뒤, 지구에서 사람의 생각대로 로봇과 침팬지가 탐사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기술을 군대에서 방관할 리 만무다.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병사의 뇌 속에 칩을 심어 두려움을 없애거나 시각과 청각을 강화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BCI 전문가들은 2020년경에는 비행기 조종사들이 손 대신 생각만으로 계기를 움직여 비행기를 조종하게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전망했다. 물론 아직 이런 비행기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허상이 아니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일독해야 할 보고서 목록에 포함된 <2025년 세계적 추세(Global Trends 2025)>에도 이와 유사한 전망이 나온다. 2025년 미국의 국가 경쟁력에 미칠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여겨지는 6대 기술의 하나로 선정된 서비스 로봇 분야에는 2020년 군사용 로봇에 BCI 기술이 적용된 생각 신호로 조종되는 무인 차량이 군사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테면 병사가 타지 않는 BCI 탱크를 사령부에 앉아서 생각만으로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미래의 기술을 곰곰이 되짚어 보면 러시아의 재벌 드미트리 이츠보프가 이야기한 미래가 언젠가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인간의 두뇌 전체를 로봇에 이식하거나 다른 사람의 두뇌로 입력시키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한 인간의 두뇌 전체를 굳이 이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우선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두뇌의 극히 일부만 사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어느 특정 인간의 경우 그가 살아있는 동안 가진 기억도 일정 용량 즉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로봇의 두뇌 즉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지 모른다. 더구나 인간 운동중추에는 수 백만 개의 신경세포가 있지만 기본이 되는 100여 개 세포의 신호만 포착하면 어떤 동작일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다는 것도 학자들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즉 뇌에 있는 약 1000억 개의 뉴런 신경세포들이 생각하거나 감각을 느끼기 위해 더욱 큰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수정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학자들은 생각이나 감각 등을 처리하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천 개의 개별 신경세포 간의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하다는 생각했지만 1,000억 신경세포 중 1개만 있어도 즉 뇌 기능 수행 신경세포 한 개로도 인체나 동물들에 있어서 충분히 사고하고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이 영생으로 가는 길목을 열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뇌가 어떤 명령을 내릴 때 전기신호를 통해 그야말로 순식간에 정보가 전달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때 전기신호는 디지털 컴퓨터에서 쓰는 0과 1의 이진법처럼 ‘Yes’와 ‘No’ 식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앞에서 설명했다. 뇌가 이진법의 전기신호만으로 다양한 외부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한마디로 컴퓨터와 속성이 같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뇌와 컴퓨터가 인간의 입맛에 맞도록 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들 생각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출된 아이디어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장하여 인간의 기능을 보다 밝히면 필요한 부분만 골라 뽑아도 어떤 인간의 거의 모든 것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렇게 된다면 로봇과 인간이 슬기롭게 접목되었을 때 불사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상상 속의 일만이 아닐지 모른다는 뜻이다.

<개미>, <파피용>, <뇌>의 저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베르나르 베르나르도 매우 흥미 있는 예언을 했다. 그는 우선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하여 많은 독자를 매료시키는데 우선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사랑과 예술과 같은 고도의 지적 표현은 결코 할 수 없다고 단언해서 말했다. 인간과 로봇의 인공지능을 구분해주는 것은 감정인데 감정 중에서도 유머와 사랑, 예술 등을 로봇이 과연 인간처럼 할 수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농담을 할 수 있는 능력, 생식의 욕구를 넘어 순수한 사랑과 미를 추구하는 예술은 수학과 논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의 뇌를 과학자들이 분석하더라도 인간의 특성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감정 표현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내놓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인간의 뇌에는 과학이 따라잡을 수 없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데 미래의 어느 날 인간이 텔레파시(telepathy)로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만 진화하는 게 아니라 인간지능 역시 발전한다는 뜻으로 세계적인 작가인 베르나르가 텔레파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은 많은 로봇학자에게 큰 용기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그의 예언에 약간의 함정은 있다. 그가 예견하는 텔레파시 인간은 적어도 1,000년 후 미래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텔레파시는 어떤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이 언어나 동작 따위를 통하지 않고 멀리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심령 현상을 의미한다. 텔레파시라는 자체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러기 때문에 베르나르가 1000년을 이야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의 뇌파로 어떤 물체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면 인간의 뇌파를 증폭시키는 증폭기를 만들어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경우 뇌파 증폭기가 로봇에 장착되었다면 위에 설명한 불사조 탄생과 다름없다. 텔레파시 자체가 인간의 뇌파가 전달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하튼 미래의 어느 날 전 세계 모든 인간이 불사조로 등장할 날이 도래할지 모른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과학으로 불사조가 된다는 인간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데 과학의 중요성이 돋보인다. 물론 영생을 얻어도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영생을 얻는다면 인구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은 어떻게 공급하고 이들을 위한 주거 문제, 에너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들 문제는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더욱 심각한 것은 정체성 문제다. 죽지 않는다는 것이 인간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지만, 여하튼 영생할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할 것만은 아니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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