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⑮] ‘두류산 양단수’와 ‘장성 길재’
[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⑮] ‘두류산 양단수’와 ‘장성 길재’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22.09.0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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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두류산 양단수
- 조식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듯고 이제 보니
도화(桃花) 뜬 믈에 산영(山影)조차 잠겻세라
아해야 무릉(武陵)이 어듸오 나난 옌가 하노라

조식(曺植, 1501∼1572)은 조선 중기 이황과 함께 영남유학의 지도자로 호는 남명(南冥)이다. 지은이는 여러 차례 벼슬을 사양하며 두류산(지리산)에 들어가 학문에만 전념하면서 청빈낙도의 은둔생활을 하였다. “지리산의 양단수가 절경이라는 것을 전에 말로만 들었는데, 이제 실제로 와서 보니 복숭아 꽃잎이 떠 있는 맑은 물에 산의 그림자마저 비치고 있는 것이 바로 여기가 무릉도원(武陵桃源)인 것 같다”는 시조로 종장의 ‘무릉’을 미리 암시해주는 시어가 바로 중장의 맑은 물 위에 떠있는 ‘도화’이다. ‘무릉’은 이상적인 세계로, 작자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동경을 뜻한다. 중장의 ‘도화가 뜬 맑은 물 위에 비친 산 그림자’에서 맑고 투명한 시각적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선경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는 노래이다.

* 현대시조

장성 길재
- 조종현

동란(動亂)에 울었겄다 장성 길재 엉엉 울어
산신령 있다 하면 저도 넋을 잃었으리.
오늘은 잠풍(潛風)한 날씨 구름 동동 떴구마는

      
조종현(趙宗玄, 1906∼1989)은 시인이며 승려이다. 1930년 시조 <그리운 정>을 ‘동아일보’에 발표하면서부터 시조 창작을 하였다. 장성 길재는 전남과 전북의 도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6.25의 참극은 이곳도 비껴가지 않고 동족상잔의 처절한 비극이 벌어졌다. 그래서 장성 갈재가 엉엉 소리 내어 울었으리라고 하고 있다. 산신령이 있다고 하면 그 산신령도 넋을 잃지 않았겠는가. 아마도 넋을 잃고 말았을 것이다. 70여 년이 지났어도 휴전선에서 들리는 소리는 불안하기만 한데 무심한 하늘엔 구름만 떠다니고 바람은 고요하기만 하다. 진정한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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