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⑲] ‘백구(白鷗)야 말 무러보쟈’와 ‘눈물은’
[우리 시조의 맛과 멋 ⑲] ‘백구(白鷗)야 말 무러보쟈’와 ‘눈물은’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22.10.28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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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백구(白鷗)야 말 무러보쟈
- 김천택

백구(白鷗)야 말 무러보쟈 놀라지 마라스라명구승지(名區勝地)랄 어듸어듸 바렷다니날다려 자세(仔細)히 닐러온 네와 게 가 놀리라.

김천택(金天澤, ?~?) 조선 후기의 시조 작가이며 가객(歌客)으로 호는 남파(南坡)이다. 시조집 “청구영언”을 편찬하여 시조 발전에 공헌하였고 김수장과 함께 ‘경정산 가단’을 결성하여 후진을 양성하였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노닐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백구’에 의탁하여 생동감 있게 형상화하였는데 물아일체의 삶을 지향하는 태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초장에서는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백구(흰 갈매기)’에게 말을 걸고, 중장에서 세상의 명승지를 다 관람하고 싶은 소망을 표출한 다음 종장에서는 그것을 일러주면 ‘네와 게 가 놀리라’고 말하며 자연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였다.

* 현대시조

눈물은
- 박헌오

최초로 사랑하신 이가 점지해 준 나의 샘물
덧없는 세상을 뜨거이 적셔 살다
마지막 내가 바쳐야 할 운명의 꽃송이

박헌오(朴憲晤1949~)는 호 선재(仙齋)로 1987년 충청일보신춘문예와 시조문학을 통하여 등단하여 한국시조협회 이사장으로 있는 시인이다. 눈물은 인간의 심성을 반영하는 가장 순수한 감성의 유로물(流露物)이다. 이를 통하여 인생은 펼쳐진다. 시인은 눈물은 태어날 때 주어진 목숨의 근원이요, 인생의 마감할 때까지 지니는 아름다운 운명체라는 시적 전개를 하고 있다. 고고성(呱呱聲)을 지르며 흘린 기쁨의 눈물로 출발한 인생은 안간힘을 쓰며 덧없는 세상을 살아가다가 마지막엔 통한과 회오에서 나오는 무상(無常)의 눈물방울을 꽃처럼 봉오리 지어 맺어놓고 떠나는 게 우리네 삶의 패턴이 아니던가. 그런 모습을 하나의 그림처럼 펼쳐 보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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