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⑯] 조홍시가(早紅柿歌)와 목련
[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⑯] 조홍시가(早紅柿歌)와 목련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22.09.1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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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조홍시가(早紅柿歌)
- 박인로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박인로(朴仁老 1561-1642)는 조선 선조 때의 문인이며 문신, 호는 노계(蘆溪)로 퇴관하여 은일 생활을 존경하여 한음 이덕형 선생을 자주 찾았는데 한음이 반가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소반에 받쳐 내놓은 조홍시(早紅柿)를 보자, 불현듯 회귤 고사가 생각나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슴에 떠올라 이미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고 생각하는 애절한 심정을 ‘쟁반 가운데에 놓인 일찍 익은 감(홍시)이 곱게도 보이는구나/ 유자가 아니라 해도 품어 가지고 갈 마음이 있지만/ 감을 품어가도 반가워 해 줄 부모님이 안 계시니 그것이 서럽구나’라고 표현하여 어버이에 대한 효성심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풍수지탄(風樹之嘆)을 연상하게 하는 노래이다.

* 현대시조

목련
- 이근배

누이야, 네 스무 살 적 이글거리던 숯불
밤마다 물레질로 뽑아 올리던 슬픔
누이야, 네 명주 빛 웃음이 눈물처럼 피었다.

이근배(李根培, 1940~)는 1961년∼1964년에 걸쳐 서울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 다수의 신춘문예에 시와 시조가 당선된 문재(文才)로 예술원 회원이다. 호는 사천(沙泉)이다. 이 작품은 목련을 스무 살 누이의 청순한 처녀 시절 속불 타는 모습을 초장에 배치하고 중장에서 전통적인 여자의 삶의 애잔한 모습을 물레질에 비유하여 놓고 종장에 가서 목련의 활짝 핀 모습을 명주 빛 웃음이라고 환치 은유하여 보여주고 있다. 스무 살 적 누이는 밤마다 물레로 슬픔을 뽑아 올려 눈물처럼 피어나는 명주 빛 웃음을 자아냈다고 하고 있다. 목련꽃의 곱고 아름답고 티 없이 순수한 모습을 누이의 자태로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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