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도대체 뭐를 취재해야 할까? 세계한상대회 취재를 위해 편집회의를 하면서 놀란 게 대회가 ‘비밀회의’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었다.
대회를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는 개막식 전날인 10월 3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그 이후 이날 행사는 모두 비밀행사다.
글로벌한상드림 이사회도 비밀행사이고,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도 기자들의 출입은 금지돼 있다. 매일경제주최 CEO만찬도 초청자만 참석하니까 비공개 행사다.
이튿날인 개회식을 마치면 다시 비공개회의 행진이 시작된다. 오찬과 함께 진행되는 개회식에 이어서는 한상포럼이 진행된다. 이 포럼은 중진 경영자와 젊은 차세대 기업인들이 함께 네트워크 활성화를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돼, 어떤 네트워크를 어떻게 모색하는지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 재외동포재단이 미리 나눠준 설명자료에도 내용이 없다.
저녁에는 경제단체 총회가 열린다. 이 또한 지정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는 비공개 프로그램으로 돼 있다.
11월 2일에도 올해 처음 도입된 스타트업 피칭대회를 마치면 비공개회의로 이어진다. 스타트업 피칭대회는 내년 미국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제21차 세계한상대회와 연계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한상대회서 우수한 스피치를 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상금과 함께 내년 미국 한상대회 숙박권과 항공권을 받는다고 한다.
스타트업 피칭대회 후에는 리딩CEO총회와 리딩CEO포럼이 비공개로 열린다. 리딩CEO는 역대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지낸 사람들과 이들이 추천한 일부 해외 한인기업인들로 구성돼 있다. 누가 구성원인지도 외부에는 비밀로 돼 있다.
이날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영비즈니스리더들의 모임도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모임은 비즈니스 특강과 지역별 현안토론으로 돼 있는데, 리딩CEO 어른들의 ‘비공개 수법’을 그대로 따라서 비공개 모임을 진행한다. 쉽게 얘기하면 ‘특권층’이라는 의미다. 그 후 진행되는 영비즈니스리더들의 전체회의도 비밀회의다.
왜 세계한상대회에는 이처럼 비밀회의가 많을까? 각종 비밀회의가 이어지다 보니 기자들이 참여할 할 수 있는 것은 전시회와 오찬 만찬뿐이다.
세계한상대회는 세계인들의 모임이다. 비밀주의보다는 개방된 소통이 발전으로 이어진다. 닫혀 있는 사회는 정체되고, 고인 물은 썩는다.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상들이 서로 감추고 끼리끼리 모이게 운영해서는 한상대회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