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 ㉑] ‘공산에 우는 접동’과 ‘가뭄’
[우리 시조의 맛과 멋 ㉑] ‘공산에 우는 접동’과 ‘가뭄’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22.11.2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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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공산에 우는 접동
- 박효관

공산에 우는 접동 너는 어이 우짖는다 
너도 날과 같이 무슨 이별하였느냐
아무리 피나게 운들 대답이나 있더냐

박효관(朴孝寬 1781〜1880)은 조선의 가객으로 제자이자 동료인 안민영과 더불어 <가곡원류>를 편찬했다. 호는 운애(雲崖)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산속에서 우는 접동새를 화자의 정서로 전통적 한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고적한 가운데 구슬피 우는 울음소리는 화자가 이별의 슬픔에 젖어 있는 마음을 아는 듯 울지만, 아무리 슬피 운들 이별한 임을 대답도 없지 않으냐 하는 체념이 담긴 시조이다. 이별의 슬픔을 자연물에 의탁하여 쓴 시조이다.

* 현대시조

가뭄
- 김옥중 

오는 비 실꾸리에 서리서리 감았다가 
농부의 한숨소리 어루만져 꿰매고자
엄니는 촛불을 밝혀 금강경을 외운다 

 
김옥중(金玉中1944~)은 1980년에 <시조문학>으로 데뷔한 시인으로 주로 단시조를 쓰고 있다. 가뭄에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한다. 바싹 말라 만상이 애태워 빗물을 그리워할 때 내리기 때문이다. 이때 오는 비는 주룩주룩 많이 오는 게 아니라 대부분 감질나게 실실 온다. 그래서 시인은 그 빗줄기를 실로 보고 꾸리에 감았다가 농부의 한숨 소리를 어루만져 꿰매고 싶다고 하여 안타까운 농촌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 그래서 엄니는 마음의 안정과 소망을 이루고자 촛불을 밝혀 놓고 금강경을 외운다. 어머니의 그 참되고 간절한 기원으로 비가 넉넉히 내리고 가뭄이 해갈(解渴)되기를 함께 희원(希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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