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7]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57]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9.03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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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인공지능(AI)을 인류의 바퀴의 발명과 같은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라고 비견하기도 한다. 인류의 삶에 거대하고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을 우리는 ‘파괴적 기술’이라 부른다. 인공지능을 바퀴에 비견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영역의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원유’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이 예상보다 빨리 인간생활에 접목되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율주행자동차(무인자동차, Autonomous Vehiclie))이다. 앞으로 자동차의 대세를 무인차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인간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차들을 개발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연간 13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90%는 운전자 과실에 의하므로 이를 ‘0’%로 줄일 수 있다면 많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커다란 명분과 경제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무인자동차는 연료를 가장 적게 쓰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도 20~40% 줄일 수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교통 혼잡에 따른 비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므로 미국 기준으로 약 300조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학자들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앞으로 지구인들의 일상에 접목된 기술로 자리매김하더라도 이는 인간 상황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자율주행자동차에 현실적인 심리적·기술적인 조건 외에도 충족되어야 할 선결조건이 많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많은 지구인이 자율주행자동차에 주목하는 것은 자율주행차의 성공적인 도로에서의 운행이 앞으로 운전이란 개념이 원천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전이라는 단어는 ‘기계나 자동차’ 등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조작이라는 개념도 포함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자동차를 조작한다는 내용 자체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사람이 자동차에 탑승하여 탑승자가 되지만 운전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사람을 울고 울리는 자동차 면허증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무인자동차의 중요성은 무인자동차 시대가 자동차의 기술적인 변화를 갖고 오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기동성(mobility)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MIT의 카를로 래티 박사는 현재 도시를 운행 중인 차량은 거의 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 시간 중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는 5% 정도에 불과하고 주차장 등 다른 공간에 세워놓은 채 시간과 공간을 함께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인차가 보급되면 자동차를 놀리는 일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직장인들을 출·퇴근시킨 무인차들이 주차장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곳으로 이전해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정차 없이 차량 운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인차를 활용한 카셰어링(car sharing) 모델이 활성화되면 자동차가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차량을 불러 몇 분 이내에 원하는 장소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자율주행차는 다음 사용자에게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개인차량과 공용차량 간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약 20%뿐인 차량으로 현재 수준의 승객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무인자동차의 잠재력으로 세계적으로 263개 기업이 무인자동차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용도로가 건설되면 평균 속도는 오를 것이며 현재 계산으로는 무인자동차 1대가 자동차 30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생명을 담보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율주행차가 생각보다 돌발 상황에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은 계속 지적사항이지 않을 수 없다. 도심은 차량이 끼어들거나 사람이 차도에 들어서는 등 돌발사고가 많은 곳이다. 미국 서부의 교통 데이터를 토대로 도로에서 수백 가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컴퓨터로 적용했는데 사람의 사고율은 거의 0%인데 반하여 놀랍게도 알고리즘의 사고율이 20%이 넘는다는 발표도 있다.

더불어 빠른 속도로 주행하면서 보행자를 인식하는 능력도 사람의 민첩함을 능가하지 못한다. 사실 인간은 수백 미터 전부터 사람 형상을 인지하지만, 카메라는 아직 그 정도 해상도를 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도로에서 마주치는 경우는 5~10%에 불과할지라도 아직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의 또 다른 문제점은 협력 주행이다. 신호가 따로 없는 로터리나 길이 마주치는 곳에서 사람은 서로 눈을 맞추는 등의 방법으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 끼어들거나 양보한다. 이런 협업은 인간의 특성이라 볼 수 있는데 자율주행차로서 이를 유연하게 넘기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에 대한 대안 강구라 하더라도 공공의 합의를 기대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린(Lin) 박사는 불가피한 충돌사고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시스템이 특정한 유형의 선택하도록 프로그램하는 것은 특정한 속성을 지닌 사람들을 충돌의 피해자로 표적화하는 것이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복잡한 문제가 제기되자 고인석 박사는 인공지능시스템이 인간 운전자를 전적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자율주행자동차의 궁극적 목적인 완전 자율 단계의 허용은 보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해결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인데 이 중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사회 차원의 준비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공학적인 면에서 문제가 없을 정도로 기술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아직은 그것을 완벽하게 포용할 법과 제도가 완벽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자동차라는 무기가 주행하는 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데 이에 대한 원칙과 기준의 설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다음 같은 질문으로 대변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어떤 범위에서, 어떤 조건에서 현실에 적용해야하는가?’

자동차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이 기술로 태어날 수많은 문제점 역시 만만치 않다는 뜻인데 이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자율주행이란 의미가 무엇이냐에서 출발한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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