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재일동포②-2] 일제의 안중근 재판도 무효… 원본 없는 ‘을사보호조약’을 근거로 재판
[아! 재일동포②-2] 일제의 안중근 재판도 무효… 원본 없는 ‘을사보호조약’을 근거로 재판
  • 도츠카 에츠로(戶塚悅朗) 변호사
  • 승인 2022.1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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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들은 어떤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가? 일본에서 어떤 차별과 핍박을 겪어왔는가? 현재 직면한 어려움은 무엇인가? 일본에서 이뤄지는 ‘한일기자시민세미나’의 강연을 연재로 소개한다. 이 세미나는 일반사단법인 KJ프로젝트 배철은 대표가 진행하고 있다. 이래 글은 ‘한일관계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를 주제로 한 도츠카 에츠로(戶塚悅朗) 변호사의 강연이다. <편집자 주>

도츠카 에츠로(戶塚悅朗) 변호사

한국협약에 대한 전문가인 운노 후쿠주(海野福壽) 선생의 책에 실려 있는 한일협약의 출처는 일본 외무성이 간행한 조약집입니다. 1936년에 낸 조약집이지만, 서울에는 1908년에 낸 조약집도 있습니다. 운노 선생은 이런 조약을 자신의 책에 넣어 한일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이준평화박물관에 한일협약 한국어판 복제본이 있습니다. 이준은 헤이그 밀사 사건을 벌인 3명 중 1명으로 헤이그에서 운명했습니다. 사망 장소가 기념관이 됐습니다. 한국어판 복제본을 보면 맨 오른쪽에 제목이 있어야 할 한 줄이 비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아요. 외무성의 조약집에는 ‘한일협상조약’이라고 쓰여있지만, 여기에는 그것(한일협상조약)이 없어요. 이 원본 사진을 한국 역사가인 이태진 교수가 내게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1905년 한국협약 한국판 복제본
1905년 한국협약 한국판 복제본

하지만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어요. 한일협약이 무효라는 유엔의 보고서가 있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태진 선생은 이해하질 못했습니다. 연구가 불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럼 일본어 자료를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외무성의 외교 사료관에 갔습니다. 다음은 일본 쪽에 있는 원안입니다.

일본어원본. 원본에도 제목이 없다.(외무성 외교 자료관 소장)
일본어원본. 원본에도 제목이 없다.(외무성 외교 자료관 소장)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른쪽 부분입니다. 여기에도 한 줄이 비어 있습니다. 그러면 외무성의 조약집에 있는 조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명을 일본 정부는 할 수 없게 됩니다.

1905년 11월 17일 자의 한일협약에 의해 안중근 의사는 사형됐습니다. 그런데 그 협약의 존재를 증명해 달라고 하면 이것(타이틀이 없는 것)이 나옵니다. 이것으로는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한일협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서울시청의 바로 앞에 있는 덕수궁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2009년에 국제회의에 초청받았습니다. 이곳에서 대한제국 각료가 일본군에 둘러싸여 협박받고 대한제국 측은 박재순 외부대신이 서명하고, 일본 쪽은 전권공사의 하야시 곤스케가 서명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이전 이름이 없는 조약(한일협약)입니다. 즉 협의 단계에서 멈춘 것입니다.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혼란한 상황에서의 조인이었습니다. 11월 17일입니다만, 실제로는 18일의 새벽까지 협상이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토 히로부미가 “자 이제 인정하라”고 종용하고 총리대신이 졸도했기 때문에 이것은 협상이 아닙니다. 고종이 이때 옥새를 찍었으면 그것은 협상이 됩니다만 찍지 않았습니다.

안중근 의사, 덕수궁 중명전, 덕수궁 대한문
안중근 의사, 덕수궁 중명전, 덕수궁 대한문

안중근은 “자신은 군인으로서 싸웠기 때문에, 통상의 범죄가 아니다. 포로 자격을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전쟁 범죄가 있는지 심리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군대가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사실은 전쟁 시에 군인을 죽이면 그것은 살인이 아닙니다. 국제인도법 위반, 인도에 대한 죄라고 하는 경우가 아니면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아니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정상의 형법으로 처벌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쟁 범죄자로서 국제법상 위반이 있어야 처벌하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안중근은 주장했지만, 일본의 법원은 그것을 무시했습니다. 무시하고 일절 심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점도 문제입니다.

일본 측의 공식 견해와 고종 친서

나중에 사회당 위원장이 된 이시바시 마사히토(石橋政嗣) 중의원 의원에 따르면 병합 조약에 관한 국회의 심의가 있었습니다. 이분이 추궁한 것은 1905년 조약에 대해서입니다. 주제는 1910년 한국 병합임으로 엉망이었지만 사토(佐藤) 총리(당시)도 전혀 개의치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의지로, 이 조약이 체결되었다”는 답변으로 끝냈습니다. 그 후 이시바시 의원은 1905년 조약은 강제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반론도 없었습니다.

요컨대 사토 총리가 대답한,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의지로, 이 병합 조약이 맺어졌다”고 하는 것이, 아직도 일본 정부의 태도입니다.

다음은 콜롬비아 대학에 있는 자료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에 대해 고종이 내놓은 친서입니다.

1906년 6월 22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제에게 보내려고 한 고종 친서. 고종은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잃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1906년 6월 22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제에게 보내려고 한 고종 친서. 고종은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잃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뿐만 아니라 열강 전부에 보내려고 했지만,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고종이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라는 사람에게 부탁했으나 전달되지 않았고, 콜롬비아 대학에 보관돼 있습니다.

고종은 “나는 합의한 기억이 없다. 이것은 무효다”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어요. 외교권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헤이그에 대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지만 모두 무시되었습니다.

한국의 학자들이 강하게 주장합니다. 조약은 전권수임자가 서명해도 황제가 비준하고 또 한 번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 유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제법을 연구하는 백충현 선생은 병합에 이르는 다섯 협약은 모두 주권침해이며 이 조약들은 비준이 필요하고 외무대신이 서명하는 것만으로 국제조약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는 당시 국제법에서 상식입니다.

옥쇄, 고종황제
옥쇄, 고종황제

그러나 일본의 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운노 선생은 앞의 책에서, ‘보호 조약이라고 하는 것은 제2종 형식의 국가 간 조약으로, 비준이 없어도 성립하는 조약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외무성의 조약국이 간행하고 있는 ‘각국에 있어서 조약 및 국제 약속의 체결에 관한 제도’라는 조사 보고서입니다. 1936년 것입니다.

이처럼 서로 의견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최근 찾아낸 게 있습니다. ‘오펜하임’이라는 매우 권위 있는 국제법 책입니다. 이 책은 조약은 그것이 성립했을 때의 국제법의 일반 규칙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법의 후지타 쿠이치(藤田久一) 교수도 비슷하게 말했습니다. 인터템포럴 로(inter-temporal law), 시제(時際)법이라고 합니다. 이 ‘際’는 시간과 시간 사이입니다. 時가 나라가 되면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국제법입니다. 시제법은 시간과 시간 사이의 관계를 따르는 법입니다.

한일협약은 이때의 국제법이 아니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운노 선생이 말하는 것은 1936년의 자료입니다. 1936년 시점에다 나아가 일본 정부의 조사입니다. 시제법의 원칙에서 보면 이것으로는 안 됩니다. 물론 현재의 국제법으로 봐도 안 됩니다. 1905년의 11월 17일이 결정적 순간이기 때문에 이때의 국제법이 아니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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