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태국 공주배 대회 유치하면?”… 현봉철태권도장학재단 임원회의
“제주에 태국 공주배 대회 유치하면?”… 현봉철태권도장학재단 임원회의
  • 제주=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9.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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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재단에서 ‘태권도 창작품새대회’ 개최건도 논의… 2019년 장학재단 설립

(제주=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추석이 갓 지난 9월 14일 제주의 한 커피숍에서 현봉철 태권도장학재단 임원들이 모임을 가졌다. 쿠웨이트에서 건설업을 경영하고 있는 현봉철 민주평통 중동협의회장이 제주 고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개최한 모임이었다.

현봉철 회장은 2019년 10월 고향인 제주에 태권도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현지 태권도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진정한 태권도인의 길을 걷도록 하는 취지의 장학재단이었다.

현 회장에게 태권도는 인생을 이끈 굵은 물줄기였다. 현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와 함께했다. 1965년 태권도에 입문한 그는 1967년 검은 띠를 따고 이듬해인 1968년 태권도 신인 전국선수권대회에 나가 우승을 했다. 이어 전국체전에 제주도 대표선수로 나가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제주도는 당시 전국체전에 가면 늘 메달을 딸 정도로 태권도가 강했다고 한다.

그는 일찍이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으로도 일했다. 창무관 소속이었지만 지도관에서 가르쳤다. 그는 대학입시를 위해 서대문에 있는 학원에 적을 걸어놓고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신촌의 지도관에서 태권도를 가르쳤다. 하루에 6~7시간 태권도를 익혔다고 한다.

군에서도 태권도를 가르친 그는 월남 파병부대가 태권도 교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월남 파병을 자원해, 태권도 교관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월남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태권도교관단이 해체되자 그는 백마부대 28연대 포병부대에 배치돼, 종전 때까지 2년간을 월남에서 보냈다.

그 후 그는 정부가 각도에서 한 명씩 뽑아서 미국에 보내는 농업훈련생으로도 선발됐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와 몬트레이에서 원예부문의 농업훈련을 받을 때도 현지 미국인의 제안으로 태권도 도장을 개설했다. 그는 시내 대형마켓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도 했고, 가라데나 쿵푸 도장을 찾아 대련을 갖기도 했다. 태권도를 하는 청년으로서 혈기가 있었고, 자신감이 넘쳤던 때였다.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해 그는 현대건설에 입사해 사우디 건설현장에 파견됐다. 사우디에서는 조경 담당 예산을 집행하는 일을 하면서도 회사의 허락을 받아 사업현장에서 태권도를 무료로 가르쳤고, 현지 프랑스대사관 초빙 태권도 교관을 지내기도 했다.

2019년 제주도 고향에 ‘현봉철태권도장학재단’을 출범시킨 것은 이 같은 인생역정과 관련이 있다. 태권도를 하면서 성장했고, 인생의 고비마다 길을 이끌어준 태권도에 대한 헌신이었다.

이날 현봉철태권도장학재단 임원단 모임에는 제주오현고등학교 교장을 갓 퇴임하고 제주태권도유단자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계형 감사, 제주삼다수와 농심백산수 초대 공장장을 지낸 최영배 이사, 제주시청 국장을 지낸 한도실 상임이사, 제주경찰청 간부를 지낸 강성율 감사, 한라대 교수이며 코리아태권도지도자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철영 이사, 제주대 법학과 교수인 김상찬 이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1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현봉철 회장을 만나 장학재단의 향후 사업을 논의했다. 점심을 들면서 시작된 논의는 커피샵으로 자리를 옮겨서 본격화됐다.

“태국 공주배 태권도대회를 한국에 유치해 제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해보겠다”는 안건도 논의됐고, “태권도품새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장학재단이 창작품새대회를 개최해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자”는 제안도 의제에 올랐다. 제주태권도협회와 현봉철태권도장학재단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다.

이와 달리 제주태권도유단자회 명예회장으로 현봉철 회장을 추대하는 의제도 화제가 됐다. 제주에는 태권도유단자가 2만 명에 이른다. 이들 제주 태권도인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현봉철 회장을 추대하겠다는 얘기였다.

장학재단 이사장인 현봉철 회장은 이날 “사업목적에 벗어나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자”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움직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모임에 앞서 현봉철 회장은 기자와 함께 제주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제주 민속을 전시한 박물관의 한 벽에는 ‘부앙불괴(俯仰不愧)’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었다. 제주고씨 집안의 현판인듯했다. “땅을 굽어보고 하늘을 우러러봐도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이 현판의 글귀가 바로 진정한 태권도인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비가 내리는 박물관 경내를 현봉철 회장과 함께 거닐며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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