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회장 선거 앞두고 정관개정 착수… 16년째 ‘무선거’ 및 ‘소송’ 전통 이어질까?
LA한인회, 회장 선거 앞두고 정관개정 착수… 16년째 ‘무선거’ 및 ‘소송’ 전통 이어질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9.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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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후보 탈락시켜 무선거로…선거 둘러싼 소송도 관례화돼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LA한인회가 연말 36대 회장선거를 앞두고 정관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채비에 나섰다. LA한인회는 8월 10일 정관개정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차기 36대 회장선거 준비 전에 정관개정을 9월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정관과 선거규정을 검토한 결과라는 소개다.

정관개정위원들은 한인회 이사들인 스티브 강 부회장, 조송 이사, 헬린 김 이사, 정희님 이사, 엄익청 이사 등 5명이다.

정관개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선관위 구성이다. 짜고 친 고스톱판이 안되도록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인회장 선거는 난제다. 16년 넘게 선거를 치러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인회도 향후 선거를 어떤 식으로 추진해야 할지 난감할 것이 분명하다.

현행 정관은 LA카운티 거주 18세 이상 한인들이 사전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자격을 받는다. 또 선거규칙에는 직선제 선거 방식으로 투표제와 미국식 우편투표제를 2중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2006년에 진행된 28대 LA한인회장 후보 합동 토론회. 이후 한인회장 선거에서 투표가 사라졌다.[사진제공=시사US저널]

후보자는 등록 3일 전까지 후원모금 활동을 할 수 있고 사비로 신문, 라디오, TV, SNS, 등을 통해 원하는 대로 광고를 할 수 있다. 1인당 모금액은 1500불로 제한했지만, 후보자 마음껏 선거 홍보를 할 수 있어 돈 선거전이 될 공산도 있다.

규정에는 선관위 구성은 한인회 내부에서 3명, 외부에서 4명을 영입해 7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이 한인회 선거를 불신해 외부 인사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시사US저널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10여 년 전부터 단골 선관위원장을 맡아온 엄익청 위원장은 당시 박요한 후보를 탈락시켰다. 엄 위원장은 당시 배무한, 박요한 후보의 후보공탁금 20만 달러를 선관위 계좌로 한미은행 웨스턴지점에 입금했다. 그러나 선관위 공금 집행과정에서 선관위가 발행한 전체 수표 70여 매 중 20매가 현찰이거나 공란으로 남겨져 있었다. 수표 메모난에도 아무런 기록이 없어 자세한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공개된 수표 20매 중 현찰이 11매이고, 수취인 ‘빈칸’으로 된 것도 3매나 돼 회계재정에 의혹을 증폭시켰다. 선관위가 박요한 후보를 탈락시키면서, 선거는 안 치르고 일식집 회식만 일삼았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최근 LA한인회는 연방, 주정부와 곳곳에서 그랜트나 후원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재정 내용이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보도다. 오히려 회장 등 집행부가 전례 없이 비영리재단이면서도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난까지 일고 있다. 비영리재단의 한인회장은 봉사직으로 그동안 사무국장이나 여직원 정도가 급여를 수령 받았다. 현 제프 이 사무국장은 6천5백 불의 월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한인회장까지 여러 명목을 들어 급여를 챙기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제임스 안 현 LA한인회장

2년 전 선거도 소송으로 이어져

2년 전, 35대 회장 선거도 논란 속에 결국 3인 예비후보가 등록조차 하지 못해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한때 LA 한인회장 선거출마 의사를 밝혔었던 정찬용 변호사가 대리한 이 소송은 한인회의 선거 과정 부당 운영을 주장했다. 한인회에 ▲회계자료, 회의록 등 기록 공개 ▲법원이 지정하는 중립적 선거관리위를 통한 재선거를 주장한 소송이다.

조갑제, 정찬용, 데이비드 최 등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던 3명은 “제35대 선거가 불공정한 선거였다”며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인회장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 “LA카운티 법원이 LA한인회에 10일 안에 회계장부와 기록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정 변호사는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마를 발표한 데이비드 최 수석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패배가 미리 정해진 선거에 나가서 뭐하냐”며 불출마를 선언하고, 제임스 안이 △한인회 내부자료에 있는 전화번호를 이용해 SNS 홍보를 했고 △한인회 공식 유튜브채널인 ‘Kafla TV’를 통해 선거기금을 모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3명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과정에서 제임스 안 당선인의 위법행위 정황들과 이를 묵인한 LA한인회의 책임을 물으면서 35대 LA한인회장 선거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제임스 안 후보가 팬데믹 발발 이후 한인회에서 한인들의 지원금 신청 등을 도와주며 받은 연락처로 개인 단톡방을 만들었다”면서 “안 씨가 한인회 방문자들의 개인 정보가 담긴 내부 서류를 외부에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개인 선거에 이용해 발 빠른 홍보와 모금 활동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보 등록 당일 안 씨가 등록 유권자 1천명 중 본인 지지자가 80% 이상이라며 이미 5천표를 확보했다고 언급했다”면서 “안 씨가 봉사를 명목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뒤에 계속해서 LA한인회에 드나들었고 그로 인해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최 LA한인회 수석부회장, 정찬용 변호사, 조갑제 전 LA한인축제재단 회장이 제35대 LA한인회장 부정선거를 지적하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사진제공=시사US저널]

또한 정 변호사는 제임스 안 당선인이 그간 한인회 유튜브 채널 ‘KAFLA-TV’를 개인의 선거출마 및 후원금 모금 활동에 사용하며 부정선거를 진행해왔음에도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LA한인회는 지난 6일 출마예정자에 세부규정을 안내하며 후보등록 전까지 절대 ‘후보’라고 소개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놓고 구독자 1만 명이 넘는 한인회 자산인 유튜브 채널에서 안 씨가 선거 활동하는 것과 ‘후보기금모금 안내’ 등을 기재한 것에 대해 허용해줬다”면서 “안 씨의 부정선거를 묵인하며 그를 도운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A한인회 측은 “선거에 출마도 하지 않았으면서 선거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등 허위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장을 받으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LA한인회 선거관리위원의 편파적 운영과 부정선거 등의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후 LA 카운티 주민으로 LA한인회 회원 자격이 있다는 한 모 씨를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LA한인회의 회계, 회의 자료, 선거인 명부 등 다양한 자료의 공개와 해당 한인회장 선거 무효 등을 요구했다.

당시 제임스 안 후보는 정관개정위원, 선관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회장 선거에 나선 것에 대해, “두 위원회에 참석한 기간은 선거출마를 결정하지 않았고 한인회장 선거 일정이 시작조차 되지 않았던 시기”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유권자 등록데이터를 미리 확보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거짓 주장이자 음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LA한인회 유튜브 Kafla-tv를 통해 선거기금을 모금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11월 5일 출마 소식을 전하고, 기금모금 행사를 알리기 위해 영상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선관위로부터 유튜브를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후론 Kafla-tv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정찬용 후보는 등은 선거관리위원의 편파적 운영과 한인회의 부정선거 등 의혹을 제기하며 불출마를 밝혔다. 조갑제 전 LA한인축제재단 회장, 데이비드 최 전 LA한인회 수석부회장도 이 같은 이유로 불출마 선언 또는 후보 등록을 취소했다.

10여 년 전부터 단골 선관위원장을 맡아온 엄익청 위원장
10여 년 전부터 선관위원장을 단골로 맡아온 엄익청 위원장

이런 가운데 현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의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차기 한인회장 선거 준비가 시작됐다. 하지만 다시 정관개정 및 선거규정 개정 작업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현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입후보 등록비는 5만 달러이며, 후보 등록 마감 결과 2인 이상 등록 시 경선 선거비용으로 후보 1인당 10만 달러씩을 추가로 내야 한다.

LA한인회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정해졌던 정관개정위원회가 최근 정관과 선거규정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인회는 개정 방향은 아직 답변해줄 수 없는 단계이며 현 제임스 안 연임 출마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LA한인회 측은 정관개정위원회가 개정작업을 9월 말까지 마친다고 전했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를 10월 중순까지 구성하고, 한인회장 선거공고, 유권자 등록, 후보신청 서류 배부, 후보 서류접수 및 등록, 후보자 기호 발표 등을 거쳐 12월 초에 한인회장 선거를 치른다는 목표다.

앞서 제34대 한인회는 정관개정을 통해 선거 임박해서 후보공탁금을 경선일 경우 15만 달러를 납부하도록 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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